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고대 그리스 철학자 탈레스(Thales, 기원전 624~545)의 머릿속엔 한 가지 질문이 떠오릅니다. ‘만물의 근원은 무엇일까’라는 철학적 질문이었죠. 그는 모든 사물과 생물이 물로 이뤄져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지금 관점에서 보면 터무니없는 황당한 이야기 같습니다. 그러나 이 질문은 철학의 시작점이자 만물의 근원에 대한 탐색의 출발점이 됩니다. 이후 모든 것의 근원을 찾는 도전은 계속돼 왔습니다. 철학부터 과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상상하기 어려운 이론들이 나오게 되죠. 수없이 다양한 미립자들까지 발견되며 사람들의 머리를 아프게 했습니다. 하지만 질문을 ‘우리 주위 물질을 구성하는 단위가 무엇일까’로 한정한다면 답이 나옵니다. 바로 원자입니다. 탈레스 이후에도 세상을 이루는 기본 원소에 대한 연구는 계속됐습니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 엠페도클레스(Empedokles, 기원전 490~430)는 만물이 물, 불, 흙, 공기라는 네 가지 기본 원소로 구성돼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네 가지 원소가 사랑(Philia)과 미움(Neikos)이라는 두 힘의 상호작용으로 결합 또는 분리된다고 주장했죠. 다른 문화권에서는 기본 원소에 빛을 포함시키거나, 오행이라는 다섯 가지 요소로 색다르게 바라보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전세계 사람들은 세상이 무엇으로 이루어졌는지 다양하게 고민하고 연구했습니다. 시간이 흐르며 ‘화학 원소’라는 기본 요소가 등장하기 시작합니다. 뒤섞인 물질을 분리해 순수한 원소를 찾아내기도 했고, 합성을 통해 지구에 없는 원소를 만들어 내기도 했습니다. 인간이 찾아낸 118개의 원소는 이름 그대로 ‘기본적인 요소’입니다. 원소란 산소(O)나 철(Fe)과 같이 물질을 이루는 기본 성분의 종류를 의미합니다. 물질은 종류만으로 구분되진 않습니다. 같은 철로 만들어진 제품이라도 작은 못과 커다란 자동차는 동일하지 않은 것처럼 말입니다. 물질이 얼마나 많고 적은지에 대한 이야기를 함께 해야 합니다. 즉, 원소의 양을 표현하기 위한 기본 단위이자 알갱이인 ‘원자’도 알아야 합니다. 원소가 알파벳의 종류라면, 원자는 사용된 알파벳의 개수와 같습니다. 원소를 의미하는 영어 단어 ‘element‘는 e, l, m, n, t의 다섯 가지 알파벳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다섯 종류의 원소가 사용된 셈입니다. 알파벳의 총 개수로 살펴보면, e만 3번 사용되어 총 7개의 알파벳이 사용됐습니다. ‘element’를 만들려면 원소 5종류, 원자 7개가 필요한 것입니다. 원자를 연결하는 순서와 방식에 따라 물질의 성질이 달라집니다. 같은 5종 원소, 7개 원자라도 ‘telenme’라 조합한다면 처음의 의미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이것이 원소와 원자로 화학 분자를 이해하는 가장 간단한 방식입니다. 원자(atom)는 ‘더 이상 나눌 수 없음’을 의미하는 그리스어 atomos에서 유래합니다. 그렇다고 정말 더 이상 나눌 수 없는 최종적인 입자는 아닙니다. 주위를 떠도는 전자는 물론이고, 양성자와 중성자가 뭉쳐진 원자핵 역시 핵분열을 통해 얼마든지 깨뜨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화학자들은 여전히 원자를 더 이상 나눌 수 없는 최소 입자라 이야기합니다. 그만큼 화학에서 원자가 중요합니다. 최소 입자가 ‘물질의 특성’을 가져야 화학적으로 의미 있기 때문입니다. 원자를 물리적 작용으로 더 작게 쪼개면 물질의 화학적인 특성이 모두 사라져 버립니다. 전자, 양성자, 중성자만 덩그러니 놓여있을 뿐이죠. 그러므로 원자보다 작은 세계에는 화학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 세계는 물리학의 영역입니다. 화학은 원자에서 시작해 원자들이 서로 연결돼 만들어지는 분자의 세계로 이어집니다. 분자의 종류와 크기 또한 그 분자를 구성하는 원자들의 조합에 따라 달라집니다. 원자들은 도돌이표처럼 반복되는 결합 과정을 통해 더 큰 분자인 고분자를 형성하기도 합니다. 전기가 흐르는 금속이나 전자기기의 핵심인 반도체, 우리가 먹고 마시는 식품이나 의약품도 쪼개고 쪼개면 기본 단위는 다 원자입니다. 탈레스의 생각에서부터 시작한 만물의 근원에 대한 탐색은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현대에는 원자보다 더 작은 전자, 양성자, 중성자를 구성하는 기본입자인 쿼크도 발견됐습니다. 하지만 화학에서는 여전히 원자를 최소 입자라고 이야기하며, 원자들의 결합 방식과 원리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원자는 우리 주위를 구성하는 물질의 기본 단위이자 ‘화학적으로 더 이상 나눌 수 없는 최소 입자’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