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사람의 엔진을 직접 들어내 고치지!” 심장 수술에 자부심이 강한, 어느 흉부외과 의사의 말씀이 인상적입니다. 생체 기관을 기계 장치에 비유했지만, 심장이 생명 유지에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의미지요. 심장은 규칙적으로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며 대동맥으로 혈액을 뿜어냅니다. 이는 규칙적으로 강력한 힘을 생성하는 자동차의 엔진과 유사합니다. 엔진의 규칙적인 피스톤 운동은 복잡한 동력전달장치를 거쳐 바퀴축의 회전운동으로 바뀌고, 결국 자동차를 움직이지요. 그런데 심장은 혈액의 순환이 목적입니다. 그렇다면 심장은 엔진이기보다, 급유장치와 더 비슷한 것일까요? 갑작스럽게 전력을 다해 뛰거나 계단을 오를 때, 심장은 터질 듯이 빠르게 뜁니다. 이는 마치 엔진의 RPM이 높아지는 것과 비슷합니다. 직접 운동하는 것은 다리 근육이지만, 심장의 혈액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면 숨을 헐떡이다 주저 앉게 됩니다. 왜 주저앉을까요? 호흡량이 부족하거나 다리 근육에 혈액 공급이 충분하지 않아서 그럴까요? 중요한 것은 심장입니다. 스스로 움직이는 이 근육덩어리 장기가 수축 강도와 빈도를 높이려면, 더 많은 혈액이 신속히 공급돼야 합니다. 즉 관상동맥 혈류(coronary blood flow)가 심장이 더 강하게 수축하는 데 필요한 산소와 에너지를 충분히 공급하지 못하면 숨이 차게 되죠. 폐의 호흡량 부족이 아닙니다. 관상동맥(coronary artery)은 심장의 혈액이 뿜어 나오는 대동맥 초입에서 시작합니다. 아래쪽 심장으로 가지를 뻗어 내려오는 모습이 마치 왕관을 거꾸로 놓은 것 같아 붙여진 이름이죠. 왕관을 뜻하는 라틴어 ‘$\textit{corona}$’에서 유래했습니다. 심장이 뿜어내는 혈액은 가장 먼저 관상동맥을 통해 심장 근육 스스로에게 공급됩니다. 훈련을 거듭하는 운동선수의 심장은 일반인보다 더 커집니다. 또한 동맥 이완을 통한 확대로 인해, 관상동맥의 혈류 역시 증가합니다. 이외에도 운동은 골격근, 피부, 심지어 뇌로 가는 혈관의 확장 반응도 강화시킵니다. 이는 혈류 개선을 광고하는 그 어떤 건강 보조제보다 효과적이고 자연스러운 방법이죠. 휴식 상태 어른의 평균 심박수는 분당 70회 정도입니다. 하루 동안 무려 100,000번이죠. 평균 심박수는 개인차가 큽니다. 운동선수들은 한번 박출하는 혈액량이 많기에, 심박수는 분당 40회까지 낮아질 수 있습니다. 아기의 심박수는 130에서 150 정도로 어른보다 빠릅니다. 심박수는 동물의 종 사이에서도, 몸의 크기에 반비례하는 경향을 보이죠. 생쥐의 심박수는 분당 400회나 되지만 코끼리는 25회, 대왕고래는 분당 4~5회뿐입니다. 심장은 스스로 규칙적인 리듬으로 움직입니다. 살아있는 동물의 심장을 꺼내도 계속 고동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죠. 전통 의학이나 고대 철학에서 영혼이 심장에 있다고 생각한 것은 이처럼 신기한 활동 능력 때문입니다. 하지만 심장 박동은 신비로운 영적 기운에 의한 것이 아닙니다. 페이스메이커라는 특별한 심장세포의 이온채널 단백질 분자 특성에 의한 것이죠. 자동차의 가속 페달을 밟으면 엔진의 분당 회전수가 급증하듯, 우리 몸도 운동이나 흥분 시 유사한 반응을 보입니다. 교감신경의 활성화는 심장 페이스메이커의 이온 채널 활성도를 조절해 박동 빈도를 높입니다. 반대로, 뇌동맥이나 대동맥의 혈류가 필요 이상 높아지면, 이를 감지하는 신경 신호가 부교감신경 반사를 일으켜 박동 빈도를 낮춥니다. 이런 양방향 조절은 실시간으로 계속 일어나죠. 누운 자세에서 갑자기 일어나면 잠시 머리가 핑 도는 느낌을 받습니다. 누워 있을 때는 심장과 뇌의 높이가 비슷해 심장의 1회 박출량과 박동빈도가 낮게 유지됩니다. 심장에 대한 부교감신경 효과가 우월한 상태이죠. 갑자기 일어나면 뇌가 심장보다 높아져, 순간적으로 뇌혈류량이 부족해집니다. 하지만 곧 부교감신경 신호가 낮아지고 교감신경 신호가 강화돼 심박출량이 증가하며, 정상 상태로 돌아오죠. 가속과 정지 페달을 비교해 보면, 신체의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이 어떻게 심장박동을 조절하는지 이해할 수 있습니다. 자, 그럼 다시 생각해봅시다. 심장은 우리 몸의 엔진일까요? 심장은 직접 바퀴를 작동시키는 엔진처럼 인체를 운동시키는 힘 자체를 만들지는 않지요. 하지만 모든 기관, 심지어 심장 자체 작동을 위한 혈액 흐름의 힘을 만들며 핵심 역할을 합니다. 그래서 엔진이기도 하고 나아가 발전소라 할 수도 있겠네요. 자동차 엔진과 인체의 심장은 모두 관리 방법에 따라 성능이 변화합니다. 엔진은 정기 점검을 통해, 심장과 관상동맥은 적절한 운동을 통해, 효율성을 유지하고 수명을 연장할 수 있죠. 하지만 심장은 엔진과 달리, 적절한 자극에 반응해 가속 및 감속에 대한 대응 능력까지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심장은 엔진보다 더 정교하고 놀라운 기관임이 확실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