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가에서는 하루에 두 번씩 밀물과 썰물이 생깁니다. 이를 조석 현상이라고 합니다. 조석 현상이 달과 관련 있다는 사실은 대부분 알고 있습니다. 특히 어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이러한 조수 간만의 정도와 시기를 정확히 알고 있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 달의 운행에 바탕을 둔 음력을 사용합니다. 조석 현상을 일으키는 힘을 조석력이라 부르는데, 물리적으로 좀 더 정확한 표현은 차등중력입니다. 중력은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하므로 달에서 가까운 지점은 그 반대쪽 지점보다 달의 중력을 강하게 받습니다. 지구는 전체적으로 고체 덩어리이므로 양쪽 지점이 서로 다른 힘으로 달에게 끌려가도 크게 변형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유동성이 큰 바닷물은 그 영향을 받습니다. 즉 달을 향한 쪽과 그 반대쪽의 바닷물이 살짝 부풀어 오릅니다. 부풀어 오른 곳에는 밀물 현상이 나타납니다. 반대로 물이 빠진 곳에서는 썰물이 되지요. 조수간만의 차이는 음력 날짜에 따라 달라집니다. 음력으로 매달 그믐이나 보름 때 조수간만의 차이가 가장 크며, 이를 사리라 부릅니다. 반대로 반달인 음력 8일과 23일 부근에는 차이가 가장 적으며, 이를 조금이라 부릅니다. 사리와 조금이 나타나는 이유는 태양 역시 차등중력에 기여하기 때문입니다. 보름이나 그믐에는 이 세 천체가 일직선을 이룹니다. 따라서 지구가 받는 달과 태양의 조석력 방향이 같습니다. 반면 반달일 경우에는 달의 방향과 태양의 방향이 수직을 이루지요. 차등 중력의 크기는 질량에 비례하고 거리의 세제곱에 반비례합니다. 태양이 가하는 조석력은 달의 절반에 조금 못 미칩니다. 조석 현상에는 달의 역할이 크고, 태양은 보조 역할만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하루 중 밀물과 썰물이 오는 시기는 달의 위치에 의해 주로 결정되고, 사리와 조금처럼 조석간만의 차이는 태양-지구-달의 상대 위치에 따라 정해집니다. 지구는 달보다 훨씬 무거우므로 달이 지구 때문에 겪는 차등중력은 더 강합니다. 그러나 달에는 바닷물과 같은 유체가 없어 조석 현상을 볼 수 없습니다. 다만 달의 응집력보다 차등중력이 더 커지면 달 자체가 부서질 수 있습니다. 차등중력은 지구의 질량과 달까지의 거리에 의해 정해지는데, 달이 깨질 수 있는 최대 거리를 로슈 한계(Rosche limit)라 부릅니다. 태양계의 토성에는 아름다운 고리가 있습니다. 이 고리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작은 암석덩어리의 모임입니다. 고리의 기원을 정확히 알기는 어렵지만, 토성 중심에서 고리 바깥쪽까지의 거리는 로슈 한계보다 작습니다. 즉, 로슈 한계 안쪽으로 들어온 천체가 부서지고, 그 잔해가 행성 주변을 돌고 있는 것이 현재 우리가 보고 있는 고리라고 추측할 수 있지요. 토성에는 146개의 위성이 있는데, 이들은 모두 로슈 한계 바깥에 있습니다. 로슈 한계 안으로 들어온 질량이 작은 천체가 깨지는 현상을 조석 파괴라고 부릅니다. 조석 파괴는 별에게도 일어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외부 은하의 중심부에서 조석 파괴에 의한 것으로 보이는 밝기 변화를 다수 관측했습니다. 은하 중심부에는 대개 태양 질량의 수십만 배에서 수십억 배 되는 초대질량블랙홀이 있고, 항성 밀도가 매우 높아 종종 별이 블랙홀 가까이 접근합니다. 별이 로슈 한계 안쪽으로 들어오면 그 별은 파괴되고, 잔해가 블랙홀로 빨려 들어가면서 강한 빛을 내는 겁니다. 블랙홀에 의해 별이 파괴되는 조건은 블랙홀의 질량과 접근하는 별의 밀도에 따라 정해집니다. 초대질량블랙홀이 태양보다 1000만 배 이상 무거우면 일반적인 주계열 별은 파괴되지 않은 상태로 블랙홀에 빨려 들어갑니다. 반면 거성이나 초거성과 같이 크기가 매우 큰 별, 즉 밀도가 작은 별은 아주 무거운 질량의 블랙홀에 의해서도 파괴될 수 있습니다. 다만 대부분의 별은 크기가 작은 주계열별이기 때문에 거성이나 초거성의 파괴는 매우 드물게 나타납니다. 최근에는 중력파 관측을 통해 밀집 쌍성계가 우주에 많다는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이들은 크게 블랙홀-블랙홀, 블랙홀-중성자별, 중성자별-중성자별 등 세가지 조합 중 하나입니다. 중력파는 궤도 운동을 하는 천체의 에너지를 빼앗아 서로 가까워지게 만듭니다. 블랙홀-중성자별 쌍성의 경우 충돌하기 직전에 중성자별이 블랙홀의 조석력에 의해 파괴될 수 있습니다. 이 때 나온 물질은 블랙홀로 빨려들어가면서 폭발하기도 합니다. 이런 폭발을 킬로노바(kilonova)라고 합니다. 일반적인 신성보다 훨씬 밝다고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었습니다. 중력파와 빛을 동시에 관측하는 다중신호 천문학의 주요 대상이지요. 밀물과 썰물을 일으키는 힘 정도로 알고 있던 조석력은 이렇게 장대한 우주의 이벤트를 일으키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