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그란 비누방울이 파란 하늘에 두둥실 떠다니는 것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드나요? 어릴 때 비누방울을 만들어본 경험이 있기 때문인지 마음이 편해집니다. 비누방울 표면에 있는 무지갯빛 무늬 때문인지 아름다운 풍경이라는 생각도 들죠. 그런데 비누방울 표면의 이 아름다운 무늬는 왜 생기는 것일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빛이 파동성을 가졌기 때문입니다. 빛의 성질에 대한 논의는 크게 두 가지 관점으로 나뉩니다. 하나는 빛이 입자라는 관점, 다른 하나는 빛이 파동이라는 관점이죠. 고대 그리스 시대부터 지속된 이 논의는 아이작 뉴턴(Isaac Newton, 1643~1727)이 등장한 시기를 기점으로 큰 전환점을 맞이합니다. 뉴턴은 빛의 입자설을 주장한 대표적인 인물 중 한 명입니다. 그는 1704년 출간한 ‘광학(Opticks)’이라는 책에서 빛에 대한 여러 가지 설명을 했습니다. 뉴턴이 빛에 대해 연구한 출발점은 빛이 만드는 ‘색’이었습니다. 그는 프리즘 실험을 통해 여러가지 빛의 성질을 알아냈는데요. 백색광은 여러 가지 색이 합쳐져서 이루어진 것이라는 것이죠. 그래서 물체에 백색광을 비추었을 때, 물체가 특정 색의 빛 입자만을 반사하여 물체 고유의 색을 나타낸다는 것이죠. 비슷한 시기에 크리스티안 하위헌스(Christiaan Huygens, 1629~1695)나 로버트 훅(Robert Hooke, 16351703) 같은 과학자는 파동설을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당시 뉴턴의 영향력이 워낙 컸기 때문에 파동설보다는 입자설에 무게가 실렸죠. 뉴턴이 ‘광학’을 출간한 지 100년이 지난 후, 토머스 영(Thomas Young, 1773~1829)이라는 과학자가 하나의 실험을 진행합니다. 실험 과정은 굉장히 단순한데요. 먼저 빛이 통과할 수 없는 검은 판에 아주 얇고 긴 구멍(슬릿) 두 개를 냅니다. 그후, 검은 판과 스크린을 순서대로 두고 검은 판에 빛을 비추기만 하면 됐죠. 그런데 그 결과는 매우 놀라웠습니다. 빛이 입자로 이뤄진 것이 맞다면 스크린에는 정확히 두 줄의 밝은 선이 만들어졌어야 합니다. 하지만 실제로 스크린에 나타난 것은 밝은 선이 무한히 반복되는 무늬였죠. 이는 빛이 입자로 이뤄져 있다면 절대로 나올 수 없는 무늬입니다. 그런데 이 현상은 빛이 파동이라 생각하면 쉽게 설명이 가능합니다. 두 슬릿에서 나온 파동이 스크린의 P라는 지점에 도달한다고 가정해보죠. 이때 두 파동이 이동한 거리에는 약간의 차이가 발생합니다. 이를 경로차라 하죠. 이때 두 파동의 경로차가 파장의 n배라면 두 파동은 P에서 같은 모양으로 만나 밝은 무늬를 만듭니다. 이를 보강 간섭이라 하죠. 그런데 이 경로차가 파장의 $n+\frac{1}{2}$배라면 두 파동은 반대 모양으로 만나게 됩니다. 상쇄 간섭이 일어나 어두운 부분이 만들어지는 것이죠. 스크린에 밝은 선이 무한히 반복된 이유는 두 간섭이 반파장 차이로 반복해 일어났기 때문인 것입니다. 비누방울이나 물 위에 떠 있는 기름 등에서 보이는 얇은 무지갯빛 막에서는 간섭 현상을 잘 관찰할 수 있습니다. 막의 표면에서 반사한 빛과 내면에서 반사한 빛이 간섭하는데, 이때 막의 두께에 따라 보강간섭하는 색이 다르기 때문에 다양한 색이 보이는 것이죠. 얇은 막에서의 간섭은 실생활에서 꽤 다양한 곳에 활용됩니다. 예를 들면 우리가 안경 쓴 사람의 얼굴을 제대로 마주볼 수 있는 것 역시 이를 이용한 것이죠. 안경 렌즈에 얇은 막을 코팅해 렌즈에 반사된 빛들을 서로 상쇄시키는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소음 제거 헤드폰도 간섭을 활용한 좋은 예입니다. 상쇄 간섭의 원리를 이용해 소음에 해당하는 파동과 모양이 반대인 파동을 인위적으로 만들어내 소음을 제거하는 것이죠. 우리는 자연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현상을 물리적으로 해석해 기술을 발전시키고 있습니다. 이는 곧 생활의 편리함으로 이어지죠. 마치 비누방울의 무지갯빛 무늬가 만들어지는 원리가 무반사 코팅이나 소음제거 헤드폰 등으로 이어지는 것처럼 말입니다. 이러한 사례들을 통해 우리는 물리학의 유용성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