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지구온난화의 주범으로 자주 주목받습니다. 대기는 우리가 사는 지구를 둘러싸고 있는 기체인데요. 이 기체 속의 이산화탄소 농도는 인간의 활동으로 증가했습니다. 인류의 역사를 뒤바꾼 산업혁명의 화석연료가 결정적이었죠. 그런데 과학자들은 이것을 어떻게 증명했을까요? 과학자들의 연구를 따라가봅시다. 이야기는 1950년대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이때는 전 세계적 규모의 장기 관측이 지구과학 연구에서 처음 대두된 시기입니다. 급기야 UN은 1957년에 지구물리의 해(International Geophysical Year)를 선포했는데요.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의 꾸준한 상승을 보여주는 킬링 곡선(Keeling Curve) 관측도 이때 시작했습니다. 이산화탄소는 대표적인 온실기체인데요. 온실기체는 지구 표면에서 우주로 방출하는 에너지를 흡수하여, 마치 담요처럼 지구의 온도를 높이는 역할을 합니다. 킬링 곡선은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교 샌디에이고(UCSD) 스크립스 해양연구소의 찰스 킬링(Charles Keeling, 1927~2005) 박사의 관측 기록물인데요. 그는 1958년부터 하와이의 해발 고도 4200m에 자리한 마우나로아 관측소에 매주 올라가 공기 시료를 채집했습니다. 그 시료에서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를 하나하나 분석하고 기록했습니다. 이 관측은 현재까지 무려 반세기가 넘도록 이어져오고 있는데, 인간 활동에 의한 지구 기후 시스템 교란을 보여주는 상징이 되었습니다. 관측에 따르면 이산화탄소 농도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원인이 정말 인간이 사용하는 화석연료일까요? 과학자들은 탄소의 동위원소에 주목합니다. 이산화탄소의 특별한 화학적 꼬리표죠. 동위원소란 양성자 수는 같지만, 질량이 서로 다른 원소입니다. 화학적으로 동일한 원소이지만 중성자의 수가 달라서 전체 질량이 조금 다릅니다. 질량에 의해 물리적 특성도 조금 차이가 납니다. 탄소는 원자번호가 6번인 원소로 양성자 여섯 개, 중성자 여섯 개, 질량은 12가 됩니다. 대부분의 탄소가 이런 형태입니다. 하지만 매우 드물게 중성자가 더 많은 탄소가 존재합니다. 중성자가 7개, 8개인 것이죠. 이때 탄소의 질량은 각각 13, 14가 됩니다. 이것을 C-13, C-14로 표기하죠. 이 탄소 동위원소와 화석연료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요? 화석연료인 석탄, 석유, 천연가스 등은 아주 오래전 지구의 식물체가 바탕이 된 유기물이 오랜 시간 땅속에 묻혀 있으면서 만들어졌습니다. 보통 식물들은 살아 있을 당시의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흡수하여 태양 에너지로 유기물 합성을 합니다. 광합성이라고 하죠. 이때 식물들은 무거운 C-13 이산화탄소, C-14 이산화탄소보다 상대적으로 가벼운 C-12 이산화탄소 흡수를 선호합니다. 에너지 소모가 적기 때문입니다. 결국 과거의 식물이 광합성을 거쳐 만든 화석연료의 $\frac{\text{C-13}}{\text{C-12}}$, $\frac{\text{C-14}}{\text{C-12}}$ 비율은 대기 중의 비율보다 더 낮습니다. 화석연료를 태울 때 배출되는 이산화탄소의 이 비율 또한 이전의 대기 속 이산화탄소의 것보다 낮아지죠. 결과적으로 C-13의 상대적 함량이 더 낮아진 것입니다. 잠시 다소 무거운 C-14를 살펴볼까요? C-14는 우주에서 날아오는 고에너지의 우주 방사선, 주로 중성자가 지구 대기의 질소 원자와 충돌하면서 만들어지는데요. 그렇기 때문에 일정한 극소량이 지속적으로 생성되면서 대기 중 이산화탄소에 포함됩니다. 하지만 C-14는 중성자가 과도하게 많아서 핵이 불안정합니다. 이후 생성과 붕괴가 균형을 이루어 대기 중 C-14의 양은 비교적 일정하게 유지됩니다. 다시 식물의 입장에서 C-14를 살펴볼까요? 사실 C-14 이산화탄소는 식물의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무겁기 때문에 선호 대상이 아닙니다. 그래도 흡수를 하긴 하죠. 그렇게 일정량의 C-14가 식물체 내에 존재하게 됩니다. 그런데 식물이 죽어 묻혀진 땅 속에는 새로운 C-14가 생성되는 경로는 없고, 오직 C-14의 방사성 붕괴만 일어납니다. 따라서 땅 속에서 오랜 시간이 흐르면, 살아생전 가지고 있던 C-14가 모두 사라집니다. C-12에 대한 C-14의 비율이 0이 되는 것이죠. 그럼 이제 탄소 동위원소로 진단해봅시다. 대기 중 새로운 이산화탄소 증가분이 산업화 이전에 살던 지구 식물들로 만든 화석연료에서 배출된 것이라면, 배출된 이산화탄소 내 C-13 동위원소의 비율은 대기 중 평균 이산화탄소에 비해 낮을 것이고, C-14는 0일 것입니다. 즉, 아주 적은 비율의 C-13과 C-14 이산화탄소가 대기 중에 축적되어왔다면, 대기 중 이산화탄소의 탄소 동위원소 함량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게 됩니다. 과학자들은 이 탄소 동위원소 함량의 지속적 감소를 확인했습니다. 이는 이산화탄소 증가의 가장 직접적인 원인이 화석연료의 연소임을 증명한 스모킹 건이 되었습니다. 즉 킬링 곡선이 지구 역사에 한 번도 일어난 적이 없는 빠르고 지속적인 대기 중 이산화탄소 증가를 보여줬다면, 대기 중 이산화탄소 탄소 동위원소 관측은 화석 에너지를 사용하는 인류가 이러한 무서운 증가를 만들어가고 있음을 증명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