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럽을 바른 과일 탕후루, 부드러운 초콜릿 케이크, 톡 쏘는 콜라! 생각만 해도 군침이 도나요? 설탕이 잔뜩 들어간 음식을 보면 살이 찔까 걱정되면서도 그 달콤한 유혹을 떨쳐내긴 쉽지 않습니다. 이때 설탕의 단맛은 즐기면서 살은 찌지 않는 방법은 없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생깁니다. 그런데 과연 설탕만이 단맛을 내는 유일한 물질일까요? 단맛을 내는 다른 물질을 사용하면 음식의 칼로리가 낮아질 수도 있지 않을까요? 음식을 먹으면 혀에 있는 맛봉오리(미뢰, taste bud)라는 작은 돌기들이 음식의 맛을 감지합니다. 이 맛봉오리에는 짠맛, 신맛, 쓴맛, 단맛, 감칠맛을 느끼는 다양한 수용체들이 존재합니다. 짠맛과 신맛은 각각 음식물 속의 나트륨이온(Na$^+$)과 수소이온(H$^+$)에 의해 느껴집니다. 이 이온들이 이온 채널을 통해 세포에 들어오면, 미각 세포가 흥분해 맛을 감지하는 것입니다. 쓴맛, 단맛, 감칠맛의 경우, 각각 맛을 유발하는 분자의 구조를 알아보는 특정 수용체가 있습니다. 이들 수용체가 맛 분자와 결합하면, 미각 세포가 흥분해 맛을 감지합니다. 이 미각의 비밀이 밝혀진 것은 그리 오래 되지 않았습니다. 2000년, 미국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 주립대학교의 교수인 찰스 주커(Charles Zuker, 1957~)는 쓴맛을 감지하는 수용체를 처음으로 발견했습니다. 이후 2001년 단맛 수용체, 2002년 감칠맛 수용체가 차례로 발견되었죠. 그리고 2006년과 2010년, 각각 짠맛과 신맛에 관여하는 이온 채널이 발견되어, 다섯 가지 기본 맛에 대한 비밀이 밝혀졌습니다. 단맛은 음식에 들어있는 단맛 성분이 혀의 단맛 수용체와 결합하면서 뇌로 신호를 보내 감지되는 것입니다. 단맛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분자는 설탕의 주성분인 포도당(glucose)입니다. 포도당은 단당류로, 우리 몸의 에너지원으로 사용되는 중요한 물질이기도 합니다. 포도당 분자는 특정한 모양을 하고 있는데, 이 모양은 단맛 수용체와 딱 맞아떨어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설탕을 단맛으로 느끼는 것입니다. 흥미로운 사실은 포도당보다 훨씬 더 단맛이 나는 물질이 있다는 것입니다. 대표적인 예는 제로 콜라에 들어가는 인공 감미료입니다. 인공 감미료는 설탕보다 수백 배나 단맛이 강하지만, 열량은 거의 없습니다. 인공 감미료의 원리는 단순합니다. 인공 감미료 분자가 단맛 수용체와 결합해 단맛 신호를 뇌로 보내기 때문에 단맛을 느끼는 것이지요. 그런데 대부분의 인공 감미료는 포도당과 달리 우리 몸이 소화할 수 없어 에너지원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다이어트 음료나 설탕 대체품으로 많이 사용됩니다. 흔히 쓰이는 인공 감미료에는 아스파탐과 사카린 등이 있습니다. 인공 감미료에서 단맛을 유발하는 분자들의 구조는 포도당과 다릅니다. 어떻게 서로 다른 분자 구조를 가진 물질들이 같은 단맛을 낼 수 있을까요? 그 이유는 단맛 수용체의 구조가 다양한 형태의 분자와 결합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마치 손 모양이 완전히 똑같진 않아도 얼추 비슷하면 장갑을 낄 수 있는 것과 비슷합니다. 이렇게 단맛 수용체는 특정한 구조적 특징을 가진 다양한 분자와 결합해 단맛을 유발합니다. 대부분의 인공감미료는 포도당보다 단맛 수용체에 강하게 결합하므로 적은 양으로도 충분한 단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과도한 섭취는 건강에 좋지 않기 때문에 주의해야 합니다. 우리가 맛을 느끼는 것은 단순히 음식을 먹는 행위를 넘어, 맛 분자와 수용체 간의 복잡하고 정교한 상호작용의 결과입니다. 설탕뿐만 아니라 다양한 물질들이 단맛을 낼 수 있다는 사실은, 분자의 세계가 얼마나 신비롭고 놀라운지 보여주는 좋은 예입니다. 2024년 노벨 화학상을 수상한 데미스 하사비스(Demis Hassabis, 1976~)와 존 점퍼(John Michael Jumper, 1985~)가 개발한 인공지능 프로그램 알파폴드는 단백질 구조 예측에 혁신을 가져왔습니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단맛 수용체 구조를 분석하고, 어떤 물질이 단맛을 낼 수 있는지 시뮬레이션할 수 있습니다. 심지어 세상에 없던 단맛 분자 물질을 새롭게 디자인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여러분도 이를 이용해 단맛 탐구 여행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