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체 사진에서 볼 수 있는 은하의 모습은 참 아름답습니다. 그런데 그 모습은 사실 전체의 일부에 불과합니다. 은하 주위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거대 구조가 있습니다. 이 거대한 구조를 은하헤일로(galactic halo)라고 합니다. 눈에 보이지 않을 뿐 은하 질량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지요. 은하헤일로는 별로 이루어진 항성 헤일로(stellar halo)와 암흑물질로 이루어진 암흑물질 헤일로(dark matter halo)로 나뉩니다. 명확한 경계가 있지는 않지만, 별이 밀집된 은하 중심부를 항성 헤일로가 감싸고, 그 바깥을 암흑물질 헤일로가 둘러싸고 있습니다. 암흑물질 헤일로의 바깥 부분은 은하보다 더 큰 구조물인 우주거대구조(large-scale structure)와 이어집니다. 항성 헤일로와 암흑물질 헤일로의 구성 물질과 규모, 형성 과정은 서로 매우 다른데요, 은하는 어떻게 이런 거대한 은하헤일로를 두르게 되었을까요? 표준우주론에 따르면, 우주 전체 에너지의 약 70%는 우주가속팽창을 일으키는 암흑에너지(dark energy)이며, 나머지는 질량을 가진 일반 물질(ordinary matter)과 암흑물질입니다. 암흑물질은 일반 물질의 6배가량이지만, 전자기파와 상호작용을 하지 않아 관측할 수 없습니다.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 모두 정체를 알 수 없어 ‘암흑’이라고 표현합니다. 우주 초기에는 물질 분포에 미세한 밀도 차이가 있었습니다. 이 초기의 밀도 차이는 우주의 팽창에 따라 점점 차이가 벌어졌습니다. 그러자 중력에 의해 밀도가 높은 곳은 주변의 물질을 더 많이 끌어당기고 밀도가 낮은 곳은 물질을 빼앗기는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이렇게 우주 초기의 미세한 밀도 차이는 우주거대구조로 자라났습니다. 이는 시간이 흐름에 따라 점점 깊고 넓어지는 웅덩이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은하를 품고 있는 암흑물질 헤일로는 우주 곳곳에 놓여 있는 웅덩이와 같습니다. 주변 물질을 끌어들여 자라나며, 때로는 다른 헤일로와 병합해 급격히 성장하기도 합니다. 암흑물질 헤일로에 섞여 있던 소량의 일반 물질은 중심부로 모여듭니다. 일반 물질은 빛과 열의 형태로 에너지를 발산할 수 있어 암흑물질보다 훨씬 빨리 운동 에너지를 잃기 때문입니다. 중심부에 모인 일반 물질은 충돌과 냉각, 수축을 거쳐 밀도가 높은 가스 구름을 형성합니다. 가스 구름이 중력에 의해 수축하면 고온고압의 원시별(protostar)이 생겨납니다. 원시별의 중심 온도가 상승해 핵융합 반응이 시작되면, 비로소 엄청난 에너지를 방출하는 별이 태어납니다. 우리가 관측하는 은하는 암흑물질 헤일로 중심부에 모인 가스 구름과 그 안에서 태어난 별의 집단입니다. 암흑물질 헤일로가 주변의 다른 헤일로와 병합할 때는 그 중심부에 있는 은하끼리도 합쳐집니다. 격렬한 은하 병합 과정에서 중심부에 있던 별의 일부가 외곽으로 흩어지는데요, 은하 외곽에 흩어진 이 별들이 이루는 구조가 항성 헤일로입니다. 이런 은하 간 병합은 은하 형성 초기에 더욱 활발했습니다. 그래서 항성 헤일로는 은하 중심부와 비교해 나이가 많은 별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별이 밀집한 은하 중심부보다 밀도가 낮고 어두워 관측도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항성 헤일로를 통해 우리는 은하 형성 초기의 물리적 조건과 환경을 추측할 수 있습니다. 다양한 관측 및 시뮬레이션 연구가 끊임없이 이루어지고 있는 이유입니다. 암흑물질 헤일로가 은하 탄생의 보금자리라면, 항성 헤일로는 은하의 역사를 담고 있는 보물 상자인 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