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이저리그에서는 매해 엄청난 기록이 쏟아집니다. 숫자와 데이터는 야구를 보는 또 하나의 즐거움이죠. 미국 메이저리그의 가장 빠른 홈런 타구는 어느 정도일까요? 무려 시속 190 $\text{㎞/h}$가 넘는 속력이라고 하네요. 이처럼 빠른 타구의 속력을 측정할 때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것은 스피드 건입니다. 도로에서 과속을 측정하는 단속 카메라와 같은 것이죠. 스피드 건은 움직이는 물체에 레이저나 초음파를 쏘아 물체에 부딪혀 되돌아오는 진동수 변화를 감지해 물체의 이동 속력을 알아냅니다. 도플러 효과는 진동수 변화에서 속력을 알아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죠. 도플러 효과는 파동을 발생시키는 파원과 관찰자 사이의 거리가 변화할 때 파동의 진동수가 변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파원이 관찰자에게 다가오거나 관찰자가 파원에 다가가는 경우에는 파동이 압축돼 진동수가 높아집니다. 반대로 파원이 관찰자로부터 멀어지거나 관찰자가 파원에서 멀어지는 경우에는 파동이 늘어져 진동수가 낮아집니다. 도플러 효과는 1842년 오스트리아 과학자 크리스티안 도플러(Christian Doppler, 1803~1853)가 제시했습니다. 음원이 관찰자에게 가까이 오거나 멀어질 때 관찰자가 듣는 소리의 높낮이가 변한다는 가설을 발표했습니다. 1845년 네덜란드 과학자 바위스 발롯(Buys Ballot, 1817~1890)은 도플러의 가설을 검증했습니다. 트럼펫이 연주되고 있는 무개차가 무개차 밖에 서 있는 지휘자를 향해 다가갈 때와 멀어질 때의 음의 높낮이를 측정하여 검증했습니다. 도플러 효과를 파원과 관찰자가 모두 움직이는 경우를 고려하면, 다음과 같은 식으로 나타낼 수 있습니다. 이때 식의 부호는 서로 가까워지면 분자는 +, 분모는 -로 표시합니다. 서로 멀어지면 분자는 -, 분모는 +로 표시합니다. $f'=\frac{v \pm v_0}{v \mp v_s}f$ (v:파동의 속력, $v_0$:관찰자의 이동속력,$v_s$:파원의 이동속력) 메이저리그에서는 2015년부터 음파의 도플러 효과를 활용하는 ‘트랙맨’이라는 레이더 시스템을 사용했습니다. 2020년부터는 ‘호크아이’라는 카메라를 이용한 영상 분석 시스템으로 타구의 발사각, 회전 수 등 다양한 움직임을 분석하고 있습니다. 도플러 효과는 소리, 빛, 전자파와 같은 다양한 파동에서 나타납니다. 스피드 건 외에도 일상생활에서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죠. 병원에서는 수술없이 인체 내부를 정밀하게 들여다보는 도플러 초음파 검사 기기가 있습니다. 이 검사기기는 고정된 장기와 흐르는 혈액 등을 구분하기 위해 인체에 초음파를 보내고 반사된 신호의 진동수 변화를 분석합니다. 이를 통해 심장과 혈관, 태아의 상태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같은 방식으로 도플러 유량계는 수도관, 기름관에 흐르는 유체의 부유물이나 기포에 초음파를 보냅니다. 반사된 진동수 변화를 감지해 유체의 속력을 측정합니다. 공항에서는 축구공처럼 생긴 도플러 레이더를 사용합니다. 이 장치 속에 들어 있는 안테나는 360º 회전하면서 공항 주변의 대기 상태를 파악합니다. 활주로 주변의 급격한 기류 변화를 감지할 수 있습니다. 기상청에서도 도플러 레이더를 활용합니다. 폭풍 속 빗방울, 눈 결정, 우박 등으로부터 반사된 라디오파의 진동수 변화를 측정해 바람의 속력과 방향을 예측합니다. 도플러 효과는 천문학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천체가 관찰자에게 다가오면 파장이 짧아져 천체가 내는 빛의 스펙트럼이 전체적으로 푸른색 쪽으로 이동합니다. 반대로 멀어질 때는 파장이 길어져 스펙트럼이 붉은색 쪽으로 이동합니다. 에드윈 허블(Edwin Powell Hubble, 1889~1953)은 천체를 관측해 대부분의 은하에서 나오는 빛의 스펙트럼이 붉은색 쪽으로 이동한다는 것을 알아냈죠. 또, 멀리 있는 은하일수록 더 많이 이동하다는 것을 알아내 우주가 팽창하고 있다는 이론을 발표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미셸 마요르(Michel Mayor, 1942~)와 디디에 쿠엘로(Didier Queloz, 1966~)는 도플러 효과를 이용해 행성 ’페가수스자리 51b(51Peg b)’를 관측했죠. 그 공로로 2019년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했습니다. 여러분은 네비게이션 시스템에 사용되는 GPS(Global Positioning System)에도 도플러 효과가 사용된다는 것을 알고 있나요? 위성 기반의 글로벌 위치 결정 시스템(GPS) 수신기는 지구 궤도에 있는 위성으로부터 신호를 받아 사용자의 위치를 결정합니다. 이때 도플러 효과를 이용해 위성과 사용자 사이의 상대적인 속도를 추정합니다. 차량, 항공기, 선박 등에 사용되는 GPS 수신기는 이러한 진동수 변화를 측정해 이동 방향과 속력 파악에 유용하게 사용됩니다. 이처럼 다양한 곳에 활용되는 도플러 효과를 직접 체험해보고 싶다면, 한적한 도로 옆에 서서 경찰차나 응급차의 사이렌 소리가 다가올 때와 멀어질 때의 높낮이 변화를 귀 기울여 보세요. 도플러 효과를 쉽게 이해하고 경험해볼 수 있습니다.