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경주 지진, 2017년 포항 지진 등 한반도에서 큰 규모의 지진이 발생하면서 지진에 대한 경고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한반도는 현재 판 내부에 있지만, 약 1억 년 전에는 판 경계부에 위치해 지금보다 지진과 화산 활동이 활발히 일어났습니다. 그럼 현재 한반도는 지진으로부터 얼마나 안전한지 파악하기 위해 지진 발생과 관측의 역사를 살펴볼까요? 2023년 1월 튀르키예에서 규모 7.8의 지진이 발생했습니다. 이 지진은 5만 5천여 명의 사망자를 내면서, 이 지역에서 지진 관측 역사상 가장 큰 피해를 입힌 지진으로 기록됐습니다. 튀르키예와 같이 큰 피해를 입은 지역은 대부분 판의 경계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한반도는 어떨까요? 유라시아판 내부에 위치하는 한반도에서 발생하는 지진 활동은 판구조론으로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한반도는 서쪽의 인도판과 유라시아판의 충돌 경계와 동쪽의 태평양판과 유라시아판의 경계에서 수천 킬로미터 떨어져 있습니다. 따라서 판 경계부에 위치하는 나라보다 지진 발생 빈도가 훨씬 적습니다. 예를 들어, 일본은 규모 6.5 이상의 지진이 매년 1회 이상 발생합니다. 이에 비해 한반도 남한에서 계기 지진 관측이 시작된 1978년 이후 규모 5.0 이상의 지진이 일어난 적이 9회(2024년 기준) 밖에 없습니다. 관측된 최대 규모의 지진은 2016년 경주 지진으로, 규모는 5.8입니다. 판 내부 지진은 대개 지각 내부에 분포한 단층의 재활성으로 일어납니다. 즉, 새로운 단층이 형성되면서 발생하기보다는 기존에 존재하는 단층에서 발생합니다. 그런데 한반도엔 지진이 자주 발생하지 않아 단층의 정보가 부족합니다. 따라서 어떤 단층이 지진을 일으킬지 사전에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조선왕조실록을 비롯한 다수의 역사 기록물에 따르면, 한반도는 과거 2천 년 동안 일상생활에 피해를 입힐 정도인 규모 5 이상의 지진이 40회 정도 발생했습니다. 그중 인명피해가 발생할 정도의 큰 지진은 10회 정도입니다. 가장 큰 피해를 입힌 지진은 서기 779년 통일신라의 혜고왕 때 경주에서 발생한 지진입니다. 이로 인해 “가옥이 무너지고 1백여 명의 백성이 사망했다”고 합니다. 역사 문헌에 따르면, 지진 활동이 발생하는 패턴이 매우 불규칙했습니다. 대체로 지진 활동이 드물게 발생하다가, 15~18세기에는 예외적으로 많은 지진 활동이 일어났습니다. 이례적으로 1565년에는 1년에 104회의 유감지진이 발생한 것으로 기록됐습니다. 한국의 지진 활동 자료는 1905년 인천에 지진계가 설치되기 전까지의 역사 지진 자료와 그 이후의 계기 지진 자료로 구분됩니다. 한국 기상청이 자체적으로 지진 관측을 시작한 것은 1978년에 발생한 규모 5.0의 홍성 지진 이후 아날로그 지진 관측망을 구축하면서부터입니다. 1978년부터 2023년까지 한반도 남한에서 발생한 지진 횟수를 살펴보면, 연평균 40회 정도 지진이 발생했습니다. 규모 3.0 이상의 지진은 연평균 10회 정도 발생했습니다. 2015년까지는 지진 발생 횟수가 서서히 증가하다가 2016년과 2017년에는 급격히 증가했습니다. 이후 지진 발생 횟수는 감소세를 보였으나, 2021년 이후 다소 증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이러한 관측 결과를 상세히 설명해 보겠습니다. 첫째, 1999년 디지털 관측을 시작한 이후로 규모 3.0 미만의 지진 횟수가 점진적으로 증가했습니다. 지진 관측 환경의 발달로 미소지진 관측이 가능해졌기 때문에 더 많은 지진이 기록된 것입니다. 이와 더불어 통신이 발전하면서 지진 발생을 신고하는 건수도 증가했다고 합니다. 둘째, 2016년 경주 지진과 2017년 포항 지진 이후 지진 발생이 크게 증가했습니다. 큰 지진이 발생하면 진앙지에서 수년간 크고 작은 여진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지진 발생 빈도가 증가하는 것은 일반적인 현상입니다. 또한 경주 지진 이후 지진 관측망이 본격적으로 확대됐는데, 이로 인해 전에는 감지되지 않았던 미소지진이 더 많이 기록됐습니다. 셋째, 2021년 이후 지진 발생 빈도의 변화가 얼마나 유의미한지 판단하기 위해서는 장기간의 지진 관측이 필요합니다. 수년 치의 지진 발생 빈도수만 가지고 통계치를 구하면 그 증가율과 감소율이 유의미하게 커 보입니다. 하지만 약 백 년간의 자료를 본다면, 지진 발생의 일시적인 증가와 감소는 정상적인 변동일 수도 있습니다. 한반도는 판 경계부 영향권에서 벗어나 있어 지난 2천 년 간의 지진 발생 빈도는 비교적 낮습니다. 하지만 규모 5 이상의 큰 지진도 발생했기 때문에 안전지대라고 할 순 없습니다. 한반도에서 지진은 일정한 규칙 없이 늘 예상치 못한 곳에서 발생하는 것 같지만, 같은 장소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따라서 과거 지진을 분석하고, 현재의 지진 현황을 파악함으로써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지진의 위치와 규모를 유추하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