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 대륙은 아시아, 아프리카, 북아메리카, 남아메리카에 이어 다섯 번째로 큰 대륙입니다. 지구에서 가장 춥고, 가장 바람이 많고, 가장 건조한 대륙이기도 하죠. 하지만 물이 가장 많은 대륙이기도 합니다. 지구의 민물 중 약 70 %를 얼음의 형태로 보유하고 있지요. 그래서 남극 대륙의 얼음이 모두 녹는다면, 전 세계 해수면이 약 60 m 상승할 것입니다. 이런 특징을 가진 남극 대륙은 사막일까요? 아니면 툰드라일까요? 지구의 다양한 지역을 분류하는 방법은 여럿 있지만, 생물지리학적인 분류 방법으로 생물군계(biome)가 주로 사용됩니다. 생물군계는 특정 기후 조건에 따라 유사한 생태계를 이루는 지역을 의미합니다. 기후, 토양, 지형, 생물의 상호작용으로 구분되죠. 대표적인 생물군계로 열대우림, 사막, 초원, 온대활엽수림, 툰드라 등이 있습니다. 이 중 남극 대륙과 관련이 있는 사막과 툰드라를 자세히 살펴볼까요? 사막을 정의하는 가장 중요한 특징은 매우 적은 강수량입니다. 연간 강수량이 250 mm 미만이면 사막으로 분류되죠. 주로 비의 형태로 내리지만 눈, 연무, 안개 형태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처럼 매우 건조한 지역인 사막에서는 식물이 없어 지표면이 그대로 드러나는 나지화(denudation)가 일어날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사하라 사막은 살아있는 생물이 거의 보이지 않고, 모래만 펼쳐 있습니다. 낮에는 기온이 극도로 높고, 밤에는 급격히 떨어져 기온 변화가 심하죠. 토양은 유기물 함량이 낮고, 모래나 자갈이 많아 배수가 잘 됩니다. 이런 특성으로 사막에 비가 오면 물이 순식간에 하천으로 고여 빠르게 흘러내립니다. 비가 그치면 높은 온도와 낮은 습도로 인해 하천은 바로 다시 말라버리죠. 사막에서는 물을 보존할 수 있는 선인장 또는 다육식물이 주로 성장합니다. 보통 사막은 열대 지역과 같이 온도가 높은 곳에서 발생한다고 알려졌지만, 온대, 냉대, 해안지역에서도 나타납니다. 그 중 극지 사막도 있습니다. 차가운 사막의 한 종류로, 눈과 얼음으로 계속 덮여 있어 물이 부족하지는 않지만 강수량이 아주 적죠. 툰드라 생물군계는 연간 강수량이 150~250 ㎜로, 주로 눈 형태로 내립니다. 사막보다 연간 강수량이 약간 더 많지만, 여전히 매우 적지요. 연중 대부분 낮은 기온을 유지하며, 여름에도 기온이 크게 오르지 않습니다. 연평균 기온은 -34 °C에서 12 °C 사이입니다. 토양은 영구동토층(Permafrost)이 있어 항상 얼어 있습니다. 이런 특징 때문에 툰드라에서는 나무가 거의 자랄 수 없죠. 하지만 여름철에는 표면의 얕은 층이 녹으며 토양이 축축해집니다. 주로 이끼, 지의류, 풀, 관목 등 키가 작은 식물이 자라죠. 툰드라에 적응한 동물로 북극여우, 카리부, 눈토끼, 레밍 등이 있습니다. 이들은 겨울에 먹이를 구할 수 없어 동면하거나 이주합니다. 툰드라는 북극권과 남극권 주변, 고산지대에 주로 분포합니다. 그렇다면 남극 대륙은 사막일까요? 아니면 툰드라일까요? 판단을 위해 연간 강수량과 기후가 중요합니다. 먼저 남극대륙 내륙 지역의 강수량은 150 ㎜이고, 해안지역은 200 ㎜입니다. 강수량을 보면 사막 또는 툰드라로 분류되기에 충분한 조건입니다. 기후를 보면 남극은 지구에서 가장 추운 곳으로, 대륙 대부분이 평균 두께 1.9 ㎞의 남극빙상(Antarctic ice sheet)으로 덮여 있습니다. 또 남극 대륙 대부분은 영구동토층이라 나무가 생장하기 어렵고, 식물도 거의 자랄 수 없습니다. 사막의 나지화 같죠. 하지만 해안지방의 여름 온도는 10 °C 이상 올라 이끼나 지의류가 자랄 수 있습니다. 이 점은 툰드라의 식생과 비슷합니다. 따라서 남극 대륙의 해안 지방은 툰드라로 볼 수 있지만, 남극 대륙의 대부분은 사막이라 할 수 있습니다. 실제 남극 대륙은 사하라사막보다도 훨씬 넓은, 지구에서 가장 큰 사막입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떠올리는 사막은 뜨겁고 건조한 이미지입니다. 하지만 남극대륙은 극한의 추위와 건조함이 공존하면서도 얼음으로 뒤덮여 있는 사막입니다. 남극의 독특한 생태계는 지구 생태계의 다양성과 극단성을 보여주지요. 그래서 더 많은 연구와 보호가 필요한 곳입니다. 남극의 사막, 정말 신비롭지 않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