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전지는 문방구에서 싼값에 살 수 있는 편리한 물건입니다. 손전등이나 핸드폰, 노트북, 심지어 자동차에도 전지가 필요합니다. 최근에는 재생 에너지를 저장하는 도구로서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전지의 발명은 인간이 전기를 제어하고 더 편리한 생활을 살 수 있게 한 중요한 전환점이었습니다. 전지는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생활필수품이지만, 친환경 시대에 접어들면서 더욱 중요해지고 있죠. 그렇다면 전지는 누가 처음 만들었을까요? 이탈리아의 루이지 갈바니(Luigi Galvani 1737~1798)는 1780년 죽은 개구리 다리에 서로 다른 부위에 전극을 하나씩 갖다 대면 다리가 떨린다는 사실을 발견합니다. 이를 통해 생체 속에 전기가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됐죠. 이탈리아의 알레산드로 볼타(Alessandro Volta 1745~1827)는 전기가 통하는 데 중요한 것은 개구리 다리가 아니라 두 전극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볼타는 생물체 없이도 전기를 발생시킬 수 있음을 증명하고자 1800년 자신이 만든 전지를 공개합니다. 서로 다른 금속으로 만든 전극을 대면 개구리 다리가 떨린다는 사실에 착안하여 여러 가지 시도를 한 끝에 아연(Zinc)판과 은(Silver)판을 붙인 뒤 소금물에 적신 헝겊을 위에 얹은 구조를 만들었습니다. 이런 구조물을 여러 층으로 차곡차곡 쌓으면 볼타 전지가 됩니다. 이렇게 쌓은 전지 더미 양 끝에 전선을 연결하면 전류가 흐릅니다. 전지 여러 개를 만들어 직렬 연결한 셈이죠. 볼타의 전지 발명 이전에도 레이던 병(Leyden jar)이란 전지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한번 전선에 연결하면 순식간에 방전돼 버리고 높은 전압 때문에 사람이 손을 대면 기절을 일으킬 정도의 강한 전류가 흘러 그다지 실용성은 없었습니다. 반면 볼타의 전지는 전류를 아주 천천히 오랫동안 낮은 전압으로 흘려보낼 수 있었죠. 금속은 서로 다른 일함수(work function)를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금속 내부 전자의 화학 퍼텐셜(chemical potential)도 다를 수 있죠. 이런 퍼텐셜 차이 때문에, 전자는 한쪽 금속에서 다른 쪽 금속으로 이동하려고 합니다. 전자를 약하게 묶어 두는 금속에 있던 전자가 좀 더 묶는 정도가 강한 다른 금속으로 이동하려는 경향 때문이죠. 중간에 공기가 있으면 이런 이동이 불가능합니다. 공기는 전기를 통하지 않는 절연체입니다. 절연체 대신 소금물처럼 전기를 잘 통하는 전해질(electrolyte) 물질을 금속 사이에 넣으면 전해질을 통해 한쪽 금속에서 다른 쪽 금속으로 전자가 잘 이동합니다. 이게 볼타가 만든 전지를 비롯한 모든 전지의 원리입니다. 이 과정에서 전자를 방출하는 금속을 음극재(anode), 받아들이는 금속을 양극재(cathode)라 부릅니다. 갈바니의 실험에서는 개구리 다리의 체액이 전해질 역할을 했고, 서로 다른 두 금속을 개구리 다리에 접촉시켜 전극처럼 작용하게 했습니다. 19세기 후반, 반고체 전해질을 사용하는 전지가 개발되면서 건전지가 등장했습니다. 조르주 르클랑셰(Georges Leclanché, 1839~1882)는 아연 음극, 탄소 양극, 염화 암모늄 전해질로 구성된 전지를 만들어, 이후 건전지의 기본 구조를 마련했습니다. 영국의 험프리 데이비(Humphry Davy, 1778~1829)는 구리와 아연판을 번갈아 쌓아 만든 강력한 볼타 전지를 만들어 다양한 실험을 했습니다. 액체나 고체에 볼타 전지와 연결된 전극을 갖다 대면 강력한 전류가 그 액체나 고체 물질을 따라 흐릅니다. 전류가 흐르면서 해당 물질을 구성 원소로 분해하는 전기 분해(electrolysis) 현상도 발견했죠. 이 방법을 통해 데이비가 최초로 분리해 낸 원자는 나트륨(Na), 칼슘(Ca), 마그네슘(Mg), 바륨(Ba), 붕소(B) 등이 있습니다. 데이비의 전기 분해 방법으로 이 세상에는 다양한 원자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알려졌습니다. 이렇게 하나둘씩 발견한 원자를 체계적으로 분류해 표로 만든 것이 주기율표입니다. 또한 독일의 게오르크 옴(Georg Ohm, 1789~1854)은 볼타가 발명한 전지를 이용해 각종 도선에 흐르는 전류의 양이 전지의 세기, 즉 전압에 비례한다는 옴의 법칙을 발견했죠. 전기 회로를 설계할 때 중요한 역할을 하는 옴의 법칙도 볼타 전지 덕분에 발견된 것입니다. 1차 전지는 한 번 사용하면 다시 충전하거나 재사용할 수 없는 전지를 가리킵니다. 일반적인 건전지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반면에 2차 전지는 재활용이 가능한 전지를 의미하죠. 자동차, 노트북, 핸드폰 등에 사용됩니다. 특히 전기 자동차에는 무게 2톤짜리 자동차가 몇 시간 동안 주행할 수 있는 양의 에너지를 담은 2차 전지가 장착돼 있죠. 친환경적이고 재생 가능한 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전지에 대한 연구 개발이 다시 중요한 연구 분야로 떠오르는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