여기 서로 다른 코스를 걷고 있는 두 사람, A와 B가 있습니다. A는 직선 코스를 따라 한 방향으로 걸었고, B는 원형 코스를 따라 한 바퀴를 걸었습니다. 두 사람이 걸은 코스는 모양만 다를 뿐, 두 사람 모두 5분 동안 200 m를 걸었습니다. 이때 두 사람의 평균 속도는 같을까요? 이 질문에 답하려면 먼저 평균과 속도에 대해 생각해야 합니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흔히 사용하는 평균의 정의는 모든 관측값의 합을 관측값의 개수로 나눈 값이죠? 그렇다면 단순히 생각했을 때 순간 속도들을 모두 더해 평균을 내면 평균 속도를 구할 수 있을 것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모든 순간의 순간 속도를 빠짐없이 더하는 일이 가능할까요? 실시간으로 달라지는 속도를 모두 더하라는 것은 무한히 많은 순간의 값을 다루는 것과 비슷해 보입니다. 아무래도 우리가 흔히 평균을 구할 때처럼, 값들을 모두 더해 개수로 나누는 방식만으로는 평균 속도를 구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그렇다면 속도의 정의를 활용하면 어떨까요? 속도란 단위 시간 동안 물체의 위치가 어느 방향으로 얼마나 변하는지를 나타내는 물리량입니다. 일정 시간 동안의 위치 변화량을 걸린 시간으로 나눈 값을 평균 속도라고 하죠. 그러므로 평균 속도는 $\frac{\text{나중 위치 − 처음 위치}}{\text{도착 시각 − 출발 시각}}$로 구할 수 있습니다. 평균 속도를 구하기 위해서는 속도의 정의에 나타난 몇 가지 개념을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우선은 시간과 시각에 대해 알아보죠. 시간과 시각을 한 단어로 말해보자면 각각 지속과 순간입니다. 우리가 1분짜리 영상을 보다가 45초 지점에서 멈췄다고 가정해 보죠. 그렇다면 우리는 영상을 45초라는 '시간'동안 보다가, 영상의 45초 지점이라는 ‘시각’에 멈춘 것입니다. 즉, 시간은 시각의 변화량이라 할 수 있겠네요. 다음으로는 위치와 거리에 대해 알아볼까요? 예를 들어 처음 가는 장소에서 친구와 만나기로 약속했다고 가정해 봅시다. 이때 우리가 가장 먼저 하는 행동은 무엇일까요? 바로 그곳까지 가는 최적의 경로를 알아보는 것입니다. 지도 앱을 열고 출발 장소와 도착 장소를 입력하면 최적의 경로가 검색되겠죠. 이때 입력한 출발 장소와 도착 장소는 각각 위치를 나타내고, 검색된 경로의 길이가 거리입니다. 위치는 좌표, 거리는 실제로 이동한 경로의 길이라고 보면 이해하기 쉽죠. 자, 그럼 이제 A와 B의 평균 속도를 구해볼까요? 평균 속도는 $\frac{\text{나중 위치 − 처음 위치}}{\text{도착 시각 − 출발 시각}}$입니다. A의 경우 직선 코스를 따라 한 방향으로 200m 걸었으므로 처음 위치와 나중 위치의 차이는 200m일 것입니다. 그리고 5분 동안 걸었으므로, A의 평균 속도의 크기는 40 m/분이 됩니다. B의 경우는 어떻게 될까요? B 역시 5분 동안 200m를 걸었습니다. 하지만 B의 평균 속도는 A와 같지 않고, 0입니다. 왜 그런 것일까요? 그 이유는 평균 속도 식의 분자에 있습니다. 평균 속도 식의 분자인 '나중 위치 − 처음 위치'는 변위라고 합니다. 말 그대로 위치의 변화량을 뜻하죠. 그런데 위치의 변화에는 크기뿐 아니라 방향도 있습니다. A의 경우 200m의 거리를 한 방향으로만 걸었기 때문에 변위는 걸어간 방향으로 200m가 됐죠. 하지만 B는 원형 코스를 따라 한 바퀴를 돌아 출발점으로 되돌아왔으므로, 처음 위치와 나중 위치가 같습니다. 따라서 변위는 0이고, B의 평균 속도도 0이 됩니다. 크기와 방향을 함께 가진 물리량이라고 하면 생각나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벡터죠. 변위는 크기와 방향을 함께 가지는 벡터량인 것입니다. 이는 곧 평균 속도 역시 벡터량이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벡터량인 변위를 스칼라량인 시간으로 나눈 것이기 때문이죠. 만약 구하고자 했던 값이 A와 B의 평균 속도가 아닌 평균 속력이었다면 두 값은 같았을 것입니다. 속력은 벡터량인 변위가 아닌 스칼라량인 거리를 이용하니까요. 우리는 일상에서 속도와 속력을 잘 구분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막상 계산하고 보니 상황에 따라 결과가 완전히 달라지죠? 일상에서 자주 접하는 것일수록 오히려 더 잘 구분해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