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하늘에 뜬 달과 붉은 빛을 띄는 화성은 우리가 사는 지구와 매우 다른 환경을 가지고 있습니다. 대기, 중력, 온도, 지질학적 활동 등 여러 면에서 큰 차이가 있죠. 그런데 달이나 화성에도 지진과 같은 진동 현상이 일어납니다. 달에서 발생하는 지진을 월진, 화성에서 발생하는 지진을 화진이라고 하죠. 지진을 통해 지구 내부 구조를 파악할 수 있는 것처럼, 월진과 화진 역시 달과 화성의 내부 구조를 알 수 있는 중요한 정보를 제공합니다. 이 월진과 화진은 어떻게 처음 발견됐고, 왜 일어나는 걸까요? 1969년부터 1972년까지,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주도로 달 탐사를 위한 아폴로 미션이 수차례 진행됐습니다. 그중 달 착륙선 아폴로 12, 14, 15, 16호의 착륙 지점에 설치된 4개의 지진계에 월진이 다수 기록됐습니다. 얕은 깊이에서 발생한 월진은 28번 관측됐죠. 이 지진계들은 연속적이지 않지만 1969년부터 1977년까지 작동했고, 기록된 자료들은 최신 지진파 분석 기법으로 다시 분석된 후 2019년에 발표됐습니다. 얕은 월진의 위치를 분석해 보니, 달 표면에 보이는 단층 근처에 8개의 월진이 위치함을 발견했습니다. 이 단층과 월진들은 서로 약 30 km 이내의 거리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를 통해 얕은 월진이 소행성이나 운석 충돌과는 무관하게 단층 운동에 의해 발생했다는 것을 추정할 수 있었습니다. NASA의 달 정찰 궤도선(LRO)이 2019년부터 촬영한 영상을 통해 달 표면에 3500개 이상의 단층이 존재하는 게 확인됐습니다. 대부분의 단층은 역단층으로, 달 표면의 온도 변화로 수축이 일어나 만들어진 구조로 추정됩니다. 월진이 일어난 곳에서도 단층으로 보이는 지질 구조를 찾았고, 그 주변에 표층이 움직인 흔적도 발견했습니다. 풍화가 덜된 것으로 보아, 비교적 최근에 일어난 지질 활동이라고 추측됩니다. 1960년대 아폴로 달 탐사 미션의 성공은 1970년대 화성 바이킹 탐사 미션으로 이어집니다. 두 번의 탐사 미션을 수행했지만, 두 번째 탐사에서 한 번의 진동만이 기록됐습니다. 그로부터 약 40년 후인 2018년, 화성 지질 탐사를 목적으로 한 인사이트(Interior Exploration using Seismic Investigations, Geodesy and Heat Transport, InSight) 미션이 진행됩니다. 인사이트호가 착륙한 곳은 화성 적도 부근의 엘리시움 평원입니다. 인사이트호는 바퀴로 이동하면서 임무를 수행하는 ‘로버(rover)’가 아닌 고정돼 있는 ‘랜더(lander)’이기 때문에 충분한 태양열 공급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화성에서 가장 평평한 곳 중 하나인 엘리시움 평원에 착륙한 것입니다. 인사이트 미션에선 1대의 지진계를 설치했습니다. 이 지진계는 2018년 11월부터 2019년 7월까지 174개의 화진 신호를 발견했습니다. 평균적으로 이틀에 한 번 이상 화진이 발생한 것이죠. 신호 분석 결과, 24회의 저주파수 대역의 화진이 인사이트호와 멀리 떨어진 곳에서 발생했고, 규모는 약 3~4 정도였습니다. 나머지 150회의 화진은 고주파수 대역의 신호로, 인사이트호와 가까운 위치에서 발생했습니다. 이들의 규모는 비교적 작고, 깊이는 얕습니다. 관측된 지진 중 가장 큰 화진의 규모는 4.7입니다. 이를 포함한 큰 규모의 화진은 대부분 케르베루스 포사이에서 일어났습니다. 이 지역은 수백만 년 내 용암이 흘렀던 지역으로 추정됩니다. 이 지역에서 화진이 일어났다는 건, 화성이 지질학적으로 활발하다는 근거가 됩니다. 이렇게 두 미션은 달과 화성의 내부 구조를 파악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이를 통해 지구의 먼 과거나 미래를 추측할 수 있는 기반도 마련했죠. 아폴로 미션의 성공으로 지구가 아닌 천체에서도 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게 밝혀졌습니다. 인사이트 미션의 연이은 성공은 화성 지진학이라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고, 인류가 화성에서 살 수 있는 가능성을 본격적으로 탐색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이 업적들은 앞으로의 연구에 있어서도 중요한 토대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