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는 지구를 벗어나 살 수 있을까요? SF영화처럼 미래에는 다른 행성에서 살 수 있을까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점차 현실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공기도 없고 척박한 지구 밖 우주에서 인간이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까요? 달에서 발견된 용암동굴이 그 해답이 될 수 있습니다. 2009년 일본의 달 탐사선 카구야(Kaguya)는 달 표면에서 이상하게 생긴 크레이터를 발견했습니다. 이 크레이터는 다른 크레이터와 달리 분지 모양이 아니었습니다. 싱크홀처럼 평평한 표면에서 수직으로 떨어지는 형태였지요. 달 연구자들은 이 크레이터가 용암 활동으로 생긴 용암동굴의 입구라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미국 항공우주국(NASA)는 인류의 달 거주지 후보로 이 동굴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왜 용암동굴이 주목을 받고 있는 걸까요? 달 표면에서 살기 위해서는 크게 세 가지 문제를 극복해야 합니다. 첫 번째는 우주 방사선입니다. 지구는 지자기장이라고 불리는 거대한 자기장에 의해 태양에서 오는 우주 방사선으로부터 보호받습니다. 덕분에 지상의 생물이 방사선 피폭을 당하지 않고 살 수 있습니다. 지자기장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우주 공간에서는 방사선에 그대로 노출되지요. 그래서 국제우주정거장(ISS)에는 우주인을 보호하기 위해 다양한 차폐 시설을 마련해 놓았으며, 항시 방사선 노출 정도를 모니터링하고 있습니다. 자기장과 대기가 미약한 달에서도 인간이 장기간 거주하려면 우주 방사선에 대한 대책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두 번째는 극심한 온도 변화입니다. 달 표면의 온도는 낮에 섭씨 120도까지 올랐다가 밤에는 섭씨 영하 170도까지 떨어집니다. 달의 하루가 29.5일로 길고 대기가 없어 태양에서 받는 에너지를 골고루 분산시킬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큰 온도 변화는 인간의 생명 유지에 필요한 다양한 장치의 고장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인간의 거주를 위해 우주의 극심한 온도 변화는 반드시 극복해야 할 과제입니다. 마지막으로, 운석 충돌입니다. 지구의 밤하늘을 바라보고 있으면 종종 별똥별을 볼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밤하늘을 길게 가로지르는 아름다운 현상에 소원을 빌기도 합니다. 매우 낭만적인 모습이지요. 하지만 우주에서는 운석이 치명적인 재해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지구에서는 운석이 대기를 통과할 때 생기는 막대한 마찰열에 의해 대부분 타버립니다. 표면에 도달하는 운석은 극히 드물지요. 하지만 대기가 없는 달에서는 1마이크로미터보다 작은 운석도 표면에 그대로 충돌합니다. 1센티미터보다 작은 운석은 하루에도 수천 회 이상 충돌하며, 10센티미터 이하의 운석은 1년에 10회 이상 충돌합니다. 이보다 큰 운석은 수천 년에 한 번 꼴로 충돌하지만, 언제 어디에 떨어질지 예측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달의 용암동굴은 우주 방사선, 극심한 온도 변화, 그리고 운석 충돌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자연의 피난처입니다. 우주 방사선은 두꺼운 달 토양을 통과하지 못해 동굴 속에서 생활하면 자연스럽게 우주 방사선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습니다. 또, 용암동굴은 용암이 굳으며 만들어진 단단한 암석으로 둘러싸여 있습니다. 달에 충돌하는 운석으로부터 인간을 보호해줄 수 있지요. 용암동굴 내부는 외부 온도 변화에도 덜 민감합니다. 표면의 극심한 온도 변화에도 불구하고 내부 온도는 일정하게 섭씨 15~20도를 유지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는 에너지 효율적이면서도 생존에 적합한 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뿐만 아니라 달의 용암동굴은 인류에게 중요한 자원을 제공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동굴 내부에는 과거 화산 활동의 흔적으로 생긴 물질이 남아있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물은 산소와 수소로 분해해 호흡과 로켓 연료에 사용할 수 있습니다. 만약 물이나 얼음을 찾을 수 있다면, 달의 자원을 이용한 생존이 현실화될 수도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달의 용암동굴은 인류가 달에 안전하게 거주할 수 있는 중요한 거점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앞으로 달의 동굴을 탐사하고 연구하는 프로젝트는 점점 더 많아질 전망입니다. 먼 옛날 우리 조상이 동굴 속에서 생활했듯이 가까운 미래에 우주로 진출한 인류도 달의 동굴에서 새롭게 시작할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