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쿠버 다이빙을 해 본 적이 있나요? 바닷속으로 들어가면 열대어나 거북이 같은 해양 생물들과 형형색색의 산호초가 살아 숨쉬는 다채로운 세계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더 깊이 내려가면 짙은 갈색의 해저 바닥을 볼 수 있는데요. 이 해저 바닥에는 모래와 자갈뿐만 아니라 다양한 퇴적물들이 쌓여 있습니다. 이 퇴적물에는 어떤 것들이 있고, 이 퇴적물은 어디에서 어떻게 왔을까요? 해저 퇴적물은 기원에 따라 암석 기원 퇴적물, 생물 기원 퇴적물, 수성 기원 퇴적물, 우주 기원 퇴적물 네 가지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 암석 기원 퇴적물은 암석이 침식돼 만들어지는 퇴적물입니다. 주로 육지의 암석이 침식돼 강이나 빙하를 통해 바다로 유입되기 때문에 육상 기원 퇴적물이라고도 부릅니다. 대부분의 암석성 퇴적물은 대륙의 가장자리를 따라 쌓입니다. 이 퇴적물은 얼마나 먼 바다까지 이동할 수 있을까요? 이는 입자의 크기에 따라 결정됩니다. 계곡과 강의 자갈과 해변의 모래사장, 그리고 좀 더 깊은 바다의 진흙을 떠올려 보세요. 입자들은 강물에 녹거나 물 위에 둥둥 뜨거나 물살에 휩쓸려 이동합니다. 따라서 보통 입자의 크기가 작을수록 강이나 파도, 해류에 의해 운반되기가 더 쉽답니다. 하지만 가끔, 얼음이 있는 남극이나 북극에서는 이런 기준이 통하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얼음이 형성될 때 주변에 있던 퇴적물들은 얼음 속에 포함되거나 얼음의 표면에 달라붙습니다. 이 퇴적물들은 얼음과 함께 이동하다가 얼음이 녹으면 그 자리에 쌓이게 됩니다. 그래서 극지방에서는 초콜릿 청크 쿠키처럼 점토 안에 큰 자갈이 박혀 있는 퇴적물을 종종 발견할 수 있답니다. 한편, 아주 작은 암석성 퇴적물이나 화산재 등은 해류나 바람을 타고 먼 바다까지 운반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런 입자들은 아주 작고 가벼워서 매우 천천히 가라앉습니다. 이런 미세한 크기의 입자들은 다른 물질이 거의 쌓이지 않는 심해 분지에 쌓이면서 심해 점토를 형성합니다. 두 번째, 생물 기원 퇴적물은 한때 살아 있었던 생물의 골격 잔해로 만들어진 퇴적물입니다. 산호의 조각이나 조개와 달팽이의 껍데기, 해삼의 가시, 상어 이빨 같은 것들이 해당됩니다. 이런 생물성 퇴적물은 바다 표층에 살고 있던 생물의 잔해가 쌓이는 것이기 때문에 생물 활동이 활발한 곳에서 풍부하게 발견됩니다. 대표적으로는 연니(ooze)가 있습니다. 연니는 작은 플랑크톤과 같은 미세 조류의 석회질, 규산질의 골격이나 껍데기가 전체 퇴적물의 30 % 이상을 차지합니다. 나머지는 점토광물로 구성돼 있습니다. 연니에는 석회질 연니(calcareous ooze)와 규산질 연니(siliceous ooze) 등이 있습니다. 석회질 연니는 탄산칼슘 껍데기를 가진 생물들에게서 유래하며, 비교적 따뜻하고 얕은 곳에 분포합니다. 바닷속 깊은 곳의 차가운 해수는 탄산염을 녹일 수 있는 이산화탄소를 더 많이 포함하고 있어 껍데기들이 가라앉기도 전에 다 녹여버리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껍데기가 만들어진 후 떨어지는 속도와 껍데기가 녹는 속도가 같아지는 수심을 '탄산칼슘 보상수심(calcite compensation depth, CCD)'이라고 합니다. CCD는 수온과 압력, 물에 녹아 있는 이산화탄소의 양 등으로 결정됩니다. 그 결과, 석회질 연니는 대부분 이보다 얕은 중위도나 저위도 해역, 특히 중앙해령 쪽에 많이 쌓이게 됩니다. 규산질 연니는 규조류(diatoms)나 방산충(radiolarians)의 껍데기 등으로 구성됩니다. 이는 석회질 연니와 다르게 수심이 깊은 곳에서도 발견됩니다. 규산질 연니를 만드는 생물들은 영양분이 풍부한 물이 표층으로 올라오는, 즉 용승이 발생하는 남극 근처나 태평양 적도 부근에 많이 살고 있습니다. 따라서 규산질 연니도 그 부근에서 가장 풍부합니다. 세 번째, 해수에 용해된 물질들은 침전되어 퇴적물이 되기도 하는데, 이를 수성(hydrogenous) 퇴적물이라고 합니다. 가장 유명한 수성 퇴적물로는 망간단괴가 있습니다. 증발 퇴적물도 수성 퇴적물에 포함되기 때문에 소금도 수성 퇴적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네 번째, 우주 기원 퇴적물은 우주에서 기원한 입자입니다. 운석이나 소행성에 의해 지구로 운반되는데, 해양 퇴적물 중에서 가장 양이 적습니다. 이 외에도 양은 많지 않지만, 다양한 기원의 유기물도 해양 퇴적물에 쌓입니다. 생물학적 탄소 펌프를 통해 바다 깊은 곳으로 유기물이 공급되기 때문입니다. 그 밖에도 육지의 풀이나 나무, 흙에 포함돼 있던 크고 작은 유기물들이 강물이나 지하수와 함께 바다로 흘러 들어오기도 합니다. 이렇게 해저 퇴적물은 여러 곳에서, 다양한 경로를 통해 운반돼 해저에 쌓였습니다. 이렇게 여러 기원과 이야기를 가진 해저 퇴적물을 연구하면 과거에 살았던 생물이나 환경을 추정할 수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