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는 정말 거대합니다. 지구 표면의 71%를 차지하고, 부피로는 지구 전체 물의 97%에 해당합니다. 과거 사람들은 이렇게 광활한 바다라면 인간이 버리는 오염물질을 모두 받아들이고 희석시켜 무해하게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실제로 20세기 중반까지 환경 정책이나 산업계에서는 ‘희석이 오염의 해결책(The Solution to Pollution is Dilution)’이라는 사고방식이 지배적이었습니다. 바다나 대기가 워낙 크니까 오염물질을 희석시켜 무해하게 만들 수 있다는 믿음이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습니다. 바다도 예외가 아닙니다. 1950년대에 발생한 일본 미나마타만의 수은 오염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그 밖에도 인간 활동이 원인이 된 해양 오염의 구체적인 사례들을 살펴보겠습니다. 일본 미나마타만의 수은 오염은 규슈의 미나마타시에 위치한 한 공장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이 공장에서 아세트알데히드를 생산하면서 수은을 촉매로 사용했는데요. 메틸수은을 포함한 공장 폐수가 1951년부터 1968년까지 미나마타만으로 배출되었습니다. 미나마타시의 주민들뿐만 아니라 고양이와 야생동물들까지 영향을 받았습니다.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주민들은 주로 그 지역의 어패류를 다량 섭취하는 어촌 사람들이었습니다. 메틸수은은 지방에 축적되는 성질 때문에 체외로 잘 배출되지 않습니다. 생물 농축과 생물 증폭 과정을 통해 먹이사슬의 상위 단계에 있는 어패류로 갈수록 체내 농도가 높아집니다. 수은의 농도는 해수 중 농도에 비하여 어류에서 수만 배까지 농축된 것으로 관찰되었습니다. 납 오염의 경우는 어떨까요? 1970년대 후반에 측정된 해수 중 납의 농도는 표층해수에서 높고 수심이 깊어질수록 감소하는 수직 분포를 보였습니다. 북대서양에서 측정한 농도가 북태평양에 비하여 두 배 이상 높았습니다. 1920년대에 토마스 미즐리(Thomas Midgley Jr., 1889~1944)가 테트라에틸납을 첨가한 유연휘발유를 발명했습니다. 유연휘발유의 연소로 대기 중으로 방출된 납은 바람을 타고 해양으로 유입되었습니다. 북대서양은 산업화가 진행된 북아메리카의 영향을 받아 북태평양에 비해 더 높은 농도를 보인 것입니다. 해양학자들은 지속적으로 해수 중 납의 농도를 측정해 왔는데, 납의 농도는 점차 줄어들고 있습니다. 버뮤다 근처 산호에 기록된 납 농도는 1970년대 초에 최고값을 보인 후 급격히 감소해서 현재는 약 10분의 1로 줄어들었습니다. 다행히 전체 해양 생태계에 심각한 피해를 입힐 만큼 증가하지는 않았습니다. 또 다른 오염 사례는 유기화합물 오염입니다. PCB로 불리는 폴리염화비페닐(polychlorinated biphenyl)은 1930년대부터 변압기의 절연물질로 널리 사용되었습니다. 안정성이 높아서 환경으로 배출되어도 분해되지 않고 결국 해양으로 유입됩니다. 북극의 고리무늬물범이나 남극의 펭귄에서도 높은 농도로 관측됩니다. PCB와 같은 유기화합물은 유기수은과 마찬가지로 생물농축과 생물증폭이 일어납니다. 이런 잔류성 유기오염물질은 한 번 환경으로 배출되면 쉽게 없어지지 않고 지속적으로 생태계에 영향을 줍니다. 부영양화라는 현상도 있습니다. 강을 통해 바다로 배출되는 영양염으로 인해 일차생산이 높아지고, 미생물이 유기물을 분해하면서 용존산소를 소모하여 산소가 크게 감소하거나 일부 지역에서는 무산소 상태가 됩니다. 산업화된 지역이나 큰 도시 인근의 연안에서 이런 현상이 빈번히 발생합니다. 무산소로 인해 동물들이 살 수 없게 된 해역을 데드존(Dead Zone)이라고 부르며, 전세계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1972년에 채택된 런던협약이 1975년에 발효되어 해양 투기를 규제하기 시작했습니다. 1990년대부터 미국을 비롯한 국가들은 해양투기를 중단했고, 2016년 한국을 마지막으로 모든 OECD 가입국들이 해양투기를 중단했습니다. 이처럼 20세기 중반까지 지배적이었던 ‘희석이 오염의 해결책’이라는 믿음은 역사 속에서 깨어졌습니다. 미나마타의 수은 오염, 전 지구적 납 오염, 극지방까지 확산된 PCB, 그리고 계속 증가하는 데드존들은 무한하게 느껴지는 바다의 희석능력도 유한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미나마타시의 수은중독으로 인한 공식적인 환자 수만 2000명이 넘고 피해자 보상 문제는 수십 년간 계속되어 왔습니다. 일본 정부는 사건이 발생하고 50년이 지난 2006년에야 어획통제를 위해 미나마타만을 봉쇄하고 있던 쇠사슬을 제거했습니다. 오염을 일으키는 것은 쉽지만 오염을 제거하고 원래대로 복구하는 데에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소요됩니다. 애초에 오염되지 않도록 폐기물 처리를 했다면 나중에 오염처리와 보상에 소요된 비용보다 훨씬 적은 비용만이 필요했을 것입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해양 오염 방지를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눈앞의 작은 이익과 편리함을 위해 미래의 고통을 유발하지 않도록 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