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기 초 갈릴레오 갈릴레이(Galileo Galilei, 1564~1642)는 물리학의 역학적 사고 체계의 초석을 다졌습니다. 이는 17세기 말 아이작 뉴턴(Isaac Newton, 1643~1727)의 ‘프린키피아’(1687)를 통해 집대성됩니다. 18세기에는 이론적으로 정립된 역학 법칙을 실험으로 정밀히 구현해 증명하는 데 이르게 됩니다. 18세기에 실험으로 구한 물리학 상수 중 가장 잘 알려진 두 개의 상수가 있습니다. 바로 쿨롱 상수와 캐번디시 상수라 불리기도 하는 중력 상수입니다. 이 두 상수가 어떤 실험을 통해 구해졌는지 알아볼까요? 쿨롱 상수는 두 전하 사이의 전기력이 두 전하량의 곱에 비례하고, 두 전하 사이의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한다는 관계로부터 도출된 비례 상수입니다. 중력 상수는 질량을 가진 두 물체 사이의 중력(만유인력)이 두 물체의 질량의 곱에 비례하고, 두 물체 사이의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한다는 관계로부터 도출된 비례 상수입니다. 전기력과 중력(만유인력)의 식을 보면 두 식이 매우 유사하게 생겼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두 상수의 크기는 아주 큰 차이가 있습니다. 쿨롱 상수 값은 $8.987×10^9(N∙m^2/C^2)$이고 중력 상수 값은 $6.674×10^{-11}(N∙m2/kg^2)$입니다. 앞의 숫자를 반올림해서 대략 10의 거듭제곱만 생각해 보면, 쿨롱 상수는 $10^{10}$이고 중력 상수는 $10^{-10}$입니다. 상수 값도 서로 역수 관계에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두 식과 상수 값을 보면 힘과 거리, 힘과 전하, 힘과 질량 사이의 관계를 실험으로 구현해 내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쿨롱 상수가 $10^{10}$정도로 엄청 큰 값을 가진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두 전하 사이의 거리나 전하량이 아주 미세하게만 변화해도 그에 따른 전기력의 크기가 많이 변화한다는 뜻입니다. 반면 중력 상수가 $10^{-10}$정도로 아주 작은 값을 가진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두 물체의 거리를 아주 좁게 만들고 질량이 큰 물체를 가져다 놓아도 중력이 크지 않아서 힘의 크기 변화가 거의 없다는 뜻입니다. 1700년대 중반엔 현재와 같은 첨단 측정장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샤를 드 쿨롱(Charles-Augustin de Coulomb, 1736~1806)과 헨리 캐번디시(Henry Cavendish, 1731~1810)는 실험으로 전기력과 중력의 비례 상수를 구해낼 수 있었을까요? 쿨롱과 캐번디시는 비틀림 저울(torsion balance)을 이용해 힘을 측정하는 실험을 했습니다. 쿨롱 실험은 두 전하 사이에 생기는 전기력을 측정한 실험입니다. 두 개의 도체를 대전시키면 그 사이에 전기력이 생깁니다. 이 전기력에 의해 비틀림 저울의 막대가 회전하면, 회전 각도를 측정합니다. 회전 각도는 비틀림 힘의 크기와 비례하므로, 이를 통해 두 전하 사이의 전기력을 계산할 수 있습니다. 캐번디시의 중력 실험은 본래 지구 밀도를 측정하기 위한 실험으로, 이 실험의 결과로 중력 상수를 구해낼 수 있었습니다. 질량이 작은 물체를 양 끝에 매달아 놓은 비틀림 저울에 질량이 큰 다른 물체를 가까이 가져가면, 두 물체 사이의 중력에 의해 서로 끌어당깁니다. 이 상호작용에 의해 비틀림 저울의 막대가 회전하면, 회전 각도를 측정합니다. 회전 각도를 비틀림 힘의 크기로 변환하면 중력의 크기를 계산할 수 있습니다. 핵심은 비틀림 저울이 전기력이나 중력을 비틀림 힘과 결합하고 두 힘의 평형 관계를 이용하여 전기력과 중력의 크기를 비틀림 각도로 측정한다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전기력처럼 매우 민감하게 변화하거나, 중력처럼 매우 작은 크기의 힘을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습니다. 한편 비틀림 저울은 쿨롱 실험에선 책상에 올려놓을 수 있는 정도의 크기인 반면, 캐번디시 실험에선 질량이 매우 큰 물체를 이용하기 때문에 더 큰 장치가 필요했습니다. 우리는 아직도 매우 정밀한 측정을 할 때, 두 힘을 결합시킨 장치를 이용합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스마트폰에는 미세 전자 기계 시스템(Micro Electro-Mechanical System, MEMS)이라는 작은 소자가 여러 개 들어있습니다. 이 소자는 기계적 움직임이나 변위를 전기력과 결합시켜 전기 신호로 변환합니다. 스마트폰의 기울기나 움직임을 감지해 화면을 회전시키고, 게임 캐릭터를 움직이게 합니다. 이 소자의 작동 원리도 쿨롱 실험과 캐번디시 실험에서 사용한 비틀림 저울처럼 두 힘을 결합해 매우 민감한 변화를 측정하는 것입니다. 비틀림 저울은 과학자 존 미첼(John Michell, 1724~1793)이 1700년대 중반에 개발했습니다. 이 비틀림 저울 덕분에 전기력과 중력 같은 민감하고 미세한 힘을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게 됐죠. 1785년 쿨롱은 전기력과 전하, 거리 사이의 관계를 알아내어 쿨롱 상수를 얻었고, 1798년 캐번디시는 지구의 밀도를 정밀하게 측정했고, 그 결과로부터 중력 상수를 얻어냈습니다. 두 상수 모두 물리학의 발전에 큰 기여를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