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7월, 지금까지 인류가 우주에 쏘아 올린 우주망원경 중 가장 커다란 제임스웹 우주망원경(JWST)이 찍은 사진이 처음으로 도착했습니다. 그때부터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은 다양한 우주의 모습을 관측하면서, 지금까지 잘 모르고 있던 우주의 새로운 비밀을 많이 알려주고 있습니다. 자,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의 모습입니다. 먼 천체에서 오는 빛은 커다란 주경(primary mirror)에서 먼저 받아들입니다. 주경에서 반사된 빛은 옆에 있는 작은 부경(secondary mirror)에서 다시 반사되죠. 이 빛은 마지막으로 주경 한가운데에 있는 구멍을 통해 다양한 관측기기로 들어갑니다. 여기서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의 주경을 다시 볼까요? 마치 벌집처럼 생기지 않았나요? 맞습니다. 이 주경은 한 덩어리가 아니라 육각형 모양의 거울 18개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거울이 18개가 있다고 해서 각각의 거울이 서로 다른 천체를 바라보는 건 아닙니다. 모든 거울은 다 같은 천체에서 나오는 빛을 부경으로 반사합니다. 마치 커다란 주경 하나처럼 동작하는 것이죠. 이렇게 작은 거울 여러 개를 모아 커다란 거울 하나처럼 동작하게 만든 것을 조각거울(segmented mirror)이라고 합니다. 반대로 한 덩어리로 만든 거울은 단일거울(monolithic mirror)이라고 하지요. 제임스웹 우주망원경 이전에 가장 유명했던 허블 우주망원경(HST)이 대표적입니다. 대체 왜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의 주경을 조각거울로 만들었을까요? 몇 가지 이유가 있지만, 일단 크고 정밀한 단일거울을 만드는 건 매우 어렵습니다. 오늘날의 최신 망원경은 매우 어두운 천체의 빛도 민감하게 받아들이기 위해 거울 표면이 대단히 정밀해야 합니다.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의 경우, 거울 표면이 원래 설계한 모양에서 25nm만 벗어나도 성능에 큰 문제가 일어난다고 합니다. 사람 머리카락 두께의 약 2000분의 1밖에 안 되고, 바이러스나 단백질 분자의 크기와 비슷한 정도지요. 거울 표면을 정밀하게 만들려면, 우선 단단하고 온도나 습도에 따라 모양이 바뀌지 않고 빛을 잘 반사하는 재료가 필요합니다. 이런 재료를 커다란 틀에 차곡차곡 집어넣은 뒤 통째로 녹였다 굳히면 커다란 판이 됩니다. 이 판을 망원경에 필요한 모양으로 정밀하게 갈고, 마지막으로 표면을 코팅하면, 비로소 거울이 만들어집니다. 이런 과정 중 하나라도 대충 이루어진다면, 거울은 여기저기 갈라지거나 품질이 들쭉날쭉해지겠지요. 아니면 표면이 정밀하지 않아서 최신 망원경에 도저히 쓸 수 없을 정도가 될 수도 있고요. 그렇다 보니 정말 크고 정밀한 거울을 만들 수 있는 곳은 세계에서도 손꼽을 정도입니다. 그런 곳에서도 지름 9m가 넘는 거울을 만드는 건 어렵습니다. 그렇게 큰 거울은 하나 만드는 데 몇 년이나 걸리고요. 하지만 만약 똑같은 거울을 여러 개의 작은 조각거울로 나눈다면, 조각거울 하나는 상대적으로 쉽게 만들 수 있지요. 우주망원경의 경우, 조각거울을 이용할 때 얻을 수 있는 장점이 하나 또 있습니다. 우주망원경은 로켓으로 쏘아 올려야 하는데, 크기가 작을수록 훨씬 쉽게 운반할 수 있습니다. 만약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이 단일거울을 이용했다면 부피가 너무 커서 로켓에 싣기 힘들었을 겁니다. 조각거울을 이용한 덕분에 주경을 접어서 부피를 줄일 수 있었지요. 자, 그러면 조각거울이 단일거울보다 항상 좋은 걸까요?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조금 전에 최신 망원경은 거울 표면 모양이 매우 정밀해야 한다고 말씀드렸지요? 조각거울도 마찬가지입니다. 게다가 조각거울은 여러 장이 하나의 거울처럼 동작해야 해서 각 조각거울의 위치도 매우 정밀하게 조정해야 합니다. 그렇게 해도 조각거울이 배치된 모양과 사이의 틈 때문에 천체의 모양이 뾰족뾰족하게 나오게 되지요. 그래도 대형망원경을 상대적으로 쉽게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은 매우 큽니다. 현재 건설 중이거나 계획 중인 초대형 망원경은 모두 조각거울을 이용합니다. 이런 방식을 이용하면 거대마젤란망원경(GMT)이나 30미터망원경(TMT), 유럽초대형망원경(E-ELT)과 같이 주경 지름이 25~40m로 거대한 망원경을 만들 수 있습니다. 그리고 조각거울은 상대적으로 기술이 부족한 나라나 기업에서도 시도할 수 있습니다. 다양한 기관이 뛰어들 수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뉴스페이스 시대에 어울리는 기술이라고 할 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