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은 지구의 여러 권역(Spheres)에 존재합니다. 바다, 강, 호수부터 눈과 비, 지하수, 빙하까지, 그리고 심지어 우리 몸의 70%도 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순수한 물은 수소와 산소로 이루어진 분자이지만, 자연에서 발견되는 물은 다양한 물질을 녹이고 운반하면서 그 성분이 달라집니다. 그렇다면 지구의 여러 곳에 존재하는 이 물들의 구성은 모두 같을까요? 바닷물과 강물을 비교해봅시다. 바닷물에는 염화 이온과 나트륨 이온을 비롯한 여러 염(salt)이 녹아 있어 짠맛이 나며, 평균 3.5%의 염도를 보입니다. 오랜 시간 동안 잘 혼합된 바닷물을 구성하는 주요 원소들의 조성비는 일정하게 유지됩니다. 바닷물에 녹아 있는 염의 대부분은 육상의 암석이나 토양이 물에 녹아 강이나 지하수를 통해 바다로 이동해 왔거나, 해저 화산 활동으로부터 유래했습니다. 계곡이나 강에 피서를 갔던 기억을 떠올려볼까요? 바닷물의 짜고 씁쓸한 맛이 강물에서는 느껴지지 않지요. 바닷물과는 대조적으로 강물의 평균 염도는 아주 낮아서 약 0.012 % 정도입니다. 강물에는 염화 이온이나 나트륨 이온 대신 중탄산염이 가장 많이 녹아 있습니다. 이는 눈이나 비가 내릴 때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가 소량 녹아 약산성을 띤 상태로 지표면에 떨어지고, 이 약산성의 물이 지표를 흐르면서 가장 쉽게 녹일 수 있는 광물이 탄산염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과정을 화학적 풍화라고 합니다. 오래된 학교나 건물 앞의 석회암 조각상이 녹아내린 모습이 화학적 풍화의 대표적인 예입니다. 화학적 풍화 외에도, 큰 암석이 바람이나 흐르는 물, 일교차에 의해 작은 암석 조각으로 쪼개지는 물리적 풍화가 있습니다. 또한, 바위 틈새에 서식하는 이끼와 같은 생물에 의한 생물학적 풍화도 발생합니다. 이 세 가지 풍화 작용은 서로 상호작용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물리적 풍화나 생물학적 풍화로 암석이 작은 조각으로 쪼개지면 화학 반응이 일어날 수 있는 표면적이 넓어지게 됩니다. 그러면 화학적 풍화가 더욱 활발해집니다. 강물에는 이러한 세 가지 풍화 작용의 결과물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중탄산염 외에도 칼슘 이온, 규산염, 황산염 등이 존재합니다. 이들은 모두 지각을 구성하는 익숙한 성분들입니다. 이처럼 이렇게 바닷물과 강물의 성분은 서로 많이 다릅니다. 강물은 바다로 흐르는 동안 끊임없이 이동하기 때문에 용존 성분의 농도가 매우 높아지지는 않습니다. 비나 눈이 내리면 희석되고, 일부 광물은 빠르게 침전되어 제거되기도 합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강물이나 계곡의 물줄기가 결국 바다로 흘러들어감에도 불구하고 바닷물과 강물의 이렇게나 성분이 다른 이유는 무엇일까요? 첫째, 바닷물 속의 염은 강물에서만 유래한 것이 아닙니다. 해저 화산 활동과 심해 열수 분출구를 통해서도 바다에 염이 공급됩니다. 즉, 바닷물에 녹아 있는 성분들의 양과 비율은 다양한 자연 과정의 결과물이며, 강물의 유입은 그중 한 가지 요인일 뿐입니다. 바다는 지구의 다양한 물질 순환이 만들어낸 거대한 혼합물이라 할 수 있습니다. 둘째, 강물에 주로 녹아 있는 탄산 이온과 칼슘 이온은 쉽게 결합하여 탄산칼슘으로 침전되거나, 해양 생물이 체내로 흡수하여 골격이나 껍데기를 형성하는 데 사용합니다. 따라서 이들은 이온 상태로 용해된 후에도 물속에 오래 머무르지 못합니다. 반면 나트륨 이온과 염화 이온은 다른 성분들보다 훨씬 오랫동안 바다에 머무를 수 있습니다. 이처럼 바닷물과 강물이 순환하는 시간, 그리고 각 이온이 체류하는 시간이 바닷물과 강물의 성분을 결정하는 열쇠라 할 수 있겠습니다. 지금까지 살펴본 이온 성분 외에도, 바닷물과 강물의 결정적 차이를 만드는 성분들이 뭐가 더 있을까요? 강물에는 주변 토양이나 식생 조각이 유입됩니다. 이러한 물질들은 그 크기에 따라 용존 상태로, 또는 작고 가벼운 입자 상태로 물에 떠서 이동하기도 하고, 뜨기에는 무겁고 큰 입자들은 강물의 흐름에 따라 구르며 강물을 따라 이동합니다. 강 유역에 공장 지대나 농업 지역, 대도시가 있다면 인위적 오염 물질도 포함될 수 있습니다. 바닷물 역시 이러한 영향을 받지만, 특히 강물의 구성 성분은 기반암, 주변 지형, 그리고 인간 활동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렇게 서로 다른 성분을 가진 바닷물과 강물이 만나는 연안(estuary)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밀도가 다른 염수와 담수가 만나는 하구는 물리적으로 매우 역동적인 환경입니다. 이러한 지속적인 흐름은 생물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영양염, 특히 수중 생물이 성장하고 생존하는 데 필요한 필수 영양염과 용존 산소를 공급합니다. 그 결과 다양한 형태의 하구와 그 주변의 습지, 연안은 지구에서 가장 생산성이 높은 생태계 중 하나로 손꼽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