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0년대, 하늘에서 오는 전파가 우연히 발견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우주에 매우 강한 전파를 방출하는 천체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하늘 곳곳에서 여러 개의 천체가 발견되었는데, 바로 백조자리에이(Cygnus A), 황소자리에이(Taurus A), 카시오페이아에이(Cassiopeia A)와 같이 이름에 A가 붙은 천체들입니다. 당시 이들 천체는 전파에서는 매우 밝게 나타나지만, 가시광에서는 보이지 않는 특별한 별로 여겨져 ‘전파별’이라고 불렀습니다. 전파별은 어떤 천체일까요? 우주에서 도달하는 미약한 전파를 수신하는 기기를 전파망원경이라고 합니다. 1940년대 당시 전파망원경은 성능이 원시적이어서 전파별의 크기나 위치를 정확히 확인하기 어려웠습니다. 천체의 이름이 단순히 ‘백조자리의 제일 밝은 천체’를 뜻하는 백조자리에이와 같이 정해진 이유도 그러한 이유입니다. 하지만 천문학자들은 지구의 바다를 전파망원경의 일부로 활용하는 획기적인 기술을 개발하여, 전파별의 위치를 보름달보다 작은 영역으로 한정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1949년, 황소자리에이가 ‘게성운’과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게성운은 초신성 폭발의 잔해로, 초속 수천 킬로미터로 팽창하고 있는 천체입니다. 전파별이 실제 별이 아니라 격렬한 변화를 겪는 고에너지 천체와 관련 있는 현상이라는 사실이 확인된 것입니다. 게성운에서는 왜 강한 전파가 방출될까요? 전파는 전자기파의 일종으로서 하전 입자, 즉 전자나 양성자와 같이 전기를 띤 입자들이 가속될 때 방출됩니다. 예를 들어 전자가 직선을 따라 진동하거나, 혹은 원운동을 할 경우 전자기파가 사방으로 퍼져나갑니다. 가속 운동으로 전자의 전기장 방향이 바뀌면서 진동하는 전기장과 자기장으로 이루어진 전자기파가 발생하는 것입니다. 멀리 있는 관측자에게는 이런 전자기파가 특정 파장의 빛으로 전달되며, 파장이 길 경우 전파로 관측됩니다. 게성운에서 방출되는 강한 전파는 원운동을 하는 고에너지 전자들의 싱크로트론 복사에 의한 것입니다. ‘싱크로트론 복사’라는 용어는 입자 가속기에서 유래했습니다. 싱크로트론 가속기는 하전 입자를 원형 궤도를 따라 가속해 고에너지 입자를 만드는 장치입니다. 1940년대 말, 입자를 가속하는 과정에서 빛이 방출되는 현상을 발견하였고, 이후 ‘싱크로트론 복사’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싱크로트론 복사의 주요 특징 중의 하나는 빛이 입자의 운동 방향으로 강하게 방출된다는 것입니다. 즉, 입자가 다가오는 방향에 위치한 관측자는 강한 빛을 관측하며, 입자가 멀어지는 방향에 위치한 관측자는 상대적으로 약한 빛을 관측하게 됩니다. 이런 현상을 상대론적 분사출(relativistic beaming)이라고 합니다. 광속에 가까운 속도로 이동하는 고에너지 입자의 경우, 이러한 상대론적 분사출 효과가 매우 커서 빛은 매우 좁은 각도로 제한되어 입자의 운동 방향으로 방출됩니다. 게성운에서 방출되는 강한 전파의 기원에 대해서 최초로 올바른 설명을 제시한 사람은 소련의 천체물리학자 이오시프 슈클로브스키(Iosif Shklovsky)입니다. 슈클로브스키는 1953년 발표한 논문에서 게성운에서 관측되는 전파와 가시광이 동일한 메커니즘에 의해서 방출되었을 가능성을 제안했습니다. 그 경우, 지상의 입자가속기에서 관측된 싱크로트론 복사로 설명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즉, 게성운에 자기장이 존재한다면, 그곳의 고에너지 전자들이 자기장에 의한 힘을 받아서 나선형 궤도를 그리며 싱크로트론 복사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또한 고에너지 전자의 에너지가 낮은 에너지부터 높은 에너지까지 폭넓게 분포할 경우 전파에서 가시광에 이르는 넓은 파장 범위에 걸쳐 빛이 방출될 수 있다는 점을 계산을 통해 보여주었습니다. 그리고 이 이론적 예측은 이후 관측을 통해 확인되었습니다. 슈클로브스키의 직관과 통찰이 ‘전파별’이라고 불리던 새로운 천문 현상의 본질을 밝혀낸 것이지요. 게성운의 고에너지 입자들을 생성하는 가속기는 게성운의 중심부에 있는 펄서(pulsar)입니다. 펄서는 질량이 큰 별이 초신성으로 폭발하는 과정에서 별의 중심 부분이 수축해서 생긴 고밀도의 별입니다. 매우 빠르게 회전하며 강력한 자기장을 가지고 있습니다. 게성운 중심부의 펄서는 1초에 30번이라는 엄청난 속도로 회전하고 있습니다. 이런 펄서는 주변의 하전 입자들을 가속해 고에너지 전자를 생성합니다. 그 전자들이 주위로 퍼져 나가 성운을 형성하고 싱크로트론 복사를 통해 강한 전파를 방출하는 것입니다. 현대 천문학의 발전에 따라, 이름에 A가 붙은 천체 이외에도 우주의 수많은 천체가 싱크로트론 복사로 전파를 방출한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특히, 펄서, 초신성 잔해, 활동성 은하, 퀘이사(quasar)와 같이 격변적이고 극한의 환경을 가진 천체에서 싱크로트론 복사에 의한 강한 전파가 관측됩니다. 이들 천체에서 생성된 고에너지 입자들은 우주로 퍼져나가며, 일부 입자는 지구에 우주선 입자로 도달하기도 합니다. 초고에너지 우주선 입자의 에너지는 지상의 입자 가속기가 생성할 수 있는 입자의 에너지 수준을 훨씬 뛰어넘습니다. 따라서 강한 전파를 방출하는 이러한 천체들은 ‘우주의 입자 가속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파별의 사례는 우리가 왜 가시광뿐만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전파, 적외선, 엑스선, 감마선 등 모든 파장의 빛을 활용하여 우주를 연구해야 하는지를 잘 보여줍니다. 우주에는 밤하늘에서 맨눈으로는 볼 수 없는 수많은 흥미로운 천체가 존재합니다. 대형 광학 망원경으로 관측해도 특별한 점이 없어 보이지만 다른 파장의 빛으로 관측하면 전혀 다른, 놀라운 모습을 하고 있는 천체가 발견되기도 합니다. 이러한 특이한 천체의 본질을 탐구하다 보면 완전히 새로운 천문 현상을 발견하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발견은 우리의 우주에 관한 이해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