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체육대회 현장입니다. 이어달리기 종목을 앞두고, 각 팀의 선수들이 출발선에 줄지어 서 있네요. 팀마다 다섯 명의 선수가 출전하는데, 모두 긴장한 표정입니다. 스타트 총성과 함께 첫 주자가 바통을 들고 출발합니다. 힘차게 달린 뒤, 두 번째 주자에게 바통을 넘기고, 다시 세 번째, 네 번째, 그리고 마지막 다섯 번째 주자에게 순차적으로 전달되며, 결승선을 향해 달려갑니다. 사실 우리 몸속에서도 아주 비슷한 일이 벌어집니다. 달리기는 아니지만, 신호라는 ‘바통’이 이어달리기처럼 전해지거든요. 그 주인공은 바로 뉴런(neuron)입니다. 우리의 신경계는 뉴런이라는 신경세포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뉴런은 세 가지 주요 구조로 구성되어 있지요. 핵이 있는 신경세포체, 신경세포체에서 여러 갈래로 뻗어 나와 신호를 받아들이는 가지돌기, 그리고 신경세포체에서 길게 뻗은 축삭돌기입니다. 다른 뉴런으로부터 신경 자극이 전달되면 가지돌기에서 이를 받아들이고, 신경세포체에서 신호가 통합됩니다. 이후 축삭돌기를 따라 흥분이 빠르게 이동하죠. 마치 이어달리기 주자가 바통을 들고 목표지점까지 전력질주하는 것처럼요. 이 모습이 상상되시나요? 그런데 문제는 도착 지점입니다. 열심히 달려 목표 지점에 도달했을 때, 다음 주자한테 바통을 넘겨야 하는데, 뉴런의 축삭돌기 말단에는 다음 뉴런과 직접 맞닿은 손이 없습니다. 그렇다면 바통은 어디로, 어떻게 넘어가는 걸까요? 신경의 흥분은 뉴런 안에서 이동하는 것뿐만 아니라 한 뉴런에서 다른 뉴런으로 이동하기도 합니다. 하나의 뉴런 내에서 이동하는 것을 ‘전도(conduction)’, 다른 뉴런으로 이동하는 것을 ‘전달(transmission)’이라고 하죠. 뉴런에서 뉴런으로 신호가 전달되는 연결부위를 시냅스(synapse)라고 하는데, 보통 시냅스전뉴런과 시냅스후뉴런의 세포막은 20~40 nm의 틈을 사이에 두고 연접해 있습니다. 시냅스 종류에 따라 틈이 10~50 nm 정도로 더 가깝거나 멀 수도 있어요. 이 공간을 시냅스틈(synaptic cleft)이라고 부릅니다. 그런데 이 시냅스틈 때문에 흥분 신호가 다른 뉴런에 직접 전도될 수 없죠. 여기에서 활약하는 것이 바로 신경전달물질(neurotransmitter)입니다. 신경전달물질은 뉴런의 축삭돌기 끝에 있는 시냅스소포(synaptic vesicle)라는 작은 주머니에 담겨 있습니다. 신호가 축삭돌기를 타고 시냅스전뉴런의 축삭돌기 말단에 도착하면 신경전달물질이 들어있는 시냅스소포가 축삭돌기 말단의 세포막과 융합하면서 안에 저장되어 있던 신경전달물질이 자연스럽게 시냅스틈으로 방출됩니다. 시냅스전뉴런에서 방출된 신경전달물질은 시냅스틈으로 확산되어 다음 뉴런인 시냅스후뉴런의 세포막에 있는 수용체와 결합합니다. 그러면 이제 시냅스후뉴런 세포막의 이온 통로가 열려 나트륨 이온(Na$^+$)이 세포 안으로 들어오고, 드디어 시냅스후뉴런의 내부에서 새로운 흥분의 전도가 시작됩니다. 바통이 무사히 전달된 셈이지요. 그런데 모든 신경전달물질이 흥분을 일으키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신경전달물질은 오히려 흥분을 억제해서 신호가 전달되지 않게 만들기도 합니다. 이처럼 시냅스에서 다양한 종류의 신호 전달이 가능한 이유는 신경전달물질의 종류가 다양하기 때문입니다. 신경전달물질은 작용 방식에 따라 자극성(excitatory)과 억제성(inhibitory)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아세틸콜린과 글루탐산은 대표적인 자극성 신경전달물질입니다. 아세틸콜린은 근육수축이나 심박수 조절 등 다양한 기능을 하고, 글루탐산은 학습과 기억에 중요한 역할을 하지요. 반대로 GABA(γ-aminobutyric acid)와 글라이신은 억제성 신경전달물질인데요, GABA는 학습과 발달에서, 글라이신은 척수에서 주로 억제성 신호를 전달하여 지나친 흥분을 막고 신경계를 안정시키는 등의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그 외에도 도파민, 세로토닌, 노르에피네프린, 엔도르핀, 옥시토신 등의 다양한 신경전달물질이 각자의 방식으로 우리 뇌와 신체 기능을 조절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신경전달물질들의 균형이 무너지면 우울증, 불안, 파킨슨병 같은 여러 질병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한 뉴런은 단 하나의 뉴런과만 연결되는 것이 아닙니다. 수천 개, 심지어 수만 개의 뉴런과 동시에 시냅스를 이룰 수 있죠. 시냅스는 신호를 단순히 전달하는 곳이 아니라 여러 뉴런에서 받은 정보를 비교하고 통합하여 어떻게 반응할지를 결정하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인간의 뇌에는 약 860억 개의 뉴런이 있고, 이들이 만들어내는 시냅스의 총 수는 약 100조에서 150조 개로 추정됩니다. 뉴런 하나가 평균적으로 형성하는 시냅스 수는 수백에서 수천 개 수준이지만, 대뇌 피질의 일부 뉴런은 무려 3만 개에 이르는 시냅스를 가진다고 해요. 이 이야기를 듣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도, 셀 수도 없이 많은 신호들이 뉴런과 시냅스 사이를 쉼 없이 오가고 있습니다. 우리의 생각, 감정, 움직임이 모두 이 정교한 신경 이어달리기 속에서 가능한 것이랍니다. 우리의 뇌와 신경계가 얼마나 복잡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는지 조금 실감이 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