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가스(laughing gas)를 아시나요? 이 가스를 마시면 웃음이 나오기 때문에 붙은 말입니다. 오래전부터 의료계에서 진통, 진정 용도로 사용해왔는데 수년 전 미국과 영국 청년층을 중심으로 이 웃음가스 남용이 사회문제로 대두되면서 사용 금지가 된 곳도 있습니다. 웃음가스는 ‘아산화질소’ 또는 ‘산화이질소’라고 부르는 가스인데요. 화학식은 질소 두개와 산소 하나로 된 $\text{N}_2\text{O}$입니다. 카페에서 휘핑크림을 만들거나 경기용 자동차의 부스터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문제는 이 가스가 중요한 온실가스 중의 하나라는 것입니다. 대기 중 아산화질소의 농도는 매년 증가하고 있는데요. 전체 농도만 보면 이산화탄소의 1000 분의 1 수준으로 매우 양이 적습니다. 그런데 기여도를 따져보면 매우 강력합니다. 이산화탄소와 비교해보면 같은 질량당 약 300배나 큰 영향력을 떨치죠. 게다가 이 웃음가스는 성층권에 있는 오존층 파괴에 직접 관여합니다. 여러분이 잘 아시다시피 성층권의 오존은 태양에서 오는 자외선의 일부를 차단해서 지상의 생명체가 안전하게 살 수 있도록 합니다. 스프레이나 냉매의 주원료였던 염화불화탄소(CFC) 화합물이 성층권의 오존층을 파괴한다고 알려지면서, 국제사회는 1987년도에 몬트리올 의정서를 채택하고 규제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 이후, 실제로 대기 중 염화불화탄소 화합물의 농도는 서서히 감소하고, 남극 상공에 있던 오존홀도 조금씩 회복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웃음가스, 아산화질소의 양이 증가한 것입니다. 실제로 많은 과학자들이 남극 오존홀의 파괴 원인의 1등 악당으로 이 웃음가스를 지목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공기 중에 웃음가스 농도가 증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러한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공기 중의 웃음가스를 오랜 기간 동안 관찰해야 합니다. 과학자들은 1970년대 말부터 이 웃음가스를 비교적 정확하게 연속적으로 측정하기 시작했는데요. 그 이전의 자료는 어떻게 구할 수 있을까요? 한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과학자들은 남극과 그린란드 빙하를 수직으로 뚫어서 빙하에 포집된 과거 공기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빙하 상부에 50~100미터 두께의 눈송이 층이 있는데, 이 눈송이층의 눈 알갱이 사이에는 과거 50~100년 전의 공기가 잘 보존되어 있습니다 . 이러한 공기를 특수제작한 장비를 활용하여 뽑아 낸다면, 직접 과거의 대기 성분을 분석할 수 있게 됩니다. 실제로 제가 속한 서울대학교 지구환경과학부 연구팀은 한국해양 과학기술원 부속 극지연구소(KOPRI) 극지고환경연구부 팀과 함께, 2014년도 12월에 남극 스틱스(Styx) 빙하 상부의 눈송이층 사이의 공기를 포집하여 분석한 바 있습니다. 농도만 측정한 것이 아니라, 아산화질소를 이루는 질소와 산소의 동위원소 즉, 같은 원소지만 질량이 다른 것을 분석하여, 그 기원이 인간 활동에 의한 것임을 밝혀냈습니다. 현재 생산되는 아산화질소의 약 40 %가 인위적 원인으로 생겨난 것이었죠. 그렇다면 어떠한 인간 활동이 아산화질소의 농도를 증가시켰을까요? 가장 중요한 원인은 농업입니다. 질소 비료의 사용과 축산 과정에서 나오는 분뇨가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면서 아산화질소가 방출되기 때문입니다. 질소 비료 사용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원래 식물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질소가 필요한데요. 사실 질소는 공기 중에 매우 많은 양이 존재합니다. 하지만 두 개의 질소 원자가 붙어 있는 $\text{N}_2$ 기체의 형태인 질소 분자는 식물에 직접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두 개의 질소 원자가 매우 강력한 삼중 결합으로 붙어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비교적 분해가 쉬운 형태의 질소가 식물에게 필요한데요. 이를테면 주로 암모늄 또는 질산같은 형태여야 합니다. 이런 이유로, 합성된 질소비료가 탄생하게 되었는데, 하버-보슈법(Haber-Bosch process)이라는 공업적 생산 방식이 개발되었기 때문에 대량 생산이 가능해졌습니다. 이 공정 과정은 질소와 수소를 합성시켜, 암모니아를 만들고, 이 암모니아를 여러 형태의 비료에 넣습니다. 이 하버-보슈법의 개발로 식량 생산이 급격히 증가하여 인구 증가로 인한 식량 부족 문제가 해결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 질소비료 사용량은 1970년대 이후 급격히 증가했고, 이때부터 급격히 대기 중에 아산화질소 농도가 증가했다는 것을 빙하연구로 밝혀냈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1930~1970년도에 증가율이 조금 낮아졌다는 점입니다.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전 지구적인 기온 하강과 연관이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여기서 아산화질소가 온실가스로서 기후에 영향을 주기도 하지만, 반대로 기후에 영향을 받는다는 피드백 과정을 추론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웃음가스는 우리의 일상과 환경에 깊이 연관된 복잡한 물질입니다. 이산화탄소, 메탄 다음의 주요 온실가스로 주목받고 있죠.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인구를 먹여 살릴 식량 생산과도 밀접한 문제입니다. 실제로 이 아산화질소를 감소시키기 위한 질산화억제제 사용도 강조되고 있죠. 앞으로도 우리는 이 가스가 전 지구적 환경에 끼치는 영향을 더 깊이 이해하고, 지속 가능한 농업 방식을 모색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