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대한민국의 침대 매트리스에서 기준치 이상의 라돈이 검출되면서 큰 논란이 일었습니다. 침대 제조회사에서 음이온이 몸에 좋다는 광고를 하였고 음이온을 발생시키기 위해 모나자이트라는 광물을 소량 매트리스에 포함시키면서 발생한 사건입니다.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던 제품이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는 사실에 많은 사람들이 충격을 받았죠. 라돈은 화학적 반응성을 거의 가지지 않는 십팔족 원소에 해당하지만, 방사성 붕괴를 일으키는 원소입니다. 우리 주변에는 아주 적은 편이지만 다양한 방사성 물질들이 존재합니다. 따라서 인간은 자연에서 이들 물질에 의한 방사능 피폭을 피할 수는 없습니다. 놀랍게도 자연상태에서의 피폭의 약 절반 정도가 라돈에 의해서 이루어진다고 합니다. 이러한 위험성 때문에 라돈은 일급 발암물질로 규정되어 있습니다. 그렇다면 라돈이 왜 이렇게 위험한 물질인지, 그 비밀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라돈은 다른 원소의 방사성 붕괴를 통해서 생성됩니다. 원자번호 86인 라돈은 86개의 양성자를 가지며 중성자의 숫자가 다른 여러 종류의 동위원소가 존재합니다. 자연상태에서 가장 많은 양을 차지하는 라돈-222는 우라늄-238이 붕괴되어 생성되는 라듐-226으로부터 생성됩니다. 토륨-232이의 방사성 붕괴로 생성되는 동위원소 라돈-220은 토론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우라늄과 라듐 등은 단단한 금속성 광물 상태로 존재하지만, 라돈은 이와 달리 단원자 분자로 상온에서 기체상태로 존재합니다. 따라서, 광물 속에서 붕괴를 통해 라돈이 생성되면 대기 중으로 자유롭게 빠져나올 수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라돈이 건축자재나 토양에서 실내 공기로 쉽게 유입되는 이유입니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원소들 중에서 납보다 무거운 원소는 모두 방사성 붕괴를 일으키는 원소입니다. 이들은 불안정한 상태에서 붕괴를 통해 점차 안정을 찾아갑니다. 방사성 붕괴는 붕괴할 때 방출되는 방사선의 종류에 따라 알파붕괴, 베타붕괴, 감마붕괴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먼저 알파붕괴는 질량수 4의 알파입자를 방출하는 과정입니다. 원자는 알파입자를 내보내면서 질량수가 4 감소하고 양성자 두 개가 줄어들어 원자번호가 2 감소합니다. 베타붕괴는 전자를 방출하는 과정으로, 중성자가 양성자로 변환됩니다. 질량수는 변하지 않지만 원자번호는 1 증가합니다. 마지막으로, 감마붕괴는 감마선이라는 에너지만을 방출하는 과정으로, 원자번호나 질량수의 변화는 일어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원자번호 92인 우라늄-238이 알파붕괴를 일으키게 되면 원자번호 90인 토륨-234로 바뀌게 됩니다. 토륨-234는 다시 베타붕괴를 통해 프로트악티늄-234를 거쳐 우라늄-234가 됩니다. 방사성 붕괴를 일으키는 원소들은 안정한 동위원소가 될 때까지 여러 차례 방사성 붕괴를 거듭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반감기를 가진 핵종들이 생성됩니다. 라돈-222는 반감기가 3.6일, 라돈-220의 반감기는 겨우 50초로 매우 짧은 수명을 가진 원소들입니다. 대기중에 유입된 라돈은 곧바로 다른 종류의 원소로 바뀌게 된다는 것이죠. "그렇다면 이렇게 짧은 시간만 존재하는 물질이 왜 위험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 수 있습니다. 그 비밀은 라돈이 붕괴한 후 만들어지는 일련의 물질들에 있습니다. 라돈-222는 알파붕괴를 일으키며 폴로늄-218로 변환됩니다. 이 폴로늄-218은 반감기가 약 3분으로 곧바로 또 다시 알파붕괴를 일으키며 납-214로 변환됩니다. 납-214는 반감기가 27분이며 다시 베타붕괴를 거쳐 폴로늄-214로 변환됩니다. 폴로늄-214의 반감기는 불과 164마이크로초로 알파붕괴를 통해서 납-210으로 변환됩니다. 납-210은 다시 두 번의 베타붕괴와 한 번의 알파붕괴를 거쳐 최종적으로 안정한 납-206으로 변화하게 됩니다. 즉, 라돈 하나가 안정될 때까지 여러 번의 방사성 붕괴를 일으키며 그 과정에서 다양한 방사선을 방출하는 것입니다. 라돈은 무색 투명한 기체로 공기보다 무거운 성질을 가집니다. 눈에 보이지 않고 냄새도 없어 우리는 실내에 라돈이 있는지 오감으로는 전혀 알 수 없습니다. 라돈은 무극성의 원자로 호흡을 통해서 극히 일부가 체내에 흡수될 수 있습니다. 흡수되는 양은 많지 않지만, 흡수된 라돈 원자는 방사성 붕괴를 연쇄적으로 일으키며 안정한 동위원소가 될 때까지 알파입자와 전자선, 감마선 등을 지속적으로 방출하게 됩니다. 문제는 이렇게 들이마신 기체상태의 라돈 원자가 방사성 붕괴를 일으키는 순간 폐포에 흡착되어 내부 피폭을 일으킨다는 점입니다. 알파입자는 외부에선 종이 한 장도 뚫지 못할 정도로 약하지만, 우리 몸 안에서 직접 방출되면 그 영향력이 달라집니다. 특히, DNA를 손상시키는 경우 유전자 변이가 일어나 폐암과 같은 질병이 발생할 위험성이 크게 높아집니다. 라돈은 토양에 미량으로 존재하는 우라늄에 의해서 지속적으로 생성되며 건축자재, 지하수 등에서도 발생됩니다. 특히 화산암은 퇴적암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농도의 우라늄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라돈의 발생량도 높아집니다. 대한민국의 지형은 대부분 화강암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라돈의 발생량이 상대적으로 높은 지역에 해당합니다. 자연방사능의 수치도 세계 평균보다 높은 편입니다. 라돈은 공기보다 무거운 특성이 있어서 지하실, 일층 주택, 환기가 잘 되지 않는 공간에 높은 농도로 축적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라돈의 위험성이 알려지면서 "라돈 차단 페인트"와 같은 광고들이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광고의 대부분은 과장된 것이며, 핵붕괴 반응 자체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사실상 없습니다. 라돈으로부터 우리 건강을 지키는 가장 효과적이고 간단한 방법은 무엇일까요? 바로 정기적인 환기입니다. 폐쇄된 공간에 높은 농도의 라돈이 축적될 수 있으므로, 하루에 두세 번 창문을 열어 신선한 공기로 환기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지하 공간에서 오래 머무르거나 거주할 경우 라돈 측정기를 통해 실내 라돈 농도를 정기적으로 확인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위험이지만, 간단한 습관으로 그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