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학교의 화학 시간입니다. 학생들은 시큰둥한 표정으로 수업을 듣습니다. 그때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이런 질문을 합니다. “여러분, 인간과 고양이의 공통점이 무엇인지 아시나요?” “둘 다 동물입니다.” “맞아요. 그렇다면 인간, 고양이, 공기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손을 들고 저마다의 생각을 얘기하던 학생들은 고민에 빠집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무생물인 공기와 생물인 인간, 고양이의 공통점을 찾을 수 없었던 거죠. 선생님은 웃으며 대답합니다. “화학에선 한 가지 단어로 세상을 구성하는 모든 것을 표현할 수 있어요." "맑은 공기, 지나가는 고양이, 그리고 지금 여기에 있는 여러분까지." "화학에서는 이 모든 것을 ‘물질’이라고 부릅니다." "우리의 일상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화학의 세계에 대해 더 이야기해 볼까요?” 화학은 세상을 구성하는 물질을 연구하는 학문입니다. 질량이 있고 공간을 차지하는 모든 것이 물질에 해당합니다. 눈에 보이는 바위, 바다부터 눈에 보이지 않는 빛, 공기, 그리고 이들을 구성하는 다양한 원소까지 전부 말이죠. 세상 모든 것이 바로 화학자들이 좋아하는 물질이라 생각하는 것이 더 편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화학자가 단순히 물질만 좋아하는 것은 아닙니다. 물질의 변화, 그리고 여기서 나타나는 에너지와 상태의 변화에도 관심을 둡니다. 즉 화학은 물질이란 무엇이고, 그들은 어떻게, 왜 변화하는가를 다루는 영역입니다. 삶은 계란을 상상해 봅시다. 삶은 계란을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선 끓는 물에 계란을 넣어야 합니다. 액체였던 날계란은 뜨거운 물의 열 에너지에 의해 고체인 삶은 계란으로 변화합니다. 화학은 날계란이 삶은 계란으로 변하는 과정이 어떻게, 왜 일어나는지 탐구하는 학문입니다. 화학 교과서를 펼치면 공부할 내용이 정말 많습니다. 특히 뒤에 ‘화학’이 붙은 과목이 왜 그렇게 많을까요? 화학은 물질의 종류와 물질의 변화를 관찰하는 방법 등에 따라 다양하게 분류되기 때문입니다. 먼저 탐구하는 물질의 특성을 기준으로 분류해봅시다. 주기율표에 있는 원소 가운데 탄소를 포함하는 화합물을 유기화합물 또는 탄소화합물이라 합니다. 유기화합물을 연구하는 분야를 유기화학이라고 합니다. 유기화합물이 아닌 나머지 화합물들을 연구하는 분야를 무기화학이라 합니다. 물질의 구분 없이 물질을 연구하는 방법을 기준으로 분류할 수도 있습니다. 분석화학은 물질을 화학적으로 분석하는 학문입니다. 다양한 분석기기들을 활용하여 물질의 조성, 화학적 구조, 특성을 파악하죠. 물리화학은 물질의 성질이나 반응을 물리학과 수학 계산 모델로 분석하는 학문입니다. 분석화학, 물리화학은 다른 분야에 비해 더 정확하고 정밀한 측정이 필요합니다. 계산을 할 일이 많고 엄밀한 수식이 필요하기도 하죠. 이외에도 과학의 발전에 따라 다양한 분야가 발굴되고 있습니다. 체내 화학반응을 탐구하는 생화학, 약물을 연구하는 의약화학, 나노미터 크기의 물질을 연구하는 나노화학 등이 있습니다. 이외에도 유기, 무기, 분석, 물리화학을 기반으로 응용된 새로운 연구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렇게 기초화학은 다양한 분야에 활용됩니다. 화학 기술은 다양한 방식으로 우리와 만나고 있습니다. 우리가 먹는 약, 입는 옷의 원단, 설탕을 대신하는 감미료, 바이러스를 제거하는 소독제 등 모두 화학 기술로 만든 제품입니다. 나노화학과 고분자화학의 발전으로 각각 피부 침투가 가능한 화장품 소재와 합성고무도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발전이 환경 파괴 문제를 동반하기도 합니다. 화학 기술에는 빛과 그림자가 공존합니다. 종이 사용을 줄이기 위해 탄생한 비닐봉지가 환경 오염의 주범이 된 것처럼 말이죠. 그럼에도 전세계 과학자들이 여전히 화학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문제를 일으키는 것도 화학이지만, 그 해결 또한 화학을 통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이제 여러분도 더이상 화학이 어렵게만 느껴지지 않을 것입니다. 화학은 실험실에서 새하얀 가운을 입고 투명 고글을 쓴 화학자만의 영역이 아닙니다. 아침에 일어나 물을 마시고 잠들기 전 양치를 하는 순간까지, 우리 일상의 매분 매초가 화학 반응의 연속이니까요. 화학은 세상을 구성하는 물질과 물질의 변화를 연구하며 성장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시대가 원하는 물질을 계속 만들어왔죠. 그리고 이러한 특성 덕에 앞으로도 꾸준히 성장할 전망입니다. 아직 해결하지 못한 문제가 많이 쌓여 있기 때문입니다. 환경오염, 기후변화부터 생화학 무기까지 여러 문제들이 있죠. 우리 삶에서 떼어놓을 수 없는 화학, 남 일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함께 관심을 가져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