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2월, 미국과 한국 등 15개국 1천여 명의 과학자로 구성된 라이고(LIGO) 연구단은 최초로 중력파 검출 성공을 발표했습니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 1879~1955)이 주장한 중력파의 존재가 실제로 확인되는 역사적인 순간이었죠. 블랙홀 쌍성의 충돌 과정을 포착함으로써 중력파 존재를 증명해 냈습니다. 그리고 2017년 8월 17일 약 1억 3천만 광년 떨어진 거리로부터 두 개의 중성자별 충돌로 방출된 중력파를 확인했습니다. 이 관측을 밝혀내기 위해 전 세계 3,500여 명의 천문학자들이 합동 작전을 펼쳤습니다. 중성자별의 충돌은 블랙홀 쌍성 사건보다 작은 질량을 가진 천체들의 사건입니다. 블랙홀은 태양 질량의 수십 배에 해당하지만, 중성자별은 고작 태양 질량의 2배가량이기 때문입니다. 중력파의 세기는 물체의 질량에 비례하고 거리에 반비례합니다. 이 때문에 라이고와 같은 중력파 관측소가 신호를 포착하려면 질량이 크거나, 거리가 가까워야 합니다. 하지만 중성자별의 경우 질량이 10여 배 이상 작기 때문에 비슷한 세기의 신호를 포착하기 위해서는 가까운 곳에서 일어나는 사건이어야 합니다. 거리가 가까워지면 거리에 따른 천구상의 부피가 줄어들어 그 안에서 사건이 일어날 확률 역시 줄어들게 됩니다. 따라서 중성자별 충돌 같은 사건이 가까운 거리에서 일어날 확률은 낮습니다. 그런 이유로 100여 개의 중력파원 중에 고작 2건의 사건이 중성자별 충돌에서 발생한 중력파로 확인된 것입니다. 2017년 8월 17일 라이고-비르고(LIGO-Virgo)는 중력파원 GW170817을 포착했습니다. 초기 분석에서 중성자별의 충돌일 것이라 예측했습니다. 그리고 불과 1.7초 후 페르미/인테그랄(Fermi/Integral) 감마선 우주망원경에서 관측된 감마선 폭발체의 데이터신호 GRB170817A와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추측이 이어졌습니다. 이 정보를 감마선 좌표 네트워크(GCN, Gamma-ray Coordinates Network)에 공유한 이후, 전 세계 천문학자들은 합동 관측을 시작했습니다. 두 정보를 이용해 은하 카탈로그(galaxy catalog)에서 파원의 위치를 판별했고, 중력파의 파원이 NGC 4993이라는 타원은하 근처에 있을 것이라는 분석 결과를 공유했습니다. 이 정보로 전 세계의 광학, 전파, 적외선, 자외선, X-선 천문대는 후속 관측을 시작했습니다. 우주의 가장 기본 입자인 중성미자를 제외한 모든 전자기파 파장 대역의 전자기파 후속 신호를 26일 동안 관측했습니다. 이 결과는 전 세계 70여 개 기관의 천문 연구진과 약 3,500여 명의 저자가 참여한 논문으로 발표됐습니다. 중력파 GW170817은 감마선 GRB170817A와 이후 전자기파 후속 관측에서 발견된 킬로노바(kilonova)와 함께 NGC 4993 근처에서 발생한 '중성자별 충돌'이라는 동일한 원인의 결과로 밝혀졌습니다. 이 과정에서 우주에 흩뿌려진 중성자들이 빠른 중성자 포획 과정을 통해 무거운 원소들을 생성하게 된 정황도 포착됐습니다. 계산에 의하면 대략 지구 질량의 200배 이상의 금과 500배 이상의 백금이 생성돼 우주에 뿌려졌을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이로써 철보다 무거운 금, 백금, 플루토늄, 란타넘 등 중원소의 생성 원리는 다량의 중성자를 포함한 중성자별의 충돌병합 과정 때문이란 사실이 밝혀진 것입니다. 이 발견에서 보듯이 중력파 관측은 기존의 전자기파 관측과 함께 강력한 도구로 입증됐습니다. 전자기파 관측만으로는 감마선 폭발과 킬로노바 현상이 개별적 현상으로 관찰됐습니다. 중력파 관측이 서로를 이어주는 매개가 된 것입니다. 실제 감마선 폭발과 킬로노바 현상은 11시간이라는 시간 차이가 있었습니다. 발생 위치에 대한 추정이 없었다면 이 두 현상이 동일한 원인으로 발생했다는 사실을 확증하기는 어려웠을 것입니다. 사전에 중력파의 관측과 감마선 폭발원의 관측을 통해 위치를 특정하고, 이 영역에 대한 관측 탐사를 준비하고 있었죠. 이 때문에 국제적인 협동 관측이 가능했습니다. 이처럼 중력파는 다중신호 천문학의 미래를 열고 있습니다. 2016년 중력파 관측 이후 라이고-비르고-카그라(LIGO-Virgo-KAGRA) 중력파 협력단은 약 100여 개의 중력파원을 관측했습니다. 중력파의 관측은 이전의 전자기파 관측만을 통해서 알 수 없었던 새로운 사실들을 밝혀내는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전자기파와의 합동관측으로 중성자별의 내부구조에 대한 진실을 밝혀낼 수도 있습니다. 또한 허블 상수를 측정하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할 수도 있습니다. 앞으로 감도가 향상된 지상 기반의 중력파 검출기나, 우주 기반의 중력파 망원경들은 우주의 진화와 물질의 기원에 대한 새로운 발견도 이끌어 낼 것입니다. 이를 위해 오늘도 많은 천문학자들이 광활한 우주의 움직임에 주목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