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색상을 뽐내며 하늘을 커튼처럼 수놓는 오로라를 본 적이 있나요? 오로라는 살면서 꼭 한 번 보고 싶은 자연 현상으로 항상 뽑힐 정도로 대단히 아름답습니다. 일반적으로 오로라는 극지방에 가까운 지역에서만 관측할 수 있는데요. 여러 조건이 절묘하게 맞아떨어져야만 볼 수 있어 더욱 특별한 순간으로 여겨집니다. 오로라는 흔히 태양에 의해 나타나는 현상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렇다면 오로라에도 화학적 작용이 관련되어 있을지, 그리고 왜 그러한 색상을 보이는지에 대하여 알아볼까요? 햇빛은 생명에 필수적인 에너지를 제공하고 지구의 환경을 유지하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그러나 햇빛을 과하게 받으면 피부를 그을리고 심한 경우, 시력을 손상시키거나 피부 화상, 피부암을 유발할 수도 있죠. 지구가 아닌 우주 공간에서 직접 햇빛을 마주한다면 훨씬 위험합니다. 태양으로부터 핵융합으로 생성되는 강력한 엑스선이나 감마선이 발생됩니다. 그리고 태양의 상층 대기인 코로나(corona)에서 방출되는 하전된 입자, 즉 플라스마의 흐름을 의미하는 태양풍(solar wind)도 강력하게 발생합니다. 당연히 생명체는 태양풍에 직접적으로 노출되면 치명적인 손상을 입게 될 것입니다. 그럼에도 지구에는 생명체가 살아갑니다. 지구에는 위험한 입자로부터 생명체를 지켜줄 보호막이 있기 때문이죠. 지구의 자기장이 만들어내는 보호막은 태양풍을 막아 주위로 흘려버립니다. 그러나 지구의 보호막은 완벽하지 못합니다. 일부 지역에 구멍이 뚫려 있죠. 자석 주위에 철가루를 뿌려보면 자석이 만들어내는 자기력선의 모양이 나타납니다. 이 때, N과 S의 양극 쪽에서 자기력선이 출입하기 때문에 완전히 뒤덮히지 않은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지구 역시 극지방에는 자기장 보호막이 약합니다. 따라서 극지방을 통해 지구에도 태양풍이 유입됩니다. 그리고 유입된 태양풍은 대기 속 물질들과 반응하며 화려한 빛을 만듭니다. 이것이 바로 오로라입니다. 지구는 다양한 기체로 구성된 대기로 덮여 있습니다. 지구의 대기는 약 78%의 질소, 21%의 산소, 그리고 이산화 탄소를 비롯한 다양한 기체들로 이루어져 있죠. 이 때, 질소(N₂)와 산소(O₂)는 두 개의 원자가 결합한 안정한 형태의 분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땅으로부터 매우 높이 떨어진 전리층(ionosphere)에선 안정한 분자들이 강한 태양 에너지에 의해 쪼개집니다. 100km 이상 높이의 대기층에선 산소 분자들이 분리돼 원자 형태로 존재합니다. 더 높은 500km 높이에서는 산소보다 안정한 질소조차 원자 형태로 존재합니다. 오로라는 이 전리층에서 질소, 산소의 원자 및 분자와 태양풍의 입자들이 서로 충돌하며 만들어집니다. 산소 원자와 태양풍의 플라스마 입자들이 부딪히면 산소 원자가 들뜬 상태가 됩니다. 들뜬 상태가 된 원자는 다시 안정한 상태로 돌아오면서 파장이 약 630nm인 붉은 빛을 방출하죠. 조금 더 낮은 고도로 내려가보면, 산소 원자들 간의 반응이 활발해집니다. 이 과정에서 557.7nm의 녹색 빛을 방출합니다. 질소 역시 다양한 빛을 방출합니다. 질소 분자는 붉은 빛을, 질소 분자 양이온은 푸른 빛을 만들어냅니다. 이제 선명한 오로라를 촬영한 사진을 다시 한 번 들여다봅시다. 분명 높은 곳은 붉은색, 낮은 곳은 초록색이 퍼져 나가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른 종류의 기체로 이루어진 대기를 갖는 행성에선 또 다른 색의 오로라가 나타납니다. 원소마다 방출 스펙트럼의 색이 다른 것처럼 말이죠.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 같은 거대한 목성형 행성들의 대기에서도 오로라가 나타납니다. 목성형 행성들은 중력이 강해 수소나 헬륨과 같이 매우 가벼운 물질들도 단단히 잡아 둘 수 있습니다. 그래서 대기에 수소와 헬륨이 존재하죠. 수소와 헬륨으로 이루어진 대기는 푸른색의 오로라를 만들어냅니다. 그렇다고 모든 행성이 오로라를 만드는 것은 아닙니다. 고유한 자기장을 가져야만 자기 재결합을 통해 오로라와 자기 폭풍을 만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예외가 있습니다. 바로 금성입니다. 금성은 철로 이루어진 핵이 있고 크기도 지구와 유사하지만 고유의 자기장을 만들지 못합니다. 하지만 유도 자기장(induced magnetic field)을 가지고 있어, 수십 초가량 유지되는 플라스마 자기 거품을 통해 오로라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사실이 2012년에 처음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오로라는 아름다운 모습만큼이나 만들어지는 과정도 신비롭습니다. 태양풍이 지구 자기장의 틈으로 유입돼 대기의 입자들과 만나며 발생하는 이 아름다운 빛은 우리가 우주와 얼마나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상기시켜 줍니다. 선명한 오로라를 관측하는 것은 매우 어렵고 기적적인 일이라고 합니다. 그만큼, 이 빛의 향연을 직접 목격하는 것은 하늘에서 만나볼 수 있는 가장 특별하고 경이로운 순간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