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벤져스 같은 공상과학 영화나 무협 만화를 보면 자주 등장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맨땅에서 점프한 주인공이 고층 건물에서 떨어지는 물체를 공중에서 딛고 단숨에 더 높이 뛰어오르는 공중 도약입니다. 그들은 그렇게 낙하물을 차례차례 밟고, 다리의 힘으로 재도약해서 건물의 옥상에 오릅니다. 벼룩은 자기 몸보다 100배 이상 뛰어오를 수 있다고 하는데요. 인간은 이런 움직임이 아예 불가능할까요? 영화 속 히어로처럼 허벅지 힘을 충분히 단련하면 가능하지 않을까요? 질량을 가진 모든 물체나 사람은 지구의 중력장 아래에서 수직 아래 방향으로 등가속도 운동을 합니다. 낙하물과 히어로도 등가속도 운동을 하죠. 등가속도 운동의 대표적인 사례로 자유 낙하 운동이 있습니다. 공기 저항이 없다는 전제하에, 물체가 중력의 힘만으로 아래로 떨어지는 운동입니다. 물체는 중력 때문에 가속도가 붙습니다. 아래로 떨어지면서 점점 빨라지는데요. 그 점점 빨라지는 가속의 정도가 일정합니다. 이 중력 가속도는 질량의 크기와 관계없이 모든 물체에 공통적입니다. 물체의 위치는 처음 위치, 처음 속도, 그리고 시간에 의해서 결정되는데요. 처음 속도가 0인 상태에서 건물 옥상이나 절벽 위에서 낙하하기 시작하면, 낙하하는 거리는 시간의 제곱에 4.9를 곱한 값으로 계산합니다. 즉 1초에 4.9 m, 2초에 19.6 m를 낙하합니다. 낙하 속도는 어떻게 구할까요? 속도가 0인 상태를 시간의 기준으로 삼으면 낙하 속도는 9.8 m/s에 시간을 곱하면 나옵니다. 물리적 관점에서 착륙을 살펴볼까요? 4.9 m 높이의 건물이 있다고 가정해 봅시다. 공을 옥상에서 떨어뜨리면, 1초 후에, 땅에 도달합니다. 만약 땅에 깊이 1.0 m짜리 작은 싱크홀이 나 있다면 어떨까요? 이때는 공이 싱크홀 바닥에 도달하는 데 1.1초가 걸립니다. 이 착륙의 의미를 다시 곱씹어볼까요? 공이 땅에 닿기 전에 공의 높이는 늘 땅보다 높습니다. 착륙은 공의 위치가 지면과 같아져 두 물체가 접촉하게 되는 순간을 말합니다. 착륙 이후에 물체는 더 이상 움직이지 않습니다. 물체의 무게, 즉 물체가 땅을 누르는 힘과 땅이 위로 받치는 힘, 즉 수직 항력의 크기는 같고 방향은 반대입니다. 따라서 두 힘을 합하면 0이 됩니다. 이것이 착륙의 조건입니다. 다시 공중 도약을 생각해 봅시다. 낙하물에서 재도약을 하려면 우선 낙하물, 즉 허공의 착륙장을 밟는 공중 착륙이 가능해야 합니다. 한번 찬찬히 살펴볼까요? 19.6 m 위 절벽에서 0시 0분 0초에 낙하물이 자유낙하를 시작합니다. 낙하의 시작과 동시에 주인공이 땅에서 뛰어오릅니다. 처음 속도 19.6 m/s로 점프하면 낙하물과 주인공은 1초 뒤에 허공에서 만납니다. 높이 14.7 m 같은 위치에 도달하는 것이죠. 그런데 이것은 착륙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1초를 조금 넘긴 시점에는 낙하물이 14.7 m보다 약간 더 낮은 위치에 있고, 주인공은 그보다 약간 더 높은 위치에 있게 됩니다. 즉 꽉 밟히지 않고 스쳐 지나가 버리고 맙니다. 둘의 높이가 같은 그 순간, 둘의 방향은 반대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주인공은 낙하 중인 낙하물에 착륙할 수가 없습니다. 공중 착륙에는 두 가지 성립 조건이 필요합니다. 첫 번째, 착륙장과 히어로의 높이가 같아야 합니다. 두 번째, 착륙하는 그 순간에는 착륙장 하강 속도보다 히어로 하강 속도가 더 커야 합니다. 착륙장이 정지한 땅이고 히어로가 공중에서 착지하는 경우에는 이 두 가지 조건을 항상 성립합니다. 하지만 히어로가 낙하물의 아래에서 출발해서 허공에서 만난다면 문제가 달라집니다. 착륙장과 히어로, 둘 다 허공에 있기 때문에 둘 다 같은 크기의 중력을 받습니다. 따라서 둘의 가속도 크기는 같은 반면에 하강 속도는 낙하물이 히어로보다 항상 더 크기 때문에 착륙이 성립하지 않습니다. 물론 만약 주인공이 중력 외에 다른 힘을 더 받는다면 착륙이 될지도 모릅니다.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상상에 머물던 많은 것들이 현실로 이루어졌습니다. 대표적으로 비행, 무선 통신, 무선 충전이 있죠. 반대로 인류에게 근본적으로 불가능한 것들도 겸허하게 깨닫게 됩니다. 그중 하나가 인류가 다양한 예술 매체에서 재현해 온 공중 도약 액션입니다. 물리적 원리를 따져보니 원칙적으로 불가능한 것이었죠. 그래도 왠지 미련이 남습니다. 과학자로서 계속 질문할 수 있습니다. 로켓 원리를 흉내 내면 어떨까요? 뉴턴 제3법칙, 작용 반작용에 기반한 발상입니다. 히어로가 땅에서 점프하면서 들고 올라간 돌멩이들을 적당한 순간에 수직 위 방향으로 아주 빠르게 던지는 것입니다. 그럼, 돌멩이도 히어로를 향해 반작용 힘을 보냄으로써, 중력 외의 힘이 보태집니다. 이론상 힘의 크기가 생겨서 중간 착륙이 가능하죠. 발바닥으로 돌을 밀어내는 힘도 상상해 볼 수 있습니다. 이때 전제조건은 무릎을 굽힌 상태로의 착지입니다. 착지 이후 무릎을 순간적으로 쫙 펴면, 중력 외에 추가적인 힘이 아래 방향으로 더해져서 중간 착륙이 성립될 수 있습니다. 이후 다시 착륙장 지면의 반작용을 받아서 위 방향으로 도약하는 것이죠. 이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실제로는 불가능하다가 바로 이런 것을 표현할 때 쓰입니다. 마블의 아이언맨 비행 수트는 또 어떨까요? 수트에도 반작용을 이용한 로켓 식 추진력이 있죠. 다만 이런 수트가 있다면 굳이 자유 낙하물을 디딜 필요는 없으려나요?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상상에 머물던 많은 것들이 현실로 이루어졌습니다. 반대로 인류에게 근본적으로 불가능한 것들도 겸허하게 깨닫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