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에서는 약 18개월에 한 번씩 개기일식이 일어납니다. 오늘날에는 수많은 사람이 개기일식을 볼 수 있는 곳을 찾아 태양이 달에 의해 완전히 가려지는 경이로운 장면을 구경합니다. 이런 장관을 보다 보면 문득 한 가지 궁금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지구 밖에 있는 외계 행성에도 일식이 있을까요?” 한 천체가 다른 천체를 가리거나 그 그림자 안에 들어가는 현상을 ‘식’이라고 합니다. 일식은 우리 태양이 달에 가리는 현상을 가리키는 용어지요. 태양계 밖의 외계 행성에서 일식을 볼 수 있으려면 그곳에 지구의 달과 같은 위성이 있어야 합니다. 2025년 3월 기준으로 지금까지 발견된 외계 행성의 수는 약 5800개인데요, 외계 행성일 가능성이 있는 것까지 포함하면 7300개 정도가 됩니다. 이중 대부분은 목성이나 토성처럼 무거운 가스형 행성입니다. 나머지는 주로 천왕성이나 해왕성처럼 얼음과 가스가 섞인 행성이거나 지구보다 무거운 슈퍼지구입니다. 발견된 외계행성 중 지구 질량의 세 배보다 작은 행성의 수는 총 93개입니다. 전체의 약 2%밖에 되지 않습니다. 이상하지 않나요? 태양계의 여덟 행성 중 지구 질량의 세 배보다 작은 행성은 수성, 금성, 지구, 화성으로 전체의 절반이나 되는데 말이지요. 우리 태양계가 우주에서 독특한 존재라서일까요? 아닙니다. 행성이 아무리 크고 밝아도 항성보다 훨씬 작고 어둡기 때문입니다. 태양계에서 가장 큰 목성도 태양보다 약 3000만 배 어둡습니다. 따라서 외계 행성의 빛은 모항성의 빛에 섞여 구분하기 어렵습니다. 행성의 크기가 작을수록 이 문제가 더 심하지요. 그래서 지구처럼 작은 행성은 발견하기 매우 어렵습니다. 하물며 그보다 더 작은 외계 위성(exomoon)은 말할 것도 없겠지요? 안타깝게도, 지금까지 외계 위성은 하나도 찾지 못했습니다. 발견된 외계 위성이 없으니 외계 행성과 외계 위성의 성질도 알 수 없습니다. 아마 외계 행성에서도 위성이 항성을 가리는 식이 일어나겠지만, 지구처럼 개기일식이 일어날지는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지구에서 볼 때 외계 행성이 모항성의 빛을 가리는 식 현상은 흔히 일어나며, 천문학자에게도 더 중요합니다. 바로 외계 행성을 찾는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외계 행성이 모항성의 앞을 통과하면 지구에서 보는 별의 밝기가 일시적으로 감소합니다. 이런 밝기 감소를 정밀하게 관측해 외계 행성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지요. 이런 방법을 통과법 또는 횡단법이라고 부르며, 실제로 많은 외계 행성을 이 방법으로 발견했습니다. 횡단법의 장점 중 하나는 매우 작은 외계 행성도 찾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지구와 크기가 비슷한 외계 행성도 찾아낼 수 있어 외계 생명체의 존재 가능성을 탐구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합니다. 또, 외계 행성의 특성에 관한 다양한 데이터를 제공합니다. 예를 들어, 행성이 별 앞을 통과하는 동안의 밝기 변화를 분석하면 행성의 크기와 공전 주기를 추정할 수 있습니다. 별빛이 행성 대기를 통과하며 생기는 변화를 조사하면 행성의 대기 구성에 관한 정보도 얻을 수 있습니다. 이는 외계 행성의 환경과 특성을 파악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행성 여러 개가 같은 별을 도는 다중 행성계의 경우에는 매우 복잡한 궤도와 상호작용을 보여주는데, 이런 시스템을 연구하면 행성 형성과 진화에 대한 중요한 정보도 얻을 수 있습니다. 물론 별 표면 통과 방법에는 한계도 있습니다. 일단 행성이 별 앞을 통과하는 각도가 특정 범위 내에 있어야만 이 방법으로 탐지할 수 있습니다. 또, 밝기 감소가 미미한 경우에는 탐지가 어렵습니다.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기술과 방법이 지속적으로 개발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과 같은 첨단 장비가 외계행성 연구에 큰 기여를 하고 있습니다. 더욱 정밀하고 상세한 데이터를 제공하여 외계행성의 특성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해주지요. 새로운 탐사 임무와 프로젝트도 계획 중이므로 외계 행성 탐사의 미래는 매우 밝습니다. 외계 행성 연구는 우주에 대한 깊은 이해를 제공하며, 나아가 우리가 외계 생명체의 존재를 발견할 가능성도 높여줍니다. 식 현상을 이용하는 횡단법은 이런 여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