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1년, 네덜란드 물리학자 헤이커 카메를링 오너스(Heike Kamerlingh Onnes, 1853~1926)의 연구실에서 재미있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금속 수은(Hg)의 전기 저항이 절대 영도(영하 273 ℃) 부근에서 완전히 사라지는 현상을 최초로 관측한 것이죠. 이처럼 전기 저항이 0이 되는 현상을 ‘초전도’ 현상이라고 합니다. 초전도체는 자기장을 밀어내는 특성이 있습니다. 또한 초전도체는 자석 위에 얹어 놓으면 ‘공중 부양’을 합니다. 자석과 초전도체 사이에 밀어내는 힘이 작용하기 때문이죠. 초전도체는 왜 이런 특성을 갖고 있을까요? 어떤 물질이 초전도체가 되면 전기 저항이 0으로 떨어집니다. 보통 금속선은 전지를 연결해 강제로 전자를 움직이게 만들어야 전류가 흐릅니다. 하지만 초전도체는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매끄러운 얼음판 위에서 힘을 주지 않아도 저절로 미끄러지는 스케이트처럼 말입니다. 초전도체의 특징은 이것뿐만이 아닙니다. 1933년, 독일 물리학자 발터 마이스너(Walther Meissner, 1882~1974)는 초전도체 주변에 형성되는 자기장 세기를 세밀하게 측정하는 실험을 했습니다. 그 결과, 초전도체 내부에는 자기장이 없다는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자기장은 원래 금속을 잘 통과하는데, 금속이 초전도체가 되면 자기장이 밀려난다고 결론 내렸죠. 이것을 마이스너 효과(Meissner effect)라 합니다. 물리학자들은 이 현상을 이해하려 노력했습니다. 1957년, 존 바딘(John Bardeen, 1908~1991), 리언 쿠퍼(Leon N Cooper, 1930~2024), 존 로버트 슈리퍼(John Robert Schrieffer, 1931~2019)의 이름을 딴 BCS 이론이 나오면서 초전도의 원리가 밝혀집니다. 그 핵심에는 쿠퍼 쌍(Cooper pair)이 있습니다. 보통 금속 내부의 전자는 혼자 움직이는데, 초전도체 내부의 전자는 두 개가 모여 쿠퍼 쌍을 만들어 움직입니다. 이때 일어나는 두 가지 신기한 현상이 있습니다. 자기장을 밀어내는 것과 전기 저항이 0이 되는 것입니다. 자기장은 전자기파의 일종입니다. 현대 물리학에서는 전자기파를 ‘광자’라는 입자로 취급합니다. 쿠퍼 쌍은 이 광자를 무겁게 만듭니다. 본래 광자는 질량이 없는 아주 가벼운 입자였습니다. 쿠퍼 쌍 때문에 무거워진 광자는 예전처럼 금속 내부로 침투하지 못한다는 것이 BCS 이론입니다. 쿠퍼 쌍과 광자가 만나서 광자가 무거워지는 원리를 힉스 메커니즘(Higgs mechanism)이라고도 부릅니다. 피터 힉스(Peter Higgs, 1929~2024)는 자연에 존재하는 기본 입자가 왜 질량을 가질까 고민하던 입자 물리학자입니다. 초전도체에서 벌어지는 현상을 보고 영감을 얻어 힉스 작용 이론을 만들었죠. 힉스는 이 이론을 제안한 공로로 2013년에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습니다. 금속에서 나타나는 현상이 기본 입자에서도 나타나고, 그 덕분에 입자가 질량을 얻는다는 아름다운 과학 이론입니다. 흥미로운 물리 현상은 다양한 방식으로 이해할 수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초전도체가 자기장을 밀어내는 현상도 다른 방식으로 이해할 수 있죠. 초전도체에 자기장을 걸면 그 반작용으로 자체 전류를 만듭니다. 이때, 전류는 고리 모양을 따라 유도됩니다. 전자기학의 원리에 따르면 고리 모양을 따라 흐르는 전류는 자기장을 만들어냅니다. 외부에서 침투하려는 자기장에 대응하는 자체 자기장을 만들어내는 셈이죠. 이 두 자기장은 정확히 서로 반대 방향으로 만들어지고, 합하면 0이 됩니다. 자기장이 사라지는 셈이죠. 자기장을 만들어내는 물질을 자석이라 부릅니다. 초전도체는 원래 자석이 아니지만 외부에서 자기장을 걸면 그에 대한 반작용으로 자석이 됩니다. 두 개의 자석을 가까이 가져가면 서로 밀치거나 당깁니다. 같은 극끼리는 밀치죠. 초전도와 자석의 관계도 마찬가집니다. 다만, 초전도체의 극성은 항상 자석의 극성과 같습니다. 같은 극이니까 서로 밀치고, 그 덕분에 초전도체는 공중 부양을 합니다. 이제 왜 초전도체가 허공에 둥둥 떠다니는지 이해하셨나요? 초전도체는 ‘공중 부양을 하는 신기한 물질’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초전도체는 MRI(자기공명영상) 같은 의료 장치부터 양자 컴퓨터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 큐비트(qubit)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상온 초전도체는 자기 부상 열차 등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하는 운송수단을 개발하는 데도 활용할 수 있죠.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있는 ‘꿈의 물질’ 초전도체로 인류의 꿈을 실현할 날이 다가오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