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날 야외활동을 할 때 꼭 챙겨야 하는 물건 중 하나는 바로 핫팩입니다. 핫팩의 겉포장지를 떼고 세게 흔들면 금방 후끈후끈 열이 납니다. 간편한 방법으로 따뜻한 온기를 느낄 수 있으니 정말 고마운 물건이죠. 그런데 핫팩은 대체 무엇이 들어 있길래 열이 날까요? 혹시 환경에 해로운 물건은 아닐까 걱정되나요? 뜨거운 온기를 품은 핫팩, 그 안에는 어떤 과학이 숨어 있을까요? 핫팩에는 철가루, 소금, 질석(Vermiculite), 활성탄 그리고 톱밥 등 여러 물질들이 들어 있습니다. 그 중 철가루는 핫팩에서 가장 중요한 물질입니다. 철가루가 없으면 핫팩은 전혀 열을 낼 수 없습니다. 철이 녹슨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철이 공기 중의 산소와 반응하여 붉은색의 산화철로 변하는 산화과정이 일어나는 것인데 이 때 열도 함께 발생합니다. 일반적인 공기 중에서는 철의 산화속도가 매우 느리기 때문에 발생하는 열을 느끼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핫팩 안에서는 철가루의 산화가 매우 빠르게 일어날 수 있고 강한 열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핫팩 안에서는 철이 빠르게 산화될 수 있는 걸까요? 혹시 바닷가에 사는 사람들의 자동차가 더 잘 녹슨다는 사실을 알고 계신가요? 바닷가는 사실 소금과 물이 풍부하기 때문에 철이 빠르게 녹슬 수밖에 없는 환경입니다. 소금은 물에 녹아 전류가 잘 흐르도록 만드는 전해질 역할을 합니다. 철은 전류가 잘 흐르는 물 속에서 활성화되어 매우 빠르게 산화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핫팩에는 소금이 들어갑니다. 핫팩에 소금은 있는데, 그러면 물은 대체 어디에 있을까요? 물은 바로 질석이라는 광물에 숨어 있습니다. 질석은 겹겹이 쌓인 층 사이에 물을 머금고 있습니다. 이처럼 질석은 물을 많이 함유할 수 있어서 건조한 토양에 물을 공급해주는 등 농업에도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핫팩에 넣은 소금과 질석에 들어있는 물이 만나 소금물은 만들어졌습니다. 철가루도 있으니 이제 마지막으로 필요한 것은 바로 반응에 필요한 산소입니다. 핫팩 포장을 뜯지 않으면 당연히 산소가 철에 공급이 안됩니다. 핫팩을 따뜻하게 만들려면 포장지를 뜯고 핫팩을 신나게 흔들어야 하죠. 그러나 그냥 흔들기만 하는 것으로는 충분한 산소가 공급되지 못합니다. 철가루가 서로 엉기면서 안쪽에 파묻힌 철가루에는 산소가 잘 공급되지 못할 수 있는 것이죠. 이런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서 핫팩에는 활성탄이 들어갑니다. 활성탄은 질량에 비해 표면적이 매우 큰 물질로 산소를 많이 흡착시킬 수 있습니다. 이렇게 활성탄은 공기 중의 산소를 붙잡아서 원활하게 철가루에 공급시켜 산화를 촉진시킵니다. 그런데 핫팩이 지나치게 뜨거우면 안되겠죠? 철가루가 너무 빠르게 산화되면 열이 많이 발생해서 화상을 입을 수도 있습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핫팩에 톱밥을 넣습니다. 톱밥은 단열재 역할을 하며 철가루에서 나는 열을 우리 몸이 견딜 수 있을 만큼의 적당한 열로 전달해 주는 역할을 합니다. 또 질석도 톱밥과 비슷하게 단열재로 작용할 수 있어서 핫팩이 적당한 온도를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이렇게 보니 핫팩 안은 마치 작은 화학 실험실 같습니다. 철가루, 소금, 질석, 활성탄, 톱밥이 각자 제 역할을 하며 적당하게 따뜻한 온기를 만들어 냅니다. 핫팩에 쓰이는 어떤 물질도 환경에 악영향을 주는 것은 없습니다. 그러나 다 쓴 핫팩에는 재활용을 할 수 있는 물질이 남아있지 않습니다. 따라서 쓰레기 봉투에 담아 버리면 됩니다. 열을 발생시키는 핫팩의 구성요소와 원리를 알게 되었으니 이제 안심하고 사용하면 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