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아침에 일어나 냉장고에서 물을 꺼내 마시고, 샤워를 한 후 드라이어로 머리를 말립니다. 집에서 나와 지하철을 타고 회사나 학교에 가죠. 집에 돌아와 세탁기에 빨래를 돌리고, 선풍기를 틀고 소파에 기대 쉽니다. 이렇게 우리는 일상에서 알게 모르게 전기를 사용합니다. 냉장고, 드라이기, 지하철, 세탁기, 선풍기 모두 전기로 작동하죠. 그냥 전기 코드를 콘센트에 꽂아 전류를 흘려줬을 뿐인데, 선풍기의 팬이 돌아가고 지하철이 움직입니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걸까요? 정답은 그 속에 모터가 있기 때문입니다. 모터는 전기를 이용해 동력을 만들어내는 전동기입니다. 외부에서 전류를 흘려주면 그 자체로 ‘힘’을 만들어낸다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힘은 전자기력입니다. 전자기력은 전기나 자기와 관련된 힘을 말합니다. 전기력은 같은 전하끼리 밀어내고, 다른 전하끼리 당기는 힘입니다. 자기력은 같은 극끼리 밀어내고, 다른 극끼리 당기는 힘이죠. 재밌는 건 전기와 자기가 합쳐졌을 때도 힘을 받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것을 로런츠 힘이라 합니다. x 방향으로 자기장이 형성된 곳에 y 방향으로 전류가 흐르면, 전류가 흐르는 도선은 -z 방향으로 힘을 받습니다. 즉, 전기와 자기가 결합하면 그 둘에 수직인 방향으로 힘을 받게 됩니다. 이런 로런츠 힘을 사용하는 것이 바로 모터입니다. 전기는 교류와 직류로 나눌 수 있습니다. 교류는 (+)와 (-)가 계속 바뀌는 것이고, 직류는 항상 일정한 부호의 전류가 흐르는 것입니다. 모터는 교류와 직류 둘 다 사용할 수 있습니다. 먼저 직류 모터의 원리를 알아봅시다. 영구자석 사이에 있는 코일에 직류 전류를 공급합니다. 그러면 코일에 전류가 흐르고, 로런츠 힘을 받아 움직입니다. (+)단에 연결된 코일과 (-)단에 연결된 코일은 전류가 반대 방향으로 흘러 힘도 반대 방향으로 받습니다. 이에 따라 코일은 회전하게 됩니다. 그런데 전류의 방향이 계속 일정하면, 코일이 180° 회전했을 때 로런츠 힘이 반대 방향으로 작용해 코일이 멈춰 버립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회전자와 브러쉬를 이용합니다. 외부 전원은 직류 형태로 브러쉬를 통해 공급되며, 회전자와 접촉해 전류를 흘려줍니다. 회전자는 코일과 함께 회전하기 때문에, 180° 회전할 때마다 (+)와 (-)의 극이 바뀝니다. 이 때문에 직류 전원임에도 불구하고 회전자는 계속 회전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직류 모터는 효율성 측면에서 두 가지 문제점이 있습니다. 첫째, 코일의 회전 운동이 일정한 속도로 이뤄지지 않고 빨라졌다 느려지기를 반복합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두 개 혹은 그 이상의 코일을 연결합니다. 둘째, 회전자는 계속 브러쉬와 접촉해서 회전하기 때문에 마찰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게 되면 결국 마모돼 사용할 수 없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접촉하지 않고 회전시키는 방법이 필요합니다. 이것이 바로 교류 모터가 등장한 이유입니다. 교류 모터의 핵심 원리는 간단합니다. 직류 모터의 경우와 반대로 교류 모터는 내부의 코일을 고정하고, 외부의 자석이 회전하도록 합니다. 자석과 자석이 당기거나 밀어내는 자기력을 이용하는 것이죠. 코일에 전류를 흘려주면 주변에 자기장이 형성됩니다. 교류 전류는 주기적으로 방향이 바뀌기 때문에, 코일 주변의 자기장도 주기적으로 방향을 바꾸며 회전하는 형태를 띱니다. 외부 자석은 이 회전하는 자기장의 자기력에 의해 접촉하지 않고도 계속 회전할 수 있습니다. 즉, 교류 전류의 변화에 따라 코일 주위에 회전하는 자기장이 형성되고, 이 자기장이 외부 자석을 움직이게 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교류 전류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실제 교류 모터는 조금 더 복잡한 구조지만, 교류 전류를 이용해 회전하는 자기장을 만들고 그 자기장에 의해 자석이 회전하는 원리는 같습니다. 모터의 원리를 생각해 보면, 자석이 필요하단 걸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자석은 무거워서 회전시키는 데 많은 에너지가 듭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니콜라 테슬라(Nikola Tesla, 1856~1943)는 ‘자석 없는 모터’인 유도 모터를 개발합니다. 테슬라가 착안한 아이디어는 전자기 유도입니다. 자석을 움직여 자기장을 변화시키면 전류가 유도된다는 법칙이죠. 유도 모터는 교류 모터와 직류 모터의 원리를 모두 사용합니다. 먼저 교류 전류를 흘려 계속 회전하는 자기장을 생성합니다. 유도 모터에서는 자석 대신에 ‘다람쥐 쳇바퀴’ 같은 원통을 회전하는 자기장 주위에 위치시킵니다. 그렇게 되면 전자기 유도에 의해 다람쥐 쳇바퀴 살창에 전류가 발생합니다. 이렇게 유도된 유도전류는 로런츠 힘을 받게 됩니다. 자기장이 형성돼 있는 상황에서 전류가 흐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다람쥐 쳇바퀴는 회전합니다. 유도 모터는 영구 자석을 사용하지 않고, 브러쉬에 의한 마모도 없습니다. 또한 외부 전류의 주파수를 바꾸면 마음대로 회전 속도를 바꿀 수 있죠. 이렇게 기계는 다양한 형태의 모터를 통해 작동됩니다. 그 물리적 근원은 바로 전기와 자기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궁금증이 남아 있습니다. 우리는 머리를 감고 말릴 때 헤어드라이어의 세기를 조절할 수 있습니다. 선풍기 또한 바람의 세기를 조절할 수 있죠. 모터의 속도 조절은 어떻게 하는 걸까요? 이 궁금증에 대한 해답은 직접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이 참에 고장 난 선풍기를 한번 뜯어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되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