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아이가 공을 주고받는 공놀이를 하기 위해 공을 들고 잔디밭에 등장합니다. 이윽고 반대편에서 다른 아이도 또 다른 공을 들고 잔디밭으로 옵니다. 두 아이는 서로 자신의 공을 던지겠다고 합니다. 서로 자기 할 말만 하느라 공놀이는 시작도 하지 못합니다. 그 때, 공을 들고 있지 않은 아이들이 나타납니다. 공을 가진 아이들이 그들에게 공놀이를 하자고 말하자 서로 공을 주고받기 시작합니다. 이제야 잔디밭에 평화가 찾아왔죠. 여러분은 이런 공놀이가 원자핵 안에서도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대체 그 조그마한 원자핵 안에서 왜 공놀이를 하는 것일까요? 1803년, 존 돌턴(John Dalton, 1766~1844)은 ‘원자는 쪼갤 수 없는 가장 작은 입자’라는 원자설을 제안했습니다. 그러나 1897년, 조셉 톰슨(Joseph John Thomson, 1856~1940)은 원자 속에 음의 전하를 띤 전자가 있음을 발견했죠. 그는 원자가 자신보다 더 작은 입자로 구성돼 있단 사실을 처음으로 밝혀냅니다. 그는 원자 전체적으로 보면 전기적으로 중성이므로 원자 안에 음의 전하를 가진 전자들이 있다면, 나머지 부분에는 양의 전하가 고르게 퍼져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같은 전하를 가진 입자를 뭉쳐 놓으면 자석의 같은 극처럼 서로 밀어낼 것이 분명했기 때문에 고르게 퍼져 있는 구조를 제안한 것이었죠. 1911년, 어니스트 러더퍼드(Ernest Rutherford, 1871~1937)가 새로운 원자 모형을 제안했습니다. 그는 알파입자 산란실험을 통해 금박을 통과한 입자 중 일부가 반대 방향으로 튀어나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그는 이 실험 결과에서 원자 중심에 단단하면서도 아주 작은 크기를 갖는 영역, 즉 원자핵의 존재를 예측했습니다. 이후 원자핵이 더 작은 입자인 양의 전하를 갖는 양성자로 구성되어 있으며, 전자가 그 주변을 돌아다닌다는 모형을 제안합니다. 그런데 같은 전하를 가진 양성자들이 가운데에 뭉쳐 있으면 전자기적 척력이 발생해 서로 밀어내고 원자핵이 깨지게 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양성자들은 어떻게 같이 뭉쳐 있을 수 있는 것일까요? 러더퍼드의 연구실에서 일하던 제임스 채드윅(James Chadwick, 1891~1974)은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을 얻기 위해 실험을 계속합니다. 그는 원자번호가 각각 1번, 2번인 수소와 헬륨 원자의 질량의 차이에 의문을 느꼈습니다. 원자 질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양성자는 수소에 1개, 헬륨에 2개가 있으므로 질량은 두 배정도로 나타나야 합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헬륨 원자가 수소 원자 질량의 거의 네 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는 헬륨 원자핵인 알파입자를 베릴륨(Be) 박판에 충돌시키는 실험을 합니다. 그 결과 1932년, 그는 양성자와 비슷한 질량을 갖지만 전하를 띄지 않는 중성자라는 입자를 발견합니다. 이렇게 원자핵은 양성자만으로 구성된 것이 아니라 양성자와 중성자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이 알려집니다. 하지만 전하를 띄지 않는 중성자가 추가된 사실만으론 여전히 양성자들이 안정된 상태로 모여 있는 것을 설명하기 어려웠습니다. 1935년, 일본의 물리학자 유카와 히데키(Hideki Yukawa, 1907~1981)는 ‘중간자’라는 새로운 입자의 존재를 예측합니다. 그는 중간자가 양성자와 중성자 사이를 오가며 그들을 한데 묶어놓는다는 논문을 발표했습니다. 그가 예측한 중간자는 1947년에 세실 파월(Cecil Frank Powell, 1903~1969)에 의해 실제로 발견됩니다. 이 중간자는 핵자들을 ‘묶어놓는 힘’을 발생시킨다는 사실 역시 밝혀졌습니다. 이 중간자의 이름은 ‘파이온(pion)’이고, 묶어놓는 힘의 정체는 강한 핵력(nuclear force)입니다. 즉, 파이온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강한 핵력이 발생하고, 이로 인해 양성자와 중성자는 안정된 상태로 핵 안에 공존할 수 있었던 것이죠. 이것은 마치 서로 다른 성격의 아이들이 중간자라는 공을 주고받기 위해 잔디밭에 모여 있는 것과 같습니다. 중간자가 없었다면 아이들(양성자와 중성자)은 뿔뿔이 흩어졌을 것입니다. 그럼 양성자와 중성자는 항상 한 쌍으로만 짝을 이룰까요? 공을 던지는 아이들과 공을 받는 아이들이 일대일이 아니더라도 공놀이는 문제없이 진행됩니다. 원자핵에서도 양성자와 중성자가 꼭 일대일 비율로 존재할 필요는 없습니다. 일반적으로 원자번호 20번인 칼슘 이전의 원소들은 대부분 양성자와 중성자의 비율이 같습니다. 하지만 이보다 원자번호가 큰 원소들은 양성자의 수가 많아질수록 자신보다 더 많은 수의 중성자들이 필요합니다. 양성자와 중성자의 특성이 다르기 때문이죠. 중성자와 양성자는 질량과 수명이 다릅니다. 중성자는 양성자보다 무겁고 수명이 짧습니다. 반면 양성자는 중성자보다 가볍고, 매우 안정적이죠. 그래서 중성자가 양성자보다 너무 많으면 붕괴하여 양성자로 변합니다. 반대로 원자핵 안에 양성자가 중성자보다 너무 많아지는 경우에도 원자핵은 불안정해집니다. 양성자끼리 밀어내는 전자기적 척력을 상쇄하기 위해 중성자가 강한 핵력으로 양성자들을 결합시켜야 하는데, 중성자가 부족해 이 두 힘이 평형을 이루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원자가 안정적으로 존재하려면 양성자와 중성자가 적절한 비율로 존재해야 합니다. 결국, 원자핵 안에서 전자기적 반발로 서로 밀쳐내는 양성자를 묶어두기 위해 중성자가 필요합니다. 또한 중성자가 안정하게 존재하기 위해서는 양성자가 함께 있어야 하죠. 이렇게 원자핵 안에서 성질이 비슷하면서도 다른 두 입자가 서로 안정한 상태로 있을 수 있게 도와줍니다. 원자와 그 안의 입자들에 대한 이해는 우리가 세상을 더 잘 이해하고,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발전을 이루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앞으로도 원자에 대한 연구는 많은 흥미로운 발견으로 이끌 것입니다. 이제 원자가 더 아름답게 보이지 않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