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작에 불을 붙이면 뿌연 연기가 피어납니다. 연기는 눈으로 볼 수 있지만 손으로 잡을 수는 없습니다. 자세히 살펴보면 푸르스름한 색을 띠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연기는 대체 무엇이며, 푸르스름한 색은 대체 어디에서 오는 걸까요? 장작이 탈 때, 아주 작은 먼지 알갱이들이 공기 중으로 퍼져 나옵니다. 이 고체 상태의 입자들은 일반 현미경으로도 관찰하기 어려울 정도로 작기 때문에 중력에 의해 땅으로 가라앉지 않고 공기 중에 퍼지게 됩니다. 가시 광선 중 파장이 가장 짧은 푸른빛은 먼지 입자에 부딪혀 반사됩니다. 반면에 파장이 긴 다른 색의 빛은 먼지 입자를 그대로 통과합니다. 이러한 현상을 산란이라 합니다. 그래서 산란된 푸른빛만 우리의 눈으로 들어오며, 연기가 파랗게 보이는 것입니다. 미세먼지는 너무나 가벼워서 공기 중에 떠서 대륙을 넘나들 수 있습니다. 연기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아주 작은 먼지 입자들이 모여 하늘을 뿌옇게 만들죠. 안개도 비슷합니다. 작은 물방울들이 공기 중에 고르게 퍼지면서 만들어지는 안개는 때로는 한 치 앞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진하게 끼기도 합니다. 강물을 떠 놓고 오래 기다려도 뿌연 강물은 쉽게 맑아지지 않습니다. 왜 강물에 들어있는 불순물들은 시간이 지나도 가라앉지 않을까요? 사실 강물에는 매우 작은 점토 입자들이 많이 들어있습니다. 이 입자들은 표면에 음전하를 띠고 있어, 부분적 양전하를 띠는 물 분자의 수소 원자와 정전기적 인력으로 결합합니다. 지금까지 이야기한 것들의 공통점이 있습니다. 어떤 물질이 다른 물질 속에 분산되어 섞여 있다는 특징이 있죠. 이렇게 섞여 있는 두 물질의 상(phase)이라는 특성에 집중해봅시다. 연기는 고체인 먼지가 기체인 공기 중에 분산이 되어 있습니다. 안개는 액체인 물방울이 기체인 공기 중에 퍼져 있죠. 강물에선 고체인 점토 입자가 액체인 물에 분산되어 있습니다. 이런 현상은 용액이 만들어지는 ‘용해’와는 완전히 다른 원리입니다. 용액에선 ‘용질’이 ‘용매’에 완전히 녹는다고 표현하는데요. 이 때, 용질의 상이 용매와 같은 상으로 변해버립니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혼합물들은 한 물질이 다른 물질에 분산될 때 상태가 변하지 않습니다. 그저 용매 속에 균일하게 분산되어 떠다니게 될 뿐이죠. 이처럼 하나의 물질이 자신의 상태를 유지한 채 다른 물질상에 분산된 혼합물을 ‘콜로이드’라고 부릅니다. 누군가 기침을 심하게 하면 감기 바이러스가 공기 중에 퍼집니다. 모양이 변하지 않는 고체인 바이러스가 기체 속에 퍼진 상태이므로 이는 콜로이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스티로폼의 구성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고체인 폴리스타이렌(polystyrene) 고분자 속에 아주 작은 수많은 공기 방울들이 갇혀 있습니다. 이것도 기체가 고체 속에 퍼져 있는 콜로이드입니다. 팬케이크에 뿌려 먹는 휘핑 크림도 작은 공기 방울들이 액체인 크림 속에 잘 분산되어 있는 콜로이드입니다. 다채로운 색깔을 자랑하는 보석인 오팔도 콜로이드입니다. 작은 물방울들이 이산화 규소($\text{SiO}_2$) 속에 분산되어 있어 영롱한 색을 만들어 냅니다. 페인트도 콜로이드입니다. 고체인 안료가 액체 속에 분산되어 있죠. 버터는 어떨까요? 물이나 액체상태의 기름 성분이 고체 상태의 기름 성분 안에 갇혀 있습니다. 마요네즈도 콜로이드입니다. 계란 노른자가 기름 속에 작은 알갱이 상태로 퍼져 있네요. 이런 식으로 찾아보면 우리 주변에는 콜로이드가 참 많습니다. 용액과 콜로이드를 구분하는 아주 쉬운 방법을 하나 알려드릴까요? 콜로이드는 투명하지 않습니다. 빛을 쪼여 주면 빛이 콜로이드 안에 있는 작은 입자들에 부딪쳐서 산란이 되기 때문입니다. 오래 두어도 가라앉는 것이 없고, 불투명한 우유 역시 콜로이드의 일종입니다. 콜로이드를 이해하면 다양한 응용도 가능합니다. 콜로이드 입자의 크기나 모양, 표면의 전하와 같은 특성을 미세하게 조절하여 다양한 성질을 갖도록 만들 수 있기 때문이죠. 음식의 질감을 부드럽게 개선하거나 약품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등 실생활에도 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여러분도 새로운 콜로이드를 개발하여 놀라운 가치를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