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이라는 말 들어본 적 있나요? 탄소중립은 온실가스의 배출량과 흡수량을 맞춰 순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것을 말합니다. 그런데 이상하죠? 왜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의 중립이 아니라 탄소의 중립을 외치는 것일까요? 탄소라는 원소는 여러 곳에서 자신의 모습을 변화시킵니다. 공기 중에서는 대부분 이산화탄소의 형태로 존재하죠. 이산화탄소는 식물의 광합성에 의해 흡수돼 식물의 몸을 이루는 성분이 되기도 합니다. 그 식물을 먹는 동물의 몸을 이루는 성분이 되기도 하죠. 이 경우 탄소는 수소 및 산소와 결합된 형태로 존재하는데, 이를 통칭해 유기물이라 부릅니다. 식물이나 동물이 죽으면 사체의 일부는 분해되고 일부는 토양의 구성 성분이 돼 좀 더 오랜 시간이 지난 후 분해됩니다. 식물이나 동물의 사체, 즉 유기물은 주로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는데요. 이 과정에서 가스가 발생합니다. 주로 이산화탄소가 발생하죠. 메테인이 발생하기도 하지만 메테인은 약 10년 정도가 지나면 결국 산소와 결합해 이산화탄소가 됩니다. 한편 이산화탄소는 물에 녹기도 합니다. 물에 녹은 상태에서는 중탄산이온, 탄산이온과 같이 주로 이온 상태로 존재하죠. 물에 녹아 있던 중탄산이온, 탄산이온이 대기로 방출될 때에는 다시 이산화탄소 형태로 방출됩니다. 정리해 보면, 탄소는 대기, 식물, 동물, 토양, 해양, 암석 등 자연 내에서 생화학적 이동이 가능합니다. 이를 탄소순환이라 하는데요. 이 과정에서 발생되는 물질의 형태는 모두 다를지언정 그 안에 탄소가 포함돼 있다는 것은 변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지구상에서 탄소가 가장 많은 곳은 어디일까요? 대기? 바다? 토양? 정답은 바로 암석입니다. 우리가 잘 아는 석회암의 주요 성분은 바로 방해석인데요. 대기 중에 있는 탄소의 양을 1이라 가정하면 방해석이 가진 탄소의 양은 약 80,000입니다. 다음으로 탄소가 많은 곳은 바다로 약 50 정도 양의 탄소가 녹아 있죠. 얕은 토양은 3~5, 식물은 대기와 비슷한 양의 탄소를 갖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대기 중에 존재하는 탄소는 그 양이 상대적으로 매우 적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바다에 녹아 있던 탄소 중 1 %만 대기로 이동해도 대기 중의 탄소량은 50 %나 증가하게 되죠. 이는 온실가스가 50 %나 늘어난다는 의미입니다. 이것이 바로 이산화탄소의 중립이 아닌 탄소의 중립을 외치는 이유이죠. 인류는 석탄, 석유 등과 같은 화석연료를 사용하며 대기 중으로 많은 양의 탄소를 배출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 농도는 매년 약 0.7 %씩 증가하고 있죠. 그런데 과학자들이 연구해보니 실제 배출되는 탄소 중 50 %는 대기가 아닌 다른 곳으로 사라졌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사라진 탄소의 반 정도는 바다로 녹아 들어갔고, 나머지 반은 식물의 광합성에 사용돼 유기물 형태로 바뀌었죠. 바다와 육상식물이 지구온난화 증가를 누그러뜨리는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앞서 말했듯 대기 중 이산화탄소의 농도 증가는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인간 활동에 의한 탄소 배출이 워낙 많기 때문이죠. 과학자들은 인간 활동에 의해 배출된 탄소가 자연적으로 흡수되는 비율이 줄어들고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배출량이 많아질수록 자연적인 회복력이 약화된다는 것이죠. 또한 과학자들은 지구 온난화가 더욱 가속될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기온이 높아지면 극지방이나 고산지대의 동토 중 녹는 곳이 분명 발생할 텐데요. 그 안에 잠들어 있던 미생물들의 활동 과정에서 많은 탄소가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탄소중립의 달성과 동시에 모든 기후위기 문제가 바로 해결될까요? 안타깝게도 그렇지는 않습니다. 이미 배출된 탄소가 오랜 시간 동안 대기 중에 머물기 때문이죠. 더 이상 탄소가 배출되지 않는다 해도 이산화탄소 농도는 천천히 줄어들 것입니다. 또한 이미 데워진 바다, 암석, 토양의 온도로 인해 기온 역시 빠르게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예측되죠. 그렇다고 계속해서 무턱대고 탄소를 배출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약 80년 뒤인 2100년에는 평균 기온이 현재보다 최소 2~4℃는 높아질 것으로 예측됩니다. 이로 인한 해수면 상승과 생물 멸종의 정도는 훨씬 심각할 것이고요. 하루라도 탄소배출을 줄여야 하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