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아침 해가 뜨면 우리는 하루를 시작합니다. 해가 지고 밤이 되면 하루를 마감합니다. 대부분의 사람과 동물은 이렇게 하루를 주기로 활동합니다. 복잡한 사회를 이루고 사는 인간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하루를 명확히 정의했습니다. 이런 하루를 쪼개거나 묶어서 시간이나 일주일, 한 달 같은 단위를 만들었습니다. 이때 ‘한 달을 며칠로 할 것인가?’라는 문제는 달력을 만드는 데 관건이었습니다. 오늘날 우리는 1년이 12달인 달력을 사용하고 있는데요, 왜 12달로 정해진 걸까요? 한 달의 길이는 사람이 인지하기 쉬울수록 좋습니다. 지구가 자전하는 주기인 하루처럼요. 그러면 기준으로 삼을 수 있는 또 다른 천체로는 무엇이 있을까요? 밤에 볼 수 있는 달과 별이 있습니다. 그중에서 달은 매일 모양도 달라지고, 뜨는 시각도 달라지고, 보이는 위치도 달라집니다. 그러다가도 일정 기간이 지나면 다시 원래대로 돌아오기를 반복합니다. 주기가 있다는 뜻이지요. 달이 지구 주위를 돌고 있기 때문입니다. 고대 바빌로니아에서는 별을 이용해 달의 주기를 측정했습니다. 어느 한 별을 기준으로 달이 다시 그 위치로 돌아오는 데 걸리는 시간을 잰 것이지요. 이를 항성월이라고 하며, 바빌로니아에서 측정한 항성월은 대략 27.32일이었습니다. 한편, 달이 초승달이었다가 다시 초승달이 되는 데 걸리는 시간을 삭망월이라고 합니다. 오랜 관측 결과 669삭망월과 723.089 항성월이 같았지요. 여기서 1삭망월은 약 1.08항성월로, 약 29.5일이라는 계산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달의 모양 변화를 1달의 기준으로 삼는다면, 1달은 29일 또는 30일이 됩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완벽한 달력을 만들 수 없습니다. 사람을 비롯한 동식물의 삶에 큰 영향을 끼치는 계절을 반영해야 합니다. 위도 23.5도인 회귀선보다 높은 지역에는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주기적으로 나타납니다. 대부분의 고대 문명은 회귀선보다 위도가 높은 지역에 남아 있지요. 계절의 주기를 알아내기 위해서 고대인은 매일 태양의 위치를 관찰했습니다. 1세기경 고대 그리스의 헤론은 아테네에 ‘헬리오스코프(Helioscope)’라는 관측소를 만들고, 태양이 뜨는 위치를 기록했습니다. 그러면 뜨는 위치가 더 이상 넘어가지 않는 경계지점이 생깁니다. 태양이 이 경계지점을 떠나 다시 돌아올 때까지의 날 수를 세면, 1년이 됩니다. 이렇게 측정한 1년을 태양년이라고 합니다. 고대인이 측정한 태양년의 길이는 365.25일이었습니다. 이제 달을 이용해 측정한 1달이 1년에 몇 번 들어있는지를 계산해 볼까요? 12삭망월이 약 354일이므로 365.25일은 약 12삭망월과 11.25일입니다. 만약 매 삭망월에 1일씩 더하면 그 차이는 거의 없어집니다. 즉, 삭망월을 기준으로 만든 1달의 길이가 29일 또는 30일인데, 1달의 길이를 30일이나 31일로 하면 12달이 거의 1년과 같아집니다. 12라는 수는 여기서 나왔습니다. 오늘날 우리는 1달이 대부분 30일 또는 31일이며, 1년이 12달인 달력을 쓰고 있습니다. 태양을 기준으로 1년을 정했기 때문에 ‘태양력’ 또는 ‘양력’이라고 부릅니다. 양력은 약 5000년 전 고대 이집트에서 처음 쓰였습니다. 1년 중 어느 시기에 태양이 뜨기 직전에 시리우스(Sirius)가 먼저 뜨게 되는데, 이를 시리우스의 ‘박명 성출(heliacal rising)’이라고 합니다. 이 시기에 나일강에는 홍수가 일어났다고 합니다. 이 현상도 1년 주기로 일어나 고대 이집트는 시리우스가 태양 직전에 떠오르는 날을 새해의 시작으로 삼았습니다. 고대 이집트의 양력은 고대 로마로 이어졌습니다. 기원전 46년 율리우스 카이사르는 홀수 달은 31일이고 짝수 달은 30일이되 2월만 29일인 율리우스력을 만들었습니다. 4년마다 한 번씩은 2월에 30일을 두어 1년이 366일이 되게 했습니다. 이 해를 윤년이라고 불렀습니다. 기원 후 8년에는 아우구스투스 황제가 8월을 자신의 이름으로 명명하며 31일로 바꾸었습니다. 그와 함께 9월과 11월을 30일로, 10월과 12월을 31일로 변경했습니다. 대신 2월을 28일로 줄여 1년의 길이를 맞추었습니다. 이때도 4년마다 2월이 29일인 윤년을 두었습니다. 4년마다 윤년이 있는 이유는 태양년이 약 365.25일이기 때문입니다. 그 뒤로 율리우스력은 오랫동안 널리 쓰였지만, 시간이 흐르자 문제가 생겼습니다. 율리우스력이 실제 태양의 운동과 차이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율리우스력에서 사용한 태양년의 길이는 365.25일입니다. 하지만 더 엄밀하게 측정한 실제 태양년의 길이는 약 365.24219일입니다. 차이가 0.00781일에 불과하지만, 1500년 넘게 쌓이다 보니 실제 날짜와 달력 날짜가 10일 이상 달라졌지요. 1582년 교황 그레고리 13세는 율리우스력을 다음과 같이 개정했습니다. 4년마다 윤년이되 100년, 200년, 300년째는 평년이고 다시 400년째는 윤년인 달력입니다. 즉, 400년 동안 윤년이 97번 오게 됩니다. 1년의 길이를 계산하면 평균 365.2425일로 실제 태양년의 길이인 365.24219일과 매우 가까워졌지요. 이 달력이 바로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그레고리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