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 멜로디를 들을 때, 여러 음이 동시에 들릴 때가 있습니다. 음악에서 두 개 이상의 음을 동시에 연주할 때 나타나는 소리를 화음 또는 코드라고 합니다. 피아노에서 도, 미, 솔 음을 동시에 연주하면 아름다운 화음을 들을 수 있습니다. 물리학에서는 이를 도, 미, 솔의 음파가 겹쳐진 것이라고 표현합니다. 중첩이란 여러 개의 파동이 합쳐지는 현상으로, 파동의 가장 기본적인 특징입니다. 파동은 반사, 굴절, 에돌이(회절), 간섭과 같은 성질을 가지고 있으며, 이러한 성질들은 모두 파동의 중첩으로 설명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양자물리학에서는 모든 물체가 입자와 파동의 성질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고 말합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입자라고 알고 있는 물체들도 중첩되어야 합니다. 도대체 이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소리 파동의 중첩을 생각해 봅시다. 도, 미, 솔 세 음은 모두 공기의 진동에 의해 전달됩니다. 그러나 진동 주파수는 다릅니다. 즉, 음의 높이가 다른 소리는 각각 다른 상태로 진동합니다. 따라서 파동의 중첩은 여러 다른 진동 상태가 합쳐진 현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같은 논리를 입자에 적용하면, 입자의 중첩은 입자가 존재하는 상태의 중첩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즉, 하나의 입자가 존재할 수 있는 여러 상태 중 몇 가지 상태가 겹쳐진다는 것입니다. 이는 전자와 양성자나 의자와 책상 같은 여러 다른 물체가 겹쳐진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원자에서는 전자가 원자핵 주위 궤도를 돌고 있습니다. 이는 지구와 다른 행성들이 태양 주위를 도는 것과 비슷합니다. 그러나 태양계와 달리 원자 내에서는 전자가 특정 궤도에서만 회전할 수 있습니다. 아무 궤도에서나 회전하는 것은 아닙니다. 궤도에 따라 에너지가 다르기 때문에, 원자는 궁극적으로 특정 궤도와 에너지 상태에서만 존재할 수 있습니다. 수소 원자의 경우, 가장 낮은 에너지의 바닥 상태는 -13.6 eV의 에너지를 가지며, 첫 번째 들뜬 상태는 -3.4 eV의 에너지를 가집니다. 음수의 에너지는 전자와 원자핵이 서로를 붙잡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 수소 원자는 가장 낮은 에너지 상태에 있을 수도 있고, 첫 번째 들뜬 상태에 있을 수도 있지만, 이 두 상태의 중첩 상태에 있을 수도 있습니다. 이것이 입자의 중첩이라는 것입니다. 전자나 양성자 같은 미시 세계의 입자들은 자주 회전하고 있습니다. 이는 회전하고 있다는 의미에서 '스핀을 가지고 있다'라고 표현됩니다. 입자는 시계 방향으로 회전할 수도 있고, 반시계 방향으로 회전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 두 상태가 중첩된 상태일 수도 있습니다. 중첩된 상태를 구성하는 각각의 상태를 고유 상태라고 합니다. 수소 원자의 바닥 에너지 상태와 여기 상태도 고유 상태이며, 입자가 시계 방향으로 회전하는 상태와 반시계 방향으로 회전하는 상태도 고유 상태입니다. 양자 세계의 물체들은 고유 상태에 있을 수도 있고, 중첩 상태에 있을 수도 있습니다. 두 개의 고유 상태가 중첩될 수도 있고, 여러 개의 고유 상태가 중첩될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이야기를 들으면 이해는 되지 않지만, '미시 세계에서는 그렇겠지'라고 생각하고 넘어갈 수 있기 때문에 크게 불편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에서 중첩이 관찰된다면 어떨까요? 매우 당황스러울 것입니다. 만약 그것이 실제로 관찰된다면, 에르빈 슈뢰딩거(Erwin Schrödinger, 1887-1961)의 사고 실험에서처럼 고양이가 살아 있는 상태와 죽은 상태에 동시에 존재할 수 있다는 의미가 됩니다. 양자 물리학은 현대 문명에 양자 도약을 일으켰습니다. 현대 문명은 양자 물리학의 혁신을 통해 계단을 뛰어오르듯 순식간에 큰 도약을 이뤘습니다. 물리학, 화학, 생명과학은 물론 과학을 기반으로 발전하는 공학까지 양자 물리학 덕분에 혁신이 일어났습니다. 이 도약은 인류가 미시 세계의 법칙을 더 잘 이해했을 때 일어났습니다. 현재 물리학자들은 우리가 살고 있는 거시 세계에서 양자 현상을 구현하기 위한 다양한 연구와 실험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연구팀은 미시 세계의 영역이라고 생각되던 중첩 현상을 거시 세계에서 관찰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아직은 시작에 불과하지만, 양자 현상이 우리 세계에서도 발생할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미래에는 인류가 이를 통해 또 다른 양자 도약을 이룰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