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속한 은하의 이름은 ‘우리은하’입니다. 고급 관측 기술로 점차 늘어나고 있는, 관측 가능한 약 2조 개의 은하 중 하나죠. 그런데 사실 우리은하는 은하를 연구하는 천문학자들이 가장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은하입니다. 수천만, 수억 광년 떨어진 먼 은하보다 오히려 우리가 살고 있는 우리은하에 관해 더 많이 모르죠. 의외지만 사실입니다. 그건 우리가 우리은하 안에 갇혀 있기 때문입니다. 천문학자들은 지구와 별 사이의 거리를 측정하면서 우리은하의 모습이 납작한 원반 모양임을 밝혀냈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시점에서는 은하가 밤하늘을 가로지르는 긴 띠 모양으로만 보입니다. 우리가 은하 내부에 갇혀 있어 그 단면만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은하의 별은 은하 한가운데를 중심으로 일제히 한쪽 방향으로 돌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볼 때 태양보다 은하 중심에 가까운 별은 태양을 앞질러 가고, 바깥쪽의 별은 뒤쳐지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 결과 태양계에서 이런 별들을 바라보면, 마치 태양을 중심으로 조금씩 돌고 있는 것처럼 보이게 됩니다. 이러한 겉보기 움직임과 실제 움직임 사이에 발생한 미묘한 차이는 천문학자들이 은하의 구조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별들의 이런 움직임은 우리은하가 납작한 원반 모양인 근본적인 이유입니다. 만약 우리은하 원반이 마치 하나의 단단한 접시처럼 돌고 있다고 생각해봅시다. 이 경우, 별은 은하 안쪽에 있든 바깥쪽에 있든, 우리은하 한가운데를 중심으로 모든 별이, 같은 시간 동안 같은 각도만큼 돌게 됩니다. 이런 회전을 단단한 물체가 회전하는 것과 같다고 해서 강체 회전이라고 합니다. 강체 회전에서는 은하의 모든 별이 한가운데를 중심으로 같은 각속도로 움직이므로 항상 같은 위치에 있어야 하죠. 예를 들어, 접시 위에 밥풀 두 개가 붙어 있다면, 접시가 회전해도 두 밥풀의 거리는 변하지 않습니다. 두 밥풀이 별이라면 이 별들은 서로 속도 변화를 느낄 수 없죠. 하지만 우리가 보는 별들의 속도는 다릅니다. 태양보다 안쪽 궤도를 도는 별은 태양보다 살짝 더 빨라 보입니다. 반대로 태양보다 바깥 궤도를 도는 별들은 태양보다 살짝 느려 보이죠. 실제로 우리은하 안쪽과 바깥쪽은 별의 회전 속도가 조금씩 다릅니다. 은하 중심에 가까울수록 별은 더 빠르게 회전합니다. 은하 외곽으로 갈수록 느리게 회전하고요. 사실 이것은 아주 간단하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결국 우리은하 원반 위를 회전하는 별도 각 별을 붙잡고 있는 은하 전체의 중력의 지배를 받습니다. 중력은 그 힘을 주고받는 두 물체 사이의 거리가 길어지면 그 거리 제곱에 반비례해서 아주 빠르게 약해지는 힘입니다. 거리가 두 배 멀어지면 힘은 네 배 약해지고, 거리가 세 배 멀어지면 힘은 아홉 배 약해지죠. 우리은하 중심과 가까울수록 아주 강한 중력으로 붙잡히게 되고 빠른 속도로 궤도를 돌게 되는 것입니다. 이처럼 안쪽과 바깥쪽이 서로 다른 각도로 회전하는 것을 차등 회전(Differential rotation)이라고 하는데요. 마치 안팎이 조금씩 서로 다른 속도로 어긋나면서 회전하는 태풍과 비슷합니다. 우리은하가 회전하는 원리는 피겨스케이팅 선수의 회전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팔을 벌리고 회전하던 피겨스케이팅 선수가 팔을 안으로 오므리면 회전 속도가 빨라지는데요. 이는 각운동량 보존 때문입니다. 회전하는 모든 물체는 각운동량을 가지며, 물체의 질량이 클수록, 회전 속도가 빠를수록, 회전 반경이 길수록 각운동량이 커집니다. 각운동량은 항상 보존되므로, 회전 반경이 줄어들면 회전 속도가 빨라지면서 전체 각운동량이 유지됩니다. 우주에서 별이나 은하가 만들어지는 과정도 마찬가지입니다. 맨 처음 우주 공간에 있는 가스 구름은 천천히 한 쪽 방향으로 회전하는 성분을 갖고 있습니다. 자체 중력으로 가스 구름의 크기가 작아지면 회전 반경이 짧아집니다. 그 결과 회전 속도가 빨라집니다. 빠르게 회전하는 가스구름에서는 중력과 원심력이 균형을 이루며, 둥글게 퍼져 있던 가스 구름은 점차 납작한 원반 모양으로 변합니다. 이는 둥글게 뭉쳐 있던 밀가루 반죽을 빠르게 돌리면 피자 도우처럼 납작해지는 것과 비슷합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나선 은하는 납작한 원반 모양을 이루게 되죠. 이런 사실을 알고 나니 갑자기 아름다운 은하수 너머로 우리를 끌어당기는 거대한 중력이 느껴지지 않나요? 태양계 안팎을 다른 속도로 도는 별들 사이에서 우리 또한 작은 점에 불과할 것입니다. 비록 우리가 우리은하라는 거대한 숲에 갇혀 있지만, 은하수 너머를 인지할 수 있다는 점이 경이롭지 않은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