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 길을 걷다가 마주친 고양이의 눈을 본 적이 있나요? 고양이의 눈은 레이저 광선이 나오는 듯 강하게 빛을 뿜어내죠. 고양이 눈에서 스스로 빛이 나는 걸까요? 아닙니다. 고양이 눈, 정확히는 눈의 휘막에 강한 빛이 반사돼 빛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죠. 플래시를 터트려 인물 사진을 찍을 때 눈동자가 밝게 빛나는 경우도 이와 비슷합니다. 이런 현상은 동공을 통해 들어간 빛이 안구 내에서 반사돼 사진기의 렌즈로 되돌아올 때 발생합니다. 이를 재귀반사라 하는데 빛의 반사 방식 중 하나로 역반사라고도 합니다. 빛이 물체 면에서 반사할 때에는 일정한 규칙이 있습니다. 거울 면에 들어가는 빛은 입사 광선, 거울 면에서 반사된 빛은 반사 광선입니다. 유리면이나 광택이 나는 금속처럼 매우 매끄러운 면에서는 입사한 빛은 수직인 선을 기준으로 대칭 방향으로 반사돼 나갑니다. 이런 빛의 반사를 정반사라 합니다. 그러나 출렁이는 물은 주변의 물체 모습이 잘 비치지 않습니다. 종이, 책상 등과 같이 표면이 울퉁불퉁하고 매끄럽지 않은 면에 빛이 들어가면 서로 다른 방향으로 반사합니다. 이를 난반사라 부르죠. 이제 내부가 거울 코팅된 직육면체의 공간에 빛이 들어간다고 생각해 봅시다. 구석 방향으로 들어간 빛은 직육면체 구석과 맞닿은 세 평면에 의해서 세 번의 반사를 거칩니다. 이렇게 세 번 반사된 빛은 다시 처음 들어간 입사 광선과 완전히 평행한 방향으로 반사합니다. 입사 광선과 반사 광선의 방향이 정확히 반대 방향이 되면 재귀반사라고 부릅니다. 지구와 달의 거리를 측정하는 방법에도 재귀반사가 이용된다는 사실 알고 있나요? 1969년 아폴로 11호 달 탐사선은 최초로 달의 표면에 재귀반사판을 설치했습니다. 1970년 소련은 루노호트 달 탐사차를 보내 재귀반사판을 설치했습니다. 지구에서 달에 레이저를 쏘면 반사된 빛은 지구 관측소로 되돌아옵니다. 빛을 쏘아 보내고 다시 돌아오는 시간을 계산하여 지구와 달까지의 거리를 측정합니다. 지구에서 달의 재귀반사판에 레이저를 쏘아 다시 돌아오는 시간은 약 2.5 s 정도입니다. 이 기술을 실생활에 적용한 것이 바로 레이저 거리 측정기입니다. 도배사들이 벽면과 천장의 면적을 측정할 때 사용합니다. 골퍼들이 골프공과 핀까지의 거리를 측정할 때도 활용하죠. 재귀반사는 생활안전 분야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야간이나 눈 또는 비가 오는 경우에는 운전자의 시야는 평소보다 좁아집니다. 야간에 차량이 거의 없는 길을 운전한다고 생각해 봅시다. 평소보다 시야가 좁아진 운전자는 시야 확보를 위해 전조등을 상향등으로 조정합니다. 수평각도에서 대략 20° 위 방향으로 전조등에서 빛이 나아가면 도로의 일반 교통 표지판에 빛이 도달합니다. 재귀반사판이 적용되지 않은 교통 표지판이라면 이 빛은 다시 20° 위로 반사되어 나가 운전자에게 거의 보이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재귀반사 기술이 적용된 표지판이라면 운전자 눈으로 되돌아온 빛을 통해 교통 표지판을 매우 쉽게 인식할 수 있습니다. 재귀반사는 학문적으로 완벽한 상황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실생활에 재귀반사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오히려 세 개의 내부 거울이 서로 이루는 각이 90°에서 조금 틀어져 있어야 합니다. 완벽하게 90° 각도를 이루는 조건에서는 반사된 빛은 운전자의 눈으로 오지 않고 전조등으로 되돌아가기 때문입니다. 차량의 높이 등 다양한 교통 상황을 고려해 운전자들에게 최적의 시야를 제공하려는 기술 개발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사람은 빛에 의해 사물을 볼 수 있습니다. 더 정확히 말하면 빛의 반사에 의해 사물을 볼 수 있죠. 즉, 빛이 사물에 반사돼 튕겨 나오고, 이 반사된 빛이 비로소 우리 눈에 들어올 때 사물을 보게 됩니다. 빛이 반사돼 다른 방향으로 나가지 않고 빛을 쏘아준 쪽으로 다시 돌아오도록 하는 재귀반사 기술은 이제 우리 생활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더욱 밝은 빛이 필요한 산업현장, 야간과 악천후를 대비한 교통시설물에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유럽, 미국 등 대부분의 OECD 국가에서는 재귀반사필름 차량용 번호판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또한 트럭, 앰뷸런스, 경찰차의 겉면에도 재귀반사필름을 많이 붙여서 눈에 쉽게 띄게 만듭니다. 더 안전한 생활을 위한 기술 개발은 오늘도 진행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