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금속을 떠올려 보세요. 금속은 대부분 겉모습이 비슷합니다. 철, 은, 알루미늄, 크로뮴처럼 은빛이나 회색빛인 경우가 일반적이죠. 은빛이나 회색빛이 아닌 금속엔 대표적으로 금이 있습니다 노란빛을 띠지만 노란색과는 구분되는 독특한 색이기 때문에 ‘금색’이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금은 대표적인 귀금속이자 가치가 떨어지지 않는 자산이라 모두가 좋아합니다. 고대 사람들은 금으로 귀중한 유물과 장신구를 만들었습니다. 중세 연금술사들은 금속으로 금을 만들기 위해 수많은 실험을 했습니다. 대항해 시대에는 수많은 정복자들이 황금의 땅 엘도라도를 찾는 것에 혈안이 됐습니다 신대륙을 발견한 콜롬버스 또한 황금을 찾기 위해 항해를 떠났죠. 이렇게 먼 옛날부터 인류가 금에 매료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다른 금속처럼 은빛이나 회색빛이 아닌 ‘금빛’이라는 점이 금을 더 귀하게 만드는 걸까요? 금의 가장 큰 특징은 ‘금색’이라 따로 칭할 정도로 선명하게 빛나는 깊이 있는 노란색입니다. 화산 지대에서 흔히 발견되는 원소인 황, 개나리와 민들레, 레몬과 바나나 등 노란색은 다양합니다. 하지만 그 무엇도 금색이라 불리진 않습니다. 오히려 고개를 들면 쉽게 금색을 볼 수 있습니다. 바로 태양입니다. 낮엔 눈이 부셔 색을 분간하기 어렵지만 해가 지는 순간 온 하늘이 금빛으로 물듭니다. 옛날부터 태양은 인간에게 가장 중요했습니다. 실내 조명과 난방 장치가 없고 농사가 주된 산업이었던 먼 과거일수록 태양은 더 중요했죠. 여러 문명과 종교에서 가장 높은 숭배 대상이 태양의 신이었던 이유도 동일합니다. 인간은 땅속에서 태양과 쏙 닮은 금속을 발견했습니다. 바로 금빛으로 빛나는 금입니다. 금은 녹슬지 않습니다. 인류 문명을 함께했던 청동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겉이 푸른 녹으로 뒤덮입니다. 다음 시대를 연 철 또한 붉게 바스러지는 녹이 돼 사라집니다. 다른 귀금속인 은이나 구리도 공기 속 산소와 만나 녹슬고 변합니다. 주기율표에서 금과 한가족처럼 모여 있는데도 말입니다. 하지만 금은 영원합니다. 태양을 닮았고 영원하다는 사실은 금을 무엇보다 위대한 신의 금속으로 만들었습니다. 금의 색에 대해 다시 한번 고민해 볼 때입니다. 짧은 시간 지구에 머물다 사라지는 인공 원소를 포함한 118개 원소들이 알려졌습니다. 몇몇 인공 원소들에 대해서는 완전히 확인되진 않았지만 약간의 예측을 가미해 이야기하자면 이들 중 금속은 무려 95가지입니다. 앞서 말했듯, 금속은 대부분 은빛이나 회색빛입니다. 금을 제외한 독특한 색의 금속엔 주황빛 구리와 노란빛 세슘이 있습니다. 세슘은 금보다는 연하지만 확연히 구분되는 노란 광택을 갖습니다. 왜 이런 금속들은 다른 금속과 달리 독특한 색일까요? 대부분의 금속은 인간이 색상으로 인식할 수 있는 가시광선 파장의 빛을 흡수하지 못합니다. 이들을 그대로 반사하기 때문에 백색 계열의 광채로 인식됩니다. 서로 다른 색의 물감을 섞으면 완전히 다른 색이 만들어지는 것처럼 빛 또한 색의 혼합으로 변화합니다. 백색 태양빛을 프리즘을 이용해 분리하면 빨강, 주황, 노랑, 초록, 파랑, 남색, 보라색의 무지개색으로 나뉩니다. 반대로 나뉜 빛을 하나로 합치면 다시 백색 빛이 만들어집니다. 금은 파란 계열의 빛은 흡수하고, 노란 계열의 빛은 반사합니다. 빛의 흡수와 반사는 보통 서로 반대되는 색인 보색끼리 이루어집니다. 우리의 눈은 반사돼 나오는 빛의 색을 인식하죠. 금이나 세슘 같은 노란빛 금속들은 푸른빛을 흡수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금처럼 파란빛을 흡수하는 물체는 보색인 노란빛으로, 노란빛을 흡수하는 물체는 파란빛으로 보이는 것입니다. 빛의 흡수는 원자들의 에너지 흡수를 의미합니다. 어떤 색의 빛을 흡수할 수 있는지는 원자를 구성하는 전자의 에너지 높낮이와 연관됩니다. 금이 특별한 이유는 최외각 전자의 개수와 배치, 그리고 79번이라는 높은 원자번호와 관련이 있습니다. 금의 최외각 전자들이 약 58% 광속으로 매우 빠르게 움직인다는 양자역학적인 사실 때문이죠. 고에너지의 자외선을 필요로 하는 은과 달리, 빠르게 움직이는 금의 최외각 전자는 파란빛의 가시광선을 흡수하는 것만으로도 같은 효과를 보입니다. 우리는 그 과정에서 특유의 금빛 광채를 볼 수 있습니다. 이제 왜 우리가 이토록 금을 귀중하게 생각하는지 이해하셨나요? 처음에는 단순히 숭배 대상인 태양과 닮은 노란빛 금속이라는 이유로 귀하게 여겼습니다. 이와 더불어 세월이 지나도 녹슬지 않는 영원성은 금을 더 특별하게 만들었습니다. 현대에 와서 금은 전자기기의 회로 등 전자 제품에도 활용됩니다. 얇게, 길게, 또 넓게 늘어나는 유연성과 뛰어난 전도성 때문이죠. 물론 금에 대한 지식은 계속해서 뻗어 나가고 있습니다. 아주 작은 나노 크기로 만들어진 금은 붉은색으로 변한다는 사실도 발견됐죠. 우리가 앞으로 만나게 될 금의 새로운 비밀과 다른 금속 원소들의 숨겨진 이야기는 무엇이 있을지 궁금하지 않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